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시, 美55보급창 이전 용역비 “3년간 10억 반영”…후보지 남구 반발

김동현 영남본부 기자 2024. 5. 30. 16: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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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시, 올해 첫 추경에 5억 편성…나머지는 내년·내후년 반영 예정
남구의회 “최선의 대안을 면밀히 검토 필요”

(시사저널=김동현 영남본부 기자)

지난해 8월 부산시가 발표한 55보급창·8부두 이전 계획안 ⓒ부산시

부산시가 동구 미55보급창을 남구로 이전하기 위한 용역비를 편성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남구 정치권이 반발하고 있다. 지난해 시의 공식 발표에 이어 용역비 5억원을 추경에 반영(본지 5월22일자 보도)한 것을 놓고 '주민 희생'을 두고볼 수 없다는 입장이다. 부산시는 우선 '이전 타당성' 조사가 목적이라고 밝혔지만 지역의 반발로 이전 자체가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부산시 관계자는 30일 시사저널과 통화에서 "(55보급창 이전 관련) 총 용역비는 10억원으로 계획돼 있는데, 올해는 첫 추경에 5억원을 반영했다"고 했다. 올해 5억 원을 시작으로 내년 3억원, 내후년 2억원을 편성해 용역을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미군 기지라는 특수성 탓에 일반적인 용역과는 다르게 계산된 측면이 있다"고도 했다. 

용역비 편성과 관련 이전 후보지로 지목된 남구 지역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남구의회는 이달 27일 본회의장에서 '주민 동의 없는 55보급창 이전 타당성 용역 반대'라는 성명을 내고 "수개월 동안 의견수렴 한번 없다가 졸속으로 타당성 용역을 실시하려 하는 것은 구민을 무시하는 처사"라고 했다. 이날 박미순 의장을 비롯한 의원 13명이 뜻을 함께했다.  

이들은 "2030부산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라는 국가적 대의명분이 사라져 보급창 이전의 시급성이 낮아졌다"며 "지금은 지역 발전과 주민 삶의 질 향상을 위한 최선의 대안을 면밀히 검토해야 할 때"라고 했다. 또한 "긴밀한 협의 후 보급창 이전 계획을 추진해야 한다"며 "변화된 상황을 반영해 북항 3단계 재개발계획을 구체화해 명확히 제시하라"고 했다. 

앞서 남구청도 23일 보도자료를 통해 "55보급창의 이전이 부산 전체의 발전에 꼭 필요하고 신선대부두 외에는 대안이 없다면, 시가 지금이라도 남구민에게 납득할 수 있는 해결책을 내놓아 불필요한 지역갈등이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그동안 시와의 협의에서 이전지가 어디가 되던 정책결정 과정에서 피해를 입는 주민이 있다면 직접 찾아 설명과 이해를 구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수차례 강조해 왔다"고 강조했다. 

부산시가 올해 첫 추경안에 55보급창 이전 관련 용역비를 반영한 것이 이들의 반발에 도화선이 됐다. 시사저널 취재를 종합하면 부산시는 내부 심사를 거쳐 '미55보급창(8부두) 이전 사업 타당성 검토 및 기본구상 용역'을 위해 올해 첫 추경 예산안에 5억원을 편성했다. 부산시 관계자는 "부산시의회의 문턱을 넘어야 하기 때문에 아직 확정된 용역비는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용역이 시작된 후 미군과 적극적인 협의를 이어갈 계획이다. 이번 용역의 뼈대는 이전지의 적합도 조사다. 부산시 관계자는 "용역을 통해 미군이 요청하는 부지의 조성 가능 여부를 검토한다"고 했다. 미군은 35만㎡의 부지를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보급창 부지 면적인 약 22만㎡보다 1.5배 큰 수치다. 용역에는 미국 업체도 참여할 전망이다. 국내 업체는 보급창 입출입 등 실질적인 자료 조사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이 용역은 지난해 8월 박형준 부산시장이 언급한 '55보급창의 신선대부두 끝단 이전 계획'의 연장선이라는 분석이다. 박 시장은 당시 "보급창을 이전해 엑스포 행사에 활용하고 박람회 이후에는 동천변 친수공간과 국제금융업무 중심지로 조성하겠다"는 청사진을 발표했다. 

동구 지역에서도 도심 개발을 위해 이전이 필요하다는 말이 들린다. 현재 55보급창 인근에는 공동주택이 건설 중이다. 대우건설의 '블랑써밋74' 아파트가 분양을 예고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보급창 인근지역 개발로 지역 활성화를 도모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그러나 이전 화두와 함께 55보급창 부지와 인근 토양오염 전수조사의 필요성을 강조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환경부가 2022년 4월 공개한 2021년 주한미군 공여구역(55보급창) 주변지역 환경기초조사 결과보고서에 따르면 55보급창 주변지역은 유류와 중금속에 의한 토양오염이 확인됐다. 개황조사에서 토양 30개 지점 224개 시료를 채취‧분석한 결과 TPH(석유계총탄화수소)가 7개 지점·11개 시료에서 1지역 우려기준의 40%를 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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