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이어 PC도 살아난다…'메모리 수요' 반등 기대

美 HP 최근 실적 발표서 PC 시장 회복세 언급
모바일도 신흥국 이어 유럽까지 회복세 확산 중
메모리 2분기 예상밖 호조에 "하반기는 더 강할 것"

[서울=뉴시스]이인준 기자 = 올해 1분기(1~3월) 인도 등 신흥국을 중심으로 스마트폰 판매가 회복세를 보이는 가운데, 개인용 컴퓨터(PC) 업계도 반등 조짐이어서 메모리 업계 실적 개선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미국 컴퓨터 하드웨어업체 휴렛팩커드(HP)의 회계연도 기준 2024년 2분기(2∼4월) PS(Personal Systems) 사업부 매출은 84억2600만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 대비 3.1% 증가했다.

이 사업부 매출이 전년 대비 증가한 것은 지난 2022년 회계연도 2분기(9.3%) 이후 2년 만이다. 시장 기대치도 상회하며, 회복 기대감을 키웠다.

엔리케 로레스 HP 최고경영자(CEO)는 실적 발표 후 열린 콘퍼런스콜에서 "중요한 것은 PC, 특히 커머셜(기업용) PC에서 회복세를 보였다는 것"이라며 "올 상반기 견조한 실적을 기록한 것보다 더 강한 하반기 실적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앞서 모바일 시장도 판매 반등에 성공한 것으로 확인됐다.

최근 시장조사업체 IDC는 인도와 인도네시아 등 신흥 지역의 1분기 스마트폰 출하량이 전년 동기 대비 두 자릿수 이상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인도는 11.5% 늘어난 3400만대, 인도네시아는 27.4% 급증한 1000만대다.

또 최근 공개된 글로벌 스마트폰 4월 판매량도 전년 같은 달 대비 6%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중국이 재고 부담 우려 속에서도 전년 대비 2% 성장했다.

특히 신흥국 외에 유럽에서 본격적인 판매 성장세가 뚜렷한 모습이다. 김록호 하나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유럽 스마트폰 판매량은 3개월 연속 전년 동월 대비 증가세가 유지되는 가운데, 회복 강도가 매달 강해지며 4월 증가폭은 21%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PC와 모바일 업계의 실적 반등으로 메모리 업계 전망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PC와 모바일 시장은 메모리 업계 매출의 절반을 차지한다.

김형태 신한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연초에는 2분기에 진입하면서 D램·낸드 평균판매가격(ASP) 상승세가 크게 둔화될 것으로 예상했는데, 현 시점에서는 2분기에도 전 분기 대비 D램 가격은 10% 중반, 낸드 가격은 10% 후반대 상승이 전망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올 하반기부터 밸류체인 전반의 수요 회복이 확인되면서 안정된 재고를 기반으로 재고 보충 수요와 하드웨어 평균 스펙 상향, 수요처 다변화 등이 메모리 실적 성장을 견인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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