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에 옷 세 번 갈아입는다" 50도 넘는 학교급식실, 대책 없는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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급식실 조리사와 미화·설비 등 학교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이 사용자인 교육부를 향해 '폭염 대책 마련'을 강력 촉구하고 나섰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전국교육공무직본부는 3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조리 과정에서 발생되는 열기와 폭염이 더해져 급식실 온도가 55도까지 치솟으며 급식실 노동자는 쓰러져 간다"며 "이용자 50~60명당 조리사 1명을 배치하는 여타 공공기관과는 달리 급식 노동자 1명당 150여 명을 감당하도록 하는 전국 시도교육청 배치 기준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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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염에 습기·열기 더해져 급식실 온도 급등
"여름에는 튀김, 전이라도 좀 자제했으면..."
"급식실 열기에 습기에, 하루에도 옷을 두세 번씩 갈아입어야 해요. 한여름에 학생 1,700명 있는 학교에서 튀김을 두 사람이 4시간 꼬박 서서 다 튀겨내는 식이에요. 하다 보면 굉장히 어지럽고 겨우 물 마셔가며 하거나 정 힘들면 옆에 잠깐 쭈그리고 앉아 쉬는 건데, 그러다가 119 실려가는 분들도 있죠."(정경숙 공공운수노조 전국교육공무직본부 노동안전위원장)
"갈아입을 시간이라도 있으면 괜찮은데 그마저도 없으면 땀에 흠뻑 젖은 옷을 하루 종일 입고 일해요."(신명희 학교 조리사)
급식실 조리사와 미화·설비 등 학교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이 사용자인 교육부를 향해 '폭염 대책 마련'을 강력 촉구하고 나섰다. 고용노동부 폭염 대응 지침이 있기는 하지만 강제 사항이 아니라 실효성이 없는 만큼, 교육부와 교육청이 보다 적극적인 해법을 내놔야 한다는 것이다.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전국교육공무직본부는 3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서울시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조리 과정에서 발생되는 열기와 폭염이 더해져 급식실 온도가 55도까지 치솟으며 급식실 노동자는 쓰러져 간다"며 "이용자 50~60명당 조리사 1명을 배치하는 여타 공공기관과는 달리 급식 노동자 1명당 150여 명을 감당하도록 하는 전국 시도교육청 배치 기준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학교 건물을 청소하는 미화 노동자, 옥외 작업을 하는 설비 노동자도 냉방시설 미비와 휴식시간 부재로 폭염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고 주장했다.
고용부가 이달부터 9월까지 '폭염 대비 근로자 건강 보호 대책'을 수립해 추진하고 있지만, 현장 노동자들은 "현실과 거리가 너무 멀다"고 꼬집었다. 권고 사항인 고용부 가이드라인을 보면, 체감온도가 33도를 넘으면 매시간 10분 이상 휴식을 취하고, 무더위 시간대(14~17시)에는 작업을 자제 또는 중단해야 한다. 정경숙 위원장은 "고용부 지침대로면 50도가 훌쩍 넘는 급식실은 6월부터 9월까지는 전면 작업 중지를 해야 한다는 소리이니 터무니없는 대책"이라고 지적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폐암 등 산재 발병 원인이 되는) 조리흄을 비롯해 습기·열기가 덜 발생하게끔 가스 대신 전기 인덕션, 오븐을 이용하도록 설비 교체와 조리법 개선 작업이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또 개별 교육청 차원에서 냉방시설 확대, 휴게공간 지원 등 온열질환 예방 대책을 수립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일선 노동 현장에서는 실효성을 체감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정 위원장은 "우리는 늘 고강도 압축 노동을 완화하고, 폭염 시 온열질환 예방을 위해 튀김, 전, 식기류 삶기 같은 작업은 자제할 것을 요구해왔다"며 "교육당국과 교육청은 노동자의 고충을 확인하고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묻고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냉방시설을 갖춘 휴게실 및 샤워실 마련, 충분한 인력 배치와 휴식시간 보장, 폭염 시 과도한 작업 자제 등을 요구하고 있다.
최나실 기자 verit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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