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여 명 구경 속 후배 집단폭행 청소년들 실형 선고

대전지방법원 천안지원 전경. 대전일보DB

법원이 초중학생 30여 명이 구경하는 가운데 후배들을 집단폭행한 청소년들에게 실형을 선고했다.

대전지법 천안지원 형사2단독 정종륜 부장판사는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공동상해) 혐의로 구속기소된 A양(15) 등 2명에 대해 단기 1년 6월·장기 2년을 선고했다. 이들과 함께 재판에 넘겨진 B 양(15) 등 2명은 징역 1년 6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하고 C 군(15)은 소년부로 송치했다.

이들은 천안 동남구 한 공사 현장에서 지난해 10월 21일 오후 4시께 13세, 11세 피해자 2명을 집단 폭행한 혐의로 재판을 받아왔다. 이들은 피해자의 얼굴을 담뱃불로 지지고 강제로 담배를 피우게 하는 등 잔혹행위를 서슴지 않았다. 당시 폭행 장면을 구경하던 주위의 초중학생 30여 명에게 폭행을 부추기기도 했다. 폭행 장면 영상이 SNS를 통해 확산돼 파장을 더했다.

경찰은 피해 정도를 고려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은 시민위원회를 거쳐 A양 등 3명을 구속했다.

정종륜 부장판사는 "상당 기간 동안 폭행이 무차별적으로 지속되면서 상해의 정도가 매우 커 죄질이 좋지 않다"며 "정신적인 충격과 상처가 매우 클 것으로 보이는 피해자들이 엄벌을 탄원하고 있다"고 판시했다.

다만 "피고인들이 소년으로서 잘못을 대체로 인정하면 반성하고 있고, 일부 피해자와 합의하고 일정 금액을 공탁한 점, 범행 가담 정도를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