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광 칼럼] AI가 지구 온난화를 가속화하고 있다
엔비디아의 2024년 2분기 매출은 경이적이다. 지난 10년간 비트코인 다음으로 수익율이 가장 좋은 투자 상품이 바로 엔비디아 주식이었다. 인공지능의 붐으로 관련 인력 구인 전쟁도 가속화되고 있다. 유명 인공지능 프로그래머의 상상을 초월한 연봉보다 더 놀라운 것은 개발환경 처우이다. 유망한 인공지능 프로그래머를 영입하기 위해 연구용 GPU를 2~3억 달러(2800억원 ~ 4200억원)를 구매해주겠다는 약속을 한 빅테크 기업이 있을 지경이었다.
일론 머스크의 xAI의 경우 10만개의 H100(개당 3만 달러)를 구매하겠다고 하여 인공지능 GPU 통큰 투자에 시장을 놀라게 했다.
한 때 비트코인 채굴을 비롯한 블록체인 채굴을 위한 GPU가 지구 전기 사용량의 3~5%를 차지할 정도로 지구의 자원과 화력 발전으로 인한 온난화에 악영향을 끼쳤다. 지금은 빅테크 기업의 인공지능을 위한 GPU 사용이 지구 온난화의 문제가 되고 있다.
인공지능 경쟁은 ChatGPT의 대중화로 인해 빅테크 기업의 투자와 제품 개발의 메가 트렌드가 되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Build에서 인공지능을 전제품에 이식했다고 선언했고, 구글은 개발자 행사인 구글 I/O에서 포괄적인 인공지능 도입을 선언했다. SNS 대표 기업인 메타는 어느 면에서 ChatGPT보다 가벼운 라마라는 인공지능 오픈 소스를 공개했다. 모든 빅테크 기업이 기술 발표에서 인공지능으로 시작해서 인공지능으로 발표가 끝났다.
주식을 사야한다면 엔비디아 주식이 앞으로 몇년간은 이보다 좋을 수 없을 정도로 수익성이 좋은 주식이 될 것이다. 2024년 5월 현재까지 약 136.8% 상승하여 비정상적인 과열이라는 말이 돌 정도였지만, 앞으로 엔비디아의 GPU가 인공지능으로 전환하고 있는 빅테크 기업에 얼마나 납품 지연이 있을지를 예상한다면 엔비디아 주식은 전무후무한 상승을 이룰 가능성이 높다.
문제는 좀 더 성능 좋은 인공지능을 학습하고 만들기 위해서는 엔비디아의 GPU H100은 상상 이상으로 필요하다는 점이다. 고성능의 GPU는 전기 먹는 괴물이다. 엔비디아 H100 GPU 1대의 최대 소비전력은 700W으로 연간 61% 사용률일 경우, 가구당 2.51명의 미국 평균 가구 기준 소비전력량을 소비할 것으로 예측된다.
엔비디아의 매출 예측 발표에 따르면, 2024년 H100 GPU 예상 판매량은 150만~200만개이다. 이 경우 연간 61% 사용률로 각 H100 GPU는 연간 약 3740kWh의 전력을 사용할 것이다. 엔비디아가 2023년 150만개에 이어 2024년 200만개의 인공지능용 H100 GPU를 판매한다고 가정하면, 내년에는 총 350만개의 H100 GPU가 연간 1만3091.82GWh의 전력을 소비할 것이다.
H100 GPU가 소비하는 전력은 조지아, 리투아니아, 과테말라의 연간 소비전력량 1만3092GWh에 근접한 어마어마한 수치이다. 또한 텍사스의 휴스턴보다 적고 애리조나의 피닉스보다 많은 미국 5위에 해당하는 규모의 전력을 소모하게 된다. 빅테크 기업이 위치한 북미의 데이터센터가 사용하는 대부분 이런 전력은 화력 발전에 의존하기 때문에 지구 온난화와 환경 오염에 인공지능 경쟁을 위한 GPU 사용은 치명적이다. 그나마 다행은 것은 블록체인과 달리 실물 경제와 인류의 진보에 도움이 된다는 점이다.
빅테크 기업에게 효율적으로 GPU를 사용하라고 할 수 없는 것이 인공지능 경쟁에서 승자가 모든 것을 가지기 때문에 과도하더라도 투자를 막거나 제어하기는 현실적으로 힘들다.
대신 지구 온난화를 막기 위해 GPU 성능과 구동 시간만큼 일종의 환경세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 온난화를 막기 위해 사막화되고 있는 지역에 나무를 심는 재원을 쓰거나 인공지능 개발 중 GPU 자원을 지구 온난화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을 인공지능에게 연구시킬 필요가 있다.
기업들의 GPU 사용량에 대한 환경세 징수가 필요한 것은 적정 에너지 용량 이상을 넘어서 지구 온난화를 가속화 시키고 있기 때문이다. 지구 온난화는 일정 수준 이상으로 넘어가면 되돌아갈 수 없다는 것이 과학계의 중론이다. 인공지능 빅테크 기업이 압도적 승리를 위해 GPU를 과대하게 가동하여 인공지능을 구동 시키는 것은 결국 지구 온난화에 치명타를 입히는 결과가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빅테크 기업과 인공지능 GPU 업체는 친환경 발전, 저전력 인공지능 기술을 선도해야 하며, 친환경 에너지 생산 수단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지구 온난화를 막을 환경 보호 의무를 가져야 할 것이다.
필자소개/ 김호광
-싸이월드제트 前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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