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어차피 오른단다"… 8만전자 깨지자 지갑 열었다

김진석 기자 2024. 5. 30. 1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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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당 1000달러를 돌파한 엔비디아를 중심으로 글로벌 인공지능(AI) 반도체주의 랠리가 펼쳐진다.

서승연 DB금융투자 연구원은 "빅테크들의 AI 설비투자 경쟁이 지속되는 가운데 HBM3E 공급 확대로 하반기 본격적인 HBM 시장 진입이 예상되는 삼성전자가 반도체 업종 내에서 상대적으로 편안하다고 판단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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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주당 1000달러를 돌파한 엔비디아를 중심으로 글로벌 인공지능(AI) 반도체주의 랠리가 펼쳐진다. 하지만 국내 반도체 대장주 삼성전자는 홀로 수혜를 빗겨나 고전하고 있다. 개인 투자자들은 현 상황을 저점 매수 기회 삼고 있는데 특히 고연령층의 매집이 돋보인다.

30일 코스피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전날보다 1700원(2.26%) 내린 7만3500원에 거래를 마무리했다. 지난 4월 8일 장 중 8만6000원까지 치솟아 '10만전자' 기대감을 높이기도 했지만, 상승분을 대부분 반납했다. 이달 들어서는 5.16% 떨어졌다.

AI 반도체 랠리의 중심에 있는 고대역폭메모리(HBM) 관련 우려가 주요했다. 앞서 로이터 등 주요 외신은 "삼성전자의 HBM이 발열과 전력 소비 문제를 겪고 있다"며 "지난 4월 삼성전자의 8단·12단 HBM3E(5세대 HBM)가 엔비디아 테스트에 실패했다"고 전했다.

전날 사상 첫 노조 파업으로 하방 압력이 더해졌다. 삼성전자 최대 노동조합인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은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파업을 선언했다. 전삼노는 지난 1월부터 사측과 올해 임금 교섭을 진행했지만 입장차를 좁히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주가 추이. /그래픽=윤선정 기자.


삼성전자의 주가가 내림세를 보이지만 개인 투자자들은 매수 기회로 삼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한달(4월 29일~5월 29일) 동안 개인은 삼성전자 주식을 1조3071억원어치 주워 담았다. 같은 기간 외국인이 1조7060억원 쏟아낸 것과 비교된다.

고연령대에서 매수세가 몰렸다. NH투자증권 통계(자사 고객 대상) 결과 삼성전자의 8만원(종가)이 깨진 지난달 17일 이후 이달 27일까지 50대·60대·70대가 가장 많이 순매수한 종목은 삼성전자(우선주 포함)다. 저연령대(미성년·20대·30대)의 순매수 규모를 4배 웃돈다.

이와 관련, 모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최근 주식시장에는 높은 변동성을 보이는 종목들이 다수 목격되는데 삼성전자는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투자 자산이라는 인식이 있다"며 "이런 특성이 고연령층 투자자들의 투자심리와 일치하면서 발생한 현상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증권가가 바라본 시선도 그리 어둡지 않다. 단기적 잡음은 있지만 중장기적 성장성은 명확해서다. 지난 실적 발표회에서 HBM 공급을 비트(bit) 기준 올해 3배, 내년 최소 2배 이상으로 늘리겠다며 강력한 공급 의지를 드러낸 만큼 모멘텀(주가 상승 동력)은 분명하다는 평가다.

서승연 DB금융투자 연구원은 "빅테크들의 AI 설비투자 경쟁이 지속되는 가운데 HBM3E 공급 확대로 하반기 본격적인 HBM 시장 진입이 예상되는 삼성전자가 반도체 업종 내에서 상대적으로 편안하다고 판단한다"고 했다. 투자의견 '매수'와 목표주가 10만원을 유지했다.

증권가는 10만전자 이상을 바라보고 있다. 이달 들어 삼성전자 리포트를 낸 대부분의 증권사가 목표주가를 10만원 이상으로 잡았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증권가 평균 목표주가는 10만4040원이다. 현재 주가와 비교해 41%의 상승 여력이 있다.

김진석 기자 wls7421@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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