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사실상 2심 패소하자 SK 주가 9% 상승 [투자360]

SK주식 30일 장 후반 상승…9.26%↑
2심, ‘SK주식’ 분할대상으로 인정
노 관장 주식 아닌 현금 2조원 분할 요구
2심 재판부 “재산분할로 1조3808억원 지급”

최태원 SK그룹 회장(왼쪽)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이 지난달 16일 오후 서울 서초구 고등법원에서 열린 이혼 관련 항소심 변론기일에 출석하며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뉴스1]

[헤럴드경제=유동현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 간 이혼 소송 2심에서 SK주식을 분할 대상이라 인정한 판결이 나오면서 30일 SK 주가가 장 후반 급등했다. 2심에서는 1심과 달리 노 관장이 SK주식이 아닌 현금 지급을 요구하면서 재판부는 현금으로 분할하라고 판단했다.

이날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SK는 전날보다 9.26% 오른 15만81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장 초반 약세로 출발해 1% 내외 내림세를 보이던 주가는 서울고법의 항소심 판결이 나온 오후 2시 50분을 전후해 급등했다. 장 한때 15.89% 오른 16만7700원에 거래됐다.

이날 서울고법 가사2부(부장 김시철·강상욱·이동현)는 최 회장과 노 관장의 이혼소송 항소심에서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재산분할로 1조3808억원, 위자료로 20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당초 1심은 최 회장이 노 관장에게 재산분할로 665억원, 위자료로 1억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그러나 2심에서 재산 분할 금액과 위자료가 각각 20배가량 상향됐다. 재판부가 사실상 노 관장 손을 들어준 것이다. 재판부는 재산총액을 약 4조115억원으로 추산하고, 최 회장과 노 관장이 각각 65%, 35%로 재산을 분할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재산분할액이 대폭 늘어난 건 SK주식을 이혼에 따른 재산분할 대상으로 판단하면서다. 1심에서는 SK주식을 재산분할 대상으로 인정하지 않았다. 이후 양측 모두 불복하면서 2심 판단을 받게 됐다. 노 관장은 항소하면서 분할을 요구하는 재산의 형태를 최 회장이 보유한 SK 주식 현물의 50%에서 현금 2조원으로 변경했다. 재판부는 "노 관장이 SK그룹 가치 상승이나 경영활동에 기여했다고 봐야 한다"며 "최종현 전 회장이 노태우 전 대통령과의 사돈 관계를 방패막이로 인식하고 위험한 경영활동을 했고, 결과적으로 성공해 노 관장이 무형적 기여를 했다고 판단했다"고 했다.

사실상 최 회장 손을 들어 준 1심 법원 판단이 2심에서 뒤집히면서 최 회장은 상고할 것으로 보인다. 노 관장 측은 “향후 판결문을 검토한 뒤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dingdong@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