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HBM 내년 공급계획 미리 논의중"
관련 업계와 개방적 협업도 주효
다양한 분야 연계로 기술 고도화"
SK하이닉스 신임 임원들이 끈질긴 투자와 연구가 고대역폭메모리(HBM)에서 경쟁 우위를 확보할 수 있었던 비결이라고 밝혔다. 향후에도 고객 관계 강화, 글로벌 협력 등을 토대로 인공지능(AI) 메모리 기술 우위를 지켜가겠다는 포부다.
SK하이닉스는 차세대 HBM의 적기 공급을 위해 고객사들과 내년 계획까지 미리 논의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30일 자사 뉴스룸에 신임 임원들과의 좌담회 내용을 공개했다. 이들은 시장이 열리기 전부터 이뤄진 꾸준한 투자와 연구가 HBM 시장에서 SK하이닉스의 경쟁력을 만들어줬다고 진단했다.
SK하이닉스는 지난 3월부터 AI 메모리인 HBM 5세대 제품 HBM3E를 세계 최초로 양산하며 시장을 이끌어가고 있다. 권언오 HBM PI 부사장은 "시장이 열리기 전부터 오랜 시간 동안 끈질기게 이어져 온 AI 메모리에 대한 투자와 연구가 회사 성장의 밑거름이 됐다"며 "이를 바탕으로 AI 인프라에 필수적인 HBM과 함께 다양한 분야에서 쓰이게 될 고성능 메모리를 개발하는 등 기술력과 양산 노하우를 선제적으로 확보하면서 탄탄하게 경쟁력을 축적해 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기태 HBM S&M 부사장은 "항상 고객과의 최접점에서 협업하고 높은 고객 이해도를 기반으로 요구사항을 충족시키는 것이 SK하이닉스의 강점"이라며 "HBM을 적기에 공급하면서 대규모 양산 경험을 보유한 것도 높은 신뢰를 받는 이유"라고 전했다.
관련 업계와의 협업도 중요한 부분으로 꼽았다. 손호영 어드밴스드 패키징 개발 부사장은 "HBM의 성공은 고객과의 협력은 물론 내부 부서 간 협업 과정에서도 이전보다 열린 방식으로 일해왔기에 가능했던 일"이라며 "앞으로 더 다양해질 시장의 요구에 부응하려면 고객과 한 차원 더 높은 협력 관계를 맺고, 메모리와 시스템, 전공정과 후공정의 경계가 허물어지는 이종 간 융합을 위한 협업을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신임 임원들은 메모리는 AI 인프라의 핵심이라며 그 중요성이 갈수록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생성형 AI 기술이 교육, 의료 등 공공 서비스뿐만 아니라 기업과소비자간거래(B2C) 시장에서 주요 소비자층 분석, 상품·서비스 개발과 마케팅, 공급망 관리에까지 폭넓게 활용되고 있는 만큼 메모리 활용도가 더욱 높아질 것이라는 설명이다. 실제 AI 학습·추론을 지원하는 고성능 반도체 수요가 지속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올해 D램 시장 규모는 지난해 대비 65% 가까이 성장해 117조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AI 산업이 확장되면서 새로운 메모리 시장이 열리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오해순 낸드 어드밴스드 PI 부사장은 "그동안 AI 산업에서 낸드에 대한 주목도가 높지 않았지만 대용량 AI 서버 수요가 늘면서 eSSD와 같은 낸드 솔루션이 각광받기 시작했다"며 "여러 분야에서 신시장이 열리고 있는 만큼 다양한 메모리 제품들이 주목받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SK하이닉스는 HBM을 비롯한 AI 메모리 주도권을 지키기 위해 고객들과 긴밀하게 소통하고 있다. 아울러 이는 새로운 기회를 가져다주는 계기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다.
김기태 부사장은 "현재 시장 상황을 보면 빅테크 고객들이 AI 시장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신제품 출시 시점을 앞당기고 있다"며 "이에 맞춰 우리는 차세대 HBM 제품 등을 적기에 공급할 수 있도록 올해에 이어 내년까지의 계획을 미리 논의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손호영 부사장은 "기존 메모리의 성능을 높이고 메모리와 비메모리 등 이종 간 집적을 구현하려면 어드밴스드 패키징 기술을 고도화해야 한다"며 "이를 위해서는 다양한 분야의 글로벌 산학연 주체들과 기존 메모리 분야에서부터 융복합 반도체에 이르기까지 협력을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윤선영기자 sunnyday72@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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