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 가는 차 안, NC 김휘집 머리엔 키움 팬이 맴돌았다 "정말 과분한 사랑, 행복만 주셨다" [인터뷰]
김휘집은 트레이드 발표 직후 30일 스타뉴스와 통화에서 "키움에서의 4년을 돌아보면 아쉬운 부분도 있지만, 행복했다는 생각이 든다. 행복하다는 생각이 들 만큼 팬들에게 정말 많은 사랑을 받았다. 그래서 감사하다"고 트레이드 소감을 밝혔다.
앞서 키움은 "이날 오전 NC로부터 2025년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와 3라운드 지명권을 받고 내야수 김휘집을 보내는 트레이드를 단행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현재 대구에서 삼성 라이온즈와 3연전 마지막 경기를 앞두고 오전 10시쯤 받은 통보였다. 11시가 되기 전 대구 숙소를 나섰고 오후 1시가 조금 안 됐을 무렵 창원NC파크에 도착했다. 김휘집은 "자다가 들은 거라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그래서 꿈인가 했다. 다들 아직 자는 시간이라 모든 선수와 인사하진 못했다. 그래도 (송)성문이 형, (김)혜성이 형, (고)영우 정도 보고 나왔고 다들 '가서 잘하라'고 응원해 줬다"고 말했다.
김휘집은 양목초(히어로즈리틀)-대치중-신일고 졸업 후 2021 KBO 신인드래프트 2차 1라운드 9순위로 키움에 입단했다. 펀치력 있는 내야수로서 향후 히어로즈 내야를 이끌어갈 유망주로 주목받았다. 데뷔 첫해인 2021년 타율 0.129를 시작으로 매년 성적이 우상향하는 모습을 보이며 통산 307경기 타율 0.227(946타수 215안타) 22홈런 120타점 119득점, 출루율 0.322 장타율 0.348을 기록 중이다. 꾸준한 성장세에 지난해 일본 도쿄에서 열린 2023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에서는 첫 태극마크를 달기도 했다.
NC는 몇 년간 김휘집에 꾸준히 관심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키움 고형욱 단장에 따르면 지난해 키움에 직접 트레이드를 문의했으나, 그때는 트레이드 불가 자원이었다. 하지만 올해 들어온 신인 이재상(19), 고영우(25) 등이 빠른 성장세를 보이면서 키움의 입장에도 변화가 생겼다. NC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았고 과감하게 상위 지명권인 1라운드와 3라운드를 내주고 김휘집을 데려왔다. 한 명의 선수를 상대로 지명권 두 개를 내준 건 KBO 리그 역사상 최초다.
임선남 NC 단장은 보도자료를 통해 "김휘집 선수는 파워툴을 가지고 있는 내야수로 어린 나이에 비해 많은 경험을 가지고 있다. 장타 생산력이 좋아 팀 공격력의 깊이를 한층 더 할 수 있는 선수이고, 아직 타석에서 보여주지 못한 잠재력이 있다고 생각한다. 2루수, 유격수, 3루수 수비가 모두 가능하여 내야진 운용에도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김휘집도 NC의 관심에 고마움을 나타냈다. 그는 "성실하게 플레이하는 모습을 좋게 봐주신 것 같다. 아직 많이 부족한데 새로운 감독, 코치, 선배님들께 잘 배워서 가진 걸 더 발전시키고 싶다. 기대 주신 만큼 잘해야 한다. 지금도 오늘 경기에 나가면 어떨지 생각하고 있다"고 답했다.
한때 강정호-김하성의 뒤를 잇는 키움의 주전 유격수를 목표로 했다. 그러기 위해 김혜성을 따라 시즌 내내 철저한 식단 관리를 하는가 하면, 오프 시즌에는 축구 전문 트레이너에게 순발력과 다리 근육을 사용하는 트레이닝을 받는 등 각고의 노력을 했다. 그 노력을 가장 가까이서 지켜본 키움이기에 많은 기회를 줬지만, 좀처럼 자리를 잡지 못했다.
김휘집은 "사실 키움에서 경기에 나가는 하루하루가 난 재밌었다. 그래서 가장 좋았던 기억이라고 하면 모르겠다"며 "아쉬웠던 건 가을야구에서 우승하지 못한 것. 또 키움에서 기회를 많이 주셨는데 그 기대에 비해 잘하지 못해 아쉽다"고 솔직한 심정을 밝혔다. 그러면서도 "NC 유니폼을 입고 고척에 오면 기분이 새로울 것 같다. 키움 팬분들이 정말 과분한 사랑과 행복을 주셨다. 덕분에 정말 행복했고 그래서 더 감사했다고 말씀드리고 싶다"고 진심을 전했다.
다행히 NC에는 국가대표 동료 김주원, 김형준, 김한별, 이용준 등 친한 또래 친구들이 많다. NC 내야는 3루수 서호철-유격수 김주원-2루수 박민우-1루수 맷 데이비슨 등 확고한 주전에 백업도 나쁘지 않지만, 김휘집은 특유의 성실함으로 새로운 모습을 약속했다.
김휘집은 "밖에서 본 NC는 항상 경기하기 어려운 팀이었다. 내야가 탄탄한 팀이지만, 똑같이 야구를 할 것 같다. 키움에서처럼 팀이 더 많이 이길 수 있게 열심히 할 생각"이라며 "요즘 NC 팬들이 엄청나게 많아졌다고 느꼈다. 그런 팬들의 응원에 걸맞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김동윤 기자 dongy291@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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