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몸 멍든 채 교회서 숨진 여고생…경찰, 합창단장 등 2명 추가 구속

경찰, 앞서 구속 송치된 김씨와 공범으로 판단
구속된 합창단장 등은 혐의 부인

인천경찰청 전경. /인천경찰청

온몸에 멍든 채 의식을 잃고 쓰러져 숨진 여고생 김모(17)양이 머무르던 인천의 한 교회 소속 50대 여성 합창단장과 40대 여성 합창단원 등 2명이 구속됐다.

인천경찰청 여성청소년범죄수사계는 아동복지법상 아동학대 혐의로 박모(52)씨와 조모(41)씨 등 2명을 구속했다고 30일 밝혔다. 인천지법 송동선 영장당직 판사는 지난 27일 “증거인멸과 도주할 우려가 있다”며 이들의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박씨는 김양이 생활하던 교회 소속 합창단의 단장이고, 조씨는 합창단원으로 활동해 왔다. 박씨는 해당 교회 설립자의 딸이다.

박씨와 조씨는 지난 3월부터 5월 15일까지 인천시 남동구의 한 교회에서 학대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앞서 아동복지법상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김양과 함께 생활하던 이 교회 신도 50대 여성 김모(55)씨를 구속해 검찰에 송치했다. 이후 경찰은 숨진 김양 주변 인물 등을 대상으로 수사를 확대해 왔다. 경찰은 김씨를 비롯해 박씨와 조씨 등 3명이 공범 관계라고 보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여러 증거 등을 종합한 결과, 이들이 공범 관계에 있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구속된 박씨 등 2명을 검찰에 송치할 땐 아동학대치사로 죄명을 변경할 방침이다.

박씨 등은 혐의 내용에 대해 부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검찰에 구속 송치된 김씨는 지난 15일 오후 8시쯤 “(김양이)밥을 먹던 중 의식을 잃었다”며 직접 119에 신고했다. 김양은 구급대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4시간여 뒤 숨졌다. 발견 당시 김양의 신체 여러 곳에 멍 자국이 있었고, 두 손목에 보호대를 착용하고 있던 것으로 파악됐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숨진 김양의 부검을 진행해 “학대 가능성이 있다”며 사인은 ‘폐색전증’으로 추정된다는 1차 구두 소견을 밝혔다. 폐색전증은 폐동맥에 피 찌꺼기나 다른 이물질이 생겨 막히는 증상이다.

김양은 지난 3월부터 이 교회에서 생활했다. 김양의 어머니가 지난 1월 남편과 사별한 뒤 생활고를 이유로 이 교회에서 지내던 김씨에게 딸을 맡겼다는 게 교회 측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김양이 숨졌을 당시 “김양이 정신적으로 힘들어 하면서 자해를 시도했는데, 이를 말리기 위해 (김씨가) 김양의 손을 묶었던 적이 있었던 것으로 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