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트넘의 야박한 에이스 대우 "손흥민에 1년 추가 옵션 발동"→장기 계약 없었다
[스포티비뉴스=맹봉주 기자] 에이스지만 장기 계약은 주려 하지 않는다.
글로벌 스포츠 매체 '디 애슬레틱'은 30일(이하 한국시간) "토트넘은 1년 연장 옵션을 발동해 2026년까지 손흥민과 동행할 생각이다. 손흥민과 토트넘의 기존 계약은 2025년 여름 끝나지만, 1년 추가 옵션이 있다. 토트넘은 주장이자 에이스인 손흥민을 반드시 필요한 존재라고 인식한다"고 알렸다.
당초 예상과 다르다. 지난해 말부터 토트넘이 손흥민과 재계약 맺을 것이란 보도가 영국 현지에서 쏟아졌다. 토트넘이 손흥민의 팀 내 위치, 중요성을 생각해 장기 계약으로 묶어두고 싶어 한다는 게 주된 내용이었다. 주급은 팀 내 최고 수준일 것이라 예측했다.
시즌 전 사우디아라비아로부터 연봉 수백 억 원 대의 러브콜이 있었지만, 손흥민은 거절했다. 세계 최고인 프리미어리그에서 뛴다는 자존심과 토트넘에 대한 애착이 강했다.
토트넘도 연장계약으로 손흥민의 충성심에 보답할 것이라 예상됐다. 하지만 의외로 소극적이다. 1년 연장 옵션만 발동하며 손흥민이 기대한 장기 계약은 없었다.
올 시즌도 손흥민은 17골 10도움으로 펄펄 날았다. 프리미어리그 공격 포인트 5위로 여전히 세계 정상급 기량을 뽐냈다. 주포지션인 왼쪽 측면 공격수와 해리 케인이 빠져 나간 스트라이커 자리를 오갔다.
토트넘 팀 동료 데얀 쿨루셉스키는 "손흥민은 매우 중요한 선수"라며 "우리 주장이자 우리 모두에게 훌륭한 모범이 된다. 손흥민을 따르고 가능한 한 그를 도우려고 노력할 것"이라고 높이 평가했다.
손흥민의 가치는 세부 지표로도 나타난다. 단순히 공격만 잘하는 게 아니다.
국제축구연맹(FIFA) 산하 연구기관인 국제스포츠연구소(CIES)는 '수비 과정에서 시속 25㎞ 이상 빠른 속도로 질주한 거리'와 '신체 접촉 및 볼 터치 없이 상대에게 압박을 가한 횟수' 두 가지 기준으로 수비 가담률을 평가했다. 수비 가담률이 높은 순위로 순위를 공개했는데 여기서 손흥민이 1위에 올랐다. 두 가지 기준을 합산한 수치에서 손흥민이 다른 선수들을 압도했다.
손흥민은 '수비 과정에서 시속 25㎞ 이상 빠른 속도로 질주한 거리'에서 압도적인 활동량을 보였다. 압박 횟수에서는 전 세계에서 7위였는데, 유럽5대리그로 한정하면 질주 거리, 압박 횟수 모두 1위를 기록했다. 전세계 공격수 중 손흥민의 수비 가담이 1위라는 게 수치로 나왔다.
이전부터 손흥민은 활동량이 많은 공격수였다. 측면과 최전방을 부지런히 움직였고, 수비 가담도 적극적이었다. 이런 활동량은 이번 시즌 특히나 더 크게 상승했다. 1992년생으로 올해 32살이 됐지만, 20대 시절보다 그라운드를 더 많이 누볐다.
시즌 내내 손흥민은 토트넘 엔제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전술에 100% 녹아들었다. 프리미어리그 득점 8위, 도움 3위, 공격포인트 5위로 세계 정상급 공격력을 뽑냈다.
손흥민은 지난 2015년 토트넘 유니폼을 입은 이래 꾸준히 활약 중이다. 10년이 지난 지금 수많은 선수들이 떠났다. 지난 시즌엔 해리 케인마저 우승을 위해 바이에른 뮌헨으로 이적했다.
절친 에릭 다이어도 바이에른 뮌헨으로 갔다. 지난 시즌 주장이던 위고 요리스도 떠났다. 손흥민은 끝까지 남았다. 주장 완장까지 차며 팀을 이끌었다. 원래 포지션인 왼쪽 측면 공격수뿐 아니라 최전방 스트라이커까지 소화했다. 손흥민은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 시절 구단 최초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 진출 주역에 황금 세대 중심이었던 만큼, 토트넘에 상징적인 선수다. 현재 주급은 20만 파운드(약 3억 4100만 원). 계약 기간은 다음 시즌까지다.
토트넘에서 손흥민은 국제축구연맹(FIFA) 푸스카스상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PL) 득점왕, 아시아 선수 최초 프리미어리그 100골 돌파 등 토트넘 유니폼을 입고 굵직한 업적을 수차례 쌓았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는 토트넘 주장에 임명됐다. 1882년 창단한 토트넘 141년 역사에 비유럽 국적 주장은 손흥민이 처음이다. 프리미어리그 한국인 주장은 박지성이 퀸즈파크 레인저스(QPR)에서 주장 완장을 찬 뒤 역대 두 번째다.
시간이 지나도 기량이 꺾이지 않았다. 오히려 케인이 나가고 나서 팀 전력상 손흥민의 존재가 더 중요해졌다.
그렇기에 토트넘의 1년 옵션 발동은 아쉬움으로 다가온다. 토트넘은 짠돌이 구단 이미지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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