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 때마다 들어 안아야’…인천 장애인 ‘불편한 공감여행’

이병기 기자 2024. 5. 30. 1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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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사로 등 갖춘 차량 한 대뿐… 비용도 비싸
이동권 보장 사업 무색… 市 “수요 파악 중”
서울시가 운영하는 장애인 관광버스에 휠체어를 탄 장애인 승객이 타고 있다. 서울시 제공

 

장애인 여행과 이동 권리 보장을 위해 인천시가 장애인 관광 버스를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30일 인천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 2017년부터 장애인에게 여행 차량을 대여해 주는 ‘공감여행’ 사업을 진행 중이다.

인천시 거주 장애인이라면 공감여행 누리집에서 신청한 뒤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하지만 차량 종류가 카니발과 올란도 등 승합차뿐이며 대형 버스는 없다.

이마저도 휠체어를 탄 채로 차에 들어갈 수 있도록 경사로나 리프트 등 설비를 갖춘 차량은 단 1대뿐인데다, 휠체어는 고작 1개만 적재가 가능하다.

이런 상황이다 보니 장애인 단체나 복지관, 야학 관계자들이 함께 캠프나 여행을 가려면 사설 업체에서 휠체어 리프트를 설치한 버스를 빌려야 하는 실정이다.

하지만 사설 업체에도 버스 수가 적어 예약이 어렵고 가격도 일반 버스의 배로 비싸 이용 문턱이 높다.

인원 수에 맞게 장애인 콜택시를 불러 이동하는 방법도 있지만, 한꺼번에 여러대를 불러야 해 이 역시 쉽지 않고, 또 출발이나 도착 시간을 맞추기는 불가능에 가깝다.

장종인 인천장애인차별철폐연대 사무국장은 “일반 관광버스를 타면 버스에 오르내릴 때마다 다른 사람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며 이어 “지자체는 장애인들이 비장애인처럼 여행을 다닐 수 있도록 관광권을 보장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강조했다.

반면 서울시는 지난 2020년부터 휠체어석 5~8개, 일반석 18~21개를 갖춘 대형 버스 2대와 휠체어석 2개, 일반석 6개를 갖춘 소형 버스 4대 등 장애인 관광 버스를 운영 중이다.

경상남도 역시 지난해 공모를 진행해 장애인 관광버스를 운영할 사업자를 선정, 버스 기사 인건비와 버스 정비비 등 6년 동안 35억원을 지원할 계획이다.

이에 대해 인천시 관계자는 “버스 구입 후에도 인건비나 운영비 등이 꾸준히 들어가는 등 예산이 가장 큰 걸림돌”이라며 “복지관 등이 단체로 움직이는 횟수 등을 확인해 수요가 얼마나 되는지 파악 중”이라고 말했다.

이병기 기자 rove0524@kyeonggi.com
김샛별 기자 imfine@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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