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주 LG엔솔도 역대 최저가... 이차전지株 ‘악몽의 목요일’
코스닥 시총 1위 에코프로비엠 ‘팔아라’
[왕개미연구소]
전기차 수요 정체(캐즘) 우려가 커지면서 지난해 급등세였던 이차전지 주식들이 올해는 거꾸로 최저가 행진 중이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 2차전지 톱 10 지수’에 속한 이차전지 10종목 중 6종목이 이날 모두 52주 최저가를 기록했다. 이 지수는 올해만 26% 하락해 전체 테마 지수 33개 중 수익률 꼴찌다.
이차전지 대장주인 LG에너지솔루션(이하 LG엔솔)의 하락세가 특히 가파르다.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시가총액 3위인 LG엔솔은 30일 전날보다 4% 하락한 32만8000원에 장을 마쳤다. 지난 2022년 상장 이후 최저가다. LG엔솔은 한때 시가총액 146조원을 돌파하며 SK하이닉스를 제치고 코스피 시가총액 2위에 오르기도 했지만, 지금은 76조원대로 쪼그라들었다.
실적 전망이 어두워진 상황에서 신용 등급 강등 소식이 나오자 투자 심리는 더 얼어붙었다. 증권사들이 전망하는 LG엔솔의 올해 연간 영업이익 규모는 올 초 4조원대에서 지금은 2조원대다. 설상가상으로 지난 28일 글로벌 신용 평가사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글로벌이 LG엔솔과 모기업인 LG화학의 신용 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 조정했다. S&P 글로벌은 “전기차 배터리 수요 성장세가 둔화하는 상황에서 대규모 투자를 이어가는 것이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LG엔솔 주식을 산 대다수 투자자는 쓴맛을 보고 있다. 30일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 29일 기준 이 증권사를 통해 LG엔솔을 매수한 5만4603명의 평균 수익률은 -20%다. 전체 투자자의 96%가 손실인 상태이고, 수익을 내고 있는 투자자는 100명 중 4명밖에 되지 않는다.
코스닥 시가총액 1위인 이차전지 소재주 에코프로비엠도 이날 장중 18만4000원까지 빠지면서 1년 내 최저가를 찍었다. 작년 7월에 58만4000원까지 오르기도 했는데, 최고점과 비교하면 주가가 68% 하락했다. 주가는 많이 빠져 바닥인 것 같지만, 증권가 시선은 ‘매도’ 의견이 나올 정도로 차갑다.
지난 28일 에코프로비엠에 대한 투자 의견을 ‘매도’로 하향 조정하고 목표 주가를 15만원으로 제시한 정원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작년 7월 고점을 찍고 주가가 지속적으로 하락했지만 여전히 기업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은 중국이나 일본의 동종 업체와 비교할 때 상당히 높다”고 말했다.
이날 SK이노베이션, LG화학, 에코프로도 1년 내 신저가를 기록했다. SK이노베이션은 장중 10만200원까지 떨어졌고, LG화학도 35만원까지 밀렸다. 작년에 30만원대(액면분할 반영 주가)까지 올랐던 에코프로는 이날 장중 8만9000원까지 떨어졌다. 2차전지 테마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들도 이날 무더기 최저가를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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