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꺼낸 ‘한반도 전술핵 재배치’ 카드… 현실화까진 첩첩산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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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비 증강을 최우선 국가 과제로 여기는 미국 의회 '국방 매파'들이 '한반도 전술핵무기 재배치' 카드를 다시 꺼내 들었다.
위커 의원은 보고서에서 "(북한 국무위원장) 김정은은 매년 미국 및 미국의 인도·태평양 동맹국들을 타격할 수 있는 탄도미사일과 핵무기를 계속 더 만들고 있다"며 "정기적인 한미 군사훈련을 통해 준비 태세를 유지하고 한반도에 미군을 지속적으로 주둔하는 한편, 인도·태평양 국가들과의 핵 공유 협정, 미국 전술핵의 한반도 재배치 같은 새로운 선택지가 모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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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위 간사도… 국방비 증액 수반
‘재정 매파’ 이견… 당내 설득 난관
군비 증강을 최우선 국가 과제로 여기는 미국 의회 ‘국방 매파’들이 ‘한반도 전술핵무기 재배치’ 카드를 다시 꺼내 들었다. 북한의 핵 위협이 심상치 않은 만큼 자국과 인도·태평양 동맹국 방어를 위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현실화하려면 넘어야 할 산이 많다. 간부급 공화당 상원의원들이라 영향력이 상당해도 당장 정부 지출 축소를 중시하는 당내 ‘재정 매파’를 설득하는 일부터 난관이다.
“한반도 미군도 계속 주둔”
미국 상원 군사위원회의 공화당 간사인 로저 위커 의원은 29일(현지 시간) ‘힘을 통한 평화’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발표했다. 위커 의원은 보고서에서 “(북한 국무위원장) 김정은은 매년 미국 및 미국의 인도·태평양 동맹국들을 타격할 수 있는 탄도미사일과 핵무기를 계속 더 만들고 있다”며 “정기적인 한미 군사훈련을 통해 준비 태세를 유지하고 한반도에 미군을 지속적으로 주둔하는 한편, 인도·태평양 국가들과의 핵 공유 협정, 미국 전술핵의 한반도 재배치 같은 새로운 선택지가 모색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술핵은 냉전 당시 미국이 옛 소련 견제 목적으로 주한미군에 배치했다가 1991년 소련과 전략무기감축조약(START-I)을 체결하며 철수시켰다.
미국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다음 달 상원 군사위가 미국 국방 예산의 규모와 사업을 제안하는 성격의 법안인 국방수권법안(NDAA)을 심사할 때 위커 의원이 자신의 제안을 반영하려 시도할 것으로 예상했다.
예산 확대 싫은 공화 강경파
의견의 비중은 작지 않다. 지난 15일 의회 청문회에서 “아시아에서 확장억제(핵우산)가 특히 약하다”며 위커 의원과 마찬가지로 전술핵 재배치를 제안한 상원 외교위 공화당 간사 짐 리시 의원도 거물이다. 11월 대선과 함께 치러지는 선거를 통해 공화당이 상원 다수당을 차지할 경우 두 사람은 각각 국방부 및 국무부의 정책을 감독하고 예산을 편성하는 군사위와 외교위의 위원장이 될 공산이 크다.
그러나 '한반도 전술핵 재배치' 관철이 쉽지는 않으리라는 게 중론이다. 일단 인도·태평양이나 한반도의 안보 환경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라는 단일 방위체를 통해 전술핵 재배치와 핵 공유가 이뤄지는 유럽과 크게 다르다. 핵 확산을 막는다는 기존 원칙과도 맞지 않다. 지난해 같은 추진 계획이 불발한 것은 이런 배경에서였다.
더 큰 걸림돌은 매파 구상 실현에 국방비 증액이 수반된다는 사실이다. 위커 의원은 이날 미국 뉴욕타임스 기고를 통해 올해 미국 국내총생산(GDP)의 2.9% 수준인 국방 예산 비중을 앞으로 5~7년간 5%까지 올려야 한다고 제언했다. 하지만 지난해 5월 부채 한도 협상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과 공화당이 합의한 국방 예산 증액 상한은 전년 대비 1%다. 최근 하원이 가결한 NDAA 규모(약 8,840억 달러)도 이를 지켰다.
2024 회계연도 예산안 타결이 난항 한 것은 예산 확대를 끔찍이 싫어하는 하원 공화당 내 강경파의 입김이 워낙 셌기 때문이다. 이번에도 반대할 가능성이 높다. 국방 예산을 늘리고 싶으면 사회 복지 예산도 함께 늘리자고 요구할 게 분명한 민주당 입장도 장애물이라고 폴리티코는 짚었다.
워싱턴= 권경성 특파원 ficcion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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