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투자자들 국내 반도체 ETF 대거 매도하고 나스닥으로 진격

최근도 기자(recentdo@mk.co.kr) 2024. 5. 30. 15:57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엔비디아발 반도체주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개인투자자들은 국내 반도체주 매도에 나섰다. 개인투자자들의 주식형 상장지수펀드(ETF) 순매도 순위 상위권에는 반도체주 ETF가 대부분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증시 주도주를 외면한 개인투자자들의 미국 증시로 진격하고 있다. 국내 개인투자자 순매수 상위 10개 주식형 ETF중 9개가 미국 주식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개인투자자들은 인공지능(AI) 산업을 이끄는 미국 기업들이 높은 주가 상승률을 보이면서 맹목적인 신뢰를 보내고 있다.

30일 코스콤 ETF체크에 따르면 지난 23일부터 29일까지 일주일간 개인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순매수한 주식형 ETF는 ‘TIGER 미국S&P500’이다. 개인투자자들은 이 ETF를 444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이는 레버리지와 인버스형 ETF는 제외한 결과다.

TIGER 미국S&P500은 대표적인 미국 투자 ETF다. 미국 3대 대표지수 중 하나인 ‘S&P500 지수’를 추종한다. S&P500 지수는 미국에 상장된 시가총액 상위 500개 기업으로 구성되어 미국의 전반적인 경제 상황을 반영한다.

2위, 3위도 각각 ‘TIGER 미국배당다우존스’(426억원), ‘TIGER 미국배당+7%프리미엄다우존스’(352억원)으로 미국 증시 전반에 투자하는 ETF였다. 상위 10개로 범위를 넓히면 그중 9개가 미국 투자 ETF다. 이들 ETF 모두 상품명에 ‘미국’이라는 키워드가 들어있다.

실제 최근 개인 투자자들의 해외주식 투자 잔액에서 미국 주식이 차지하는 비중이 90%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신

술위 국제금융센터 책임연구원의 ‘내국인의 해외투자 현황 및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개인투자자들의 해외주식 보관잔액 중 미국 주식이 차지하는 비중은 이달 89.3%를 기록했다. 이는 2년 전(79.9%)에 비해 10%포인트 가까이 확대된 수준이다.

반대로 개인투자자들이 지난 일주일간 가장 많이 순매도한 ETF는 90억원을 매도한 ‘TIGER Fn반도체TOP10’이다. SK하이닉스, 삼성전자, 한미반도체, 리노공업 등 국내 대표적 반도체 기업에 투자한다. 반도체주 주가상승에 힘입어 올해들어 지난 29일까지 27.76% 상승했다.

2위는 미국 반도체 주에 투자하는 ‘TIGER 미국필라델피아반도체나스닥’(87억원)으로 나타났다. 1~10위중 9개가 반도체주에 투자하는 ETF였고, 그중 ‘TIGER 미국필라델피아반도체나스닥’과 ‘KOSEF 글로벌AI반도체’, ‘TIGER 일본반도체FACTSET’을 제외하면 모두 국내 반도체주에 투자하는 ETF다.

이같은 결과가 나온건 우선 투자자들이 국내 반도체주 주가에 대한 부담감을 느꼈기 때문이다. 국내 반도체 주식중 올해 가장 주목받은 한미반도체는 올들어서만 주가가 174.26% 올랐다.

고대역폭메모리(HBM) 수요 확대로 관련 기업들의 주가가 일제히 오르는 상황에서 HBM 제작 장비를 공급하는 한미반도체도 상승 흐름을 탔기 때문이다.

한미반도체는 HBM용 TC 본더를 제작하는 업체로 2017년 SK하이닉스와 HBM 생산에 필요한 장비를 공동 개발한 뒤 SK하이닉스에 공급하는 중이다. 글로벌 HBM 시장에서 점유율 53%로 1위를 차지한 SK하이닉스 또한 올해들어 주가가 44.95% 올랐다.

국내 반도체 ETF는 대부분 지난해부터 주가가 크게 오른 한미반도체와 SK하이닉스를 높은 비중으로 담고있다.

TIGER Fn반도체TOP10이 한미반도체와 SK하이닉스를 각각 19.72%, 26.55% 비중으로 담고 있고, KODEX 반도체도 각각 11.88%, 26.05% 담고 있다.

기대에 비해 아쉬운 밸류업 프로그램과 21대 국회에서 무산된 금융투자소득세 폐지도 개인 투자자들이 국내 증시 보다는 해외 증시로 눈을 돌리는 이유다.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발표 이후 코스피 지수는 연초 저점인 2400대에서 2700선까지 12.3% 올랐지만 이후 2800선을 넘어서지 못하고 2600선으로 회귀했다. 연초부터 지난 29일까지를 보면 코스피는 0.28% 상승하는데 그쳤다. 같은 기간 나스닥이 15.26% 오른 것과 대조적이다.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