“사과한다” 장위안은 진화 나섰는데…그의 SNS에는 “한국인들은 역사 공부해야” 댓글

김동환 2024. 5. 30.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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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출신 방송 장위안, 지난 29일 SNS에 “여러분의 기분 해쳐” 사과 포함 입장문 게재
중국 출신 방송인 장위안이 최근 자신의 ‘더우인(중국판 틱톡)’ 계정에 올린 영상에서 ‘방금 한국에 도착했다’고 말하고 있다. 더우인 영상 캡처
 
최근 ‘한국이 중국 문화를 훔쳤는지 알고 싶다’ 등 틱톡 방송 발언으로 논란에 휘말린 중국 출신 방송인 장위안의 입장문이 오히려 양국 누리꾼들 논쟁에 기름을 붓는 형국이다.

걸그룹 아이브(IVE) 뮤직비디오 영상 관련 문제가 중국 현지에서 제기됐고, 정확한 이해가 필요하다는 취지에서 한국행을 예고했는데 앞뒤 다 자른 일부 발언만 확대 재생산됐다고 장위안은 주장한다.

이러한 장위안의 입장이 올라온 그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는 ‘미국의 개가 되고 싶어 하는 사람들에 대해서는 할 말이 없다고 생각한다’던 중국인으로 보이는 누리꾼들의 다소 격한 댓글까지 달린다.

앞서 장위안은 지난 29일 자신의 SNS에 올린 입장문에서 “여러분도 잘 아시다시피 저는 한국에서 진실을 말하는 용기 있는 사람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며 “‘비정상회담’에서는 논란이 많은 주제가 다뤄졌지만 완전한 편집본 제공으로 오해가 풀리게 됐고, 서로의 공감과 다름을 존중하고 협의하는 분위기가 조성됐다”고 말했다.

이어 “해당 사건은 제 의도를 벗어난 것이고 제 본래의 의도가 아니었다”며 “여러분의 기분을 해치고 시간을 낭비했다는 점을 사과드린다”고 덧붙였다.

중국 출신 방송인 장위안이 지난 29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에 올린 입장문의 일부. 장위안 인스타그램 계정 캡처
 
종합편성채널 JTBC 예능프로그램 ‘비정상회담’으로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장위안을 둘러싼 논란은 그가 틱톡 라이브 방송에서 한국행을 예고하면서 시작됐다.

콘텐츠 제작 방안을 얘기하던 중 “(한국이 중국의) 문화를 훔치는 것에 대해 나도 한국이 우리 걸 훔쳤는지 알고 싶다”며 길거리 인터뷰를 예고한 대목에서다. 한자나 공자, 중국 절기에 관련된 것들을 놓고 ‘이게 한국의 거라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던지겠다고도 했다.

자신은 한국을 싫어하지 않는다며 애정을 드러낸 장위안은 중립적인 입장에서 진정한 한국을 보여주겠다며, “요즘 중국의 많은 틱톡커들이 조회수 때문에 (콘텐츠를) 조작하는데 제 생각에 이런 것들은 편향적”이라고 비판했다.

계속해서 “한국에서 중국 전통 복장을 하고 싶다”며 “명나라, 송나라 때의 황제 옷 같은 것을 입고 한국의 궁 같은 데 가서 한 번 돌아보는 거다”라고 말한 장위안은 중국 남자 ‘복식’의 아름다움을 한국에서 선보이고 싶다고 덧붙였다.

장위안의 틱톡 방송 발언은 아이브 신곡 ‘아센디오(Accendio)’ 뮤직비디오 일부 장면과 연관되어 있다. 영상 후반부의 전투기 등 장식 배경이 ‘만인갱(萬人坑)’ 유적지 기념관의 ‘유골 대형 부조’와 유사하다는 지적이 중국 현지에서 나왔다면서다.

일제의 중국인 학살지인 ‘만인갱’을 떠올리게 한다는 주장에 뮤직비디오를 연출한 유광굉 감독은 ‘어렸을 때 문방구에서 봤던 갖고 싶었던 것들, 누구나 갖고 있는 머릿속 잔재와 이미지들의 재현’이라는 입장으로 알려져 있다.

장위안이 입장문에서 언급한 “2008년 5월12일 사천성에서 대지진이 발생했다”며 문제 삼은 뮤직비디오 영상 공개 일자도 실은 티저 공개일일 뿐, 정식 뮤직비디오가 공개된 15일과는 차이가 난다. 그는 “아이브의 홍콩 추가 공연 일자 7월7일은 1937년 7월7일에 발생한 중국 침략 전쟁의 서막인 7.7 사변을 연상하게 한다”고도 말했다.

이러한 ‘우연의 일치’를 두고 중국 현지에서 다양한 반응이 나오자 갈등 해소 방법을 알고 싶었는데, 생방송의 일부 발언이 한국 언론을 거쳐 확대 해석됐다는 게 전체적인 장위안의 입장이다.

중국에서 문제가 제기된 것으로 보이는 걸그룹 아이브(IVE)의 신곡 ‘아센디오(Accendio)’ 뮤직비디오 배경. 스타쉽(Starship) 유튜브 채널 영상 캡처
 
중국 관련 소식을 다루는 유튜브 채널 ‘쉬는시간’을 통해 최초 장위안의 발언이 알려졌을 때, 누리꾼들은 ‘한국이 중국의 문화를 훔쳤는지’ 등을 묻겠다는 그의 태도가 중립을 저버렸다고 지적했는데, 발언을 둘러싼 논란은 장위안의 한국 일정에도 영향을 준 것으로 보였다.

장위안은 지난 27일 자신의 더우인(중국판 틱톡)에 올린 48초 분량 영상에서 “방금 한국에 도착해 일을 하려 했다”며 “팀원에게서 한국 ‘실검’에 올랐다는 소식을 들었다”고 생각지 못한 일에 당황한 듯 말했다. 발언 여파가 심상치 않음을 감지한 듯 장위안은 “이 일을 잘 처리하고 싶다”며 “내게 시간을 달라”고 호소했다. 자신의 진심이 무엇인지를 알리겠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이틀 후 입장문을 올려 한국과 중국의 관계가 더욱 좋아지길 바란다며 진화에 나섰지만, 장위안의 SNS에는 한국 비난 댓글과 이를 받아치는 우리나라 누리꾼들의 댓글이 뒤엉키고 있다.

중국인으로 보이는 한 누리꾼은 “한국 누리꾼들은 역사를 좀 더 공부하기를 바란다”며 “표절하고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는 게 문제”라고 댓글을 달았다. 이 누리꾼은 “아이브의 신곡 뮤직비디오의 일부 요소는 존중이 담겨 있지 않다”며 “7월7일 콘서트도 마찬가지”라고 쏘아붙였다. 다른 누리꾼도 “장위안을 응원하고 싶다”며 반응했고, 또 다른 누리꾼은 “한국인들은 왜 다른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을 하지 않느냐”고 비판했다.

그러자 한국 누리꾼은 “대지진 피해에는 안타깝고 위로의 뜻을 보내지만 걸그룹의 뮤비 런칭이 중국인 무시라고 보는 것은 황당하다”며 “편향된 중화사상으로 보니 모든 것이 반중으로 보이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외에 ‘중국의 자의식과잉’이라는 비판과 함께 장위안을 겨냥한 ‘당신이 정말 진실을 말하는 사람이 맞느냐’ 등 댓글도 이어졌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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