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내년까지 탄소 2.6억톤 줄인다… 산업 생산량 규제 강화
철강·석유화학·비철금속 등 생산량 통제키로
탄소 감축 드라이브에 ‘과잉생산’ 완화 가능성
중국이 2025년까지 이산화탄소 2억6000만톤(t)을 감축하기로 했다. 철강과 석유화학 등 산업 부문의 생산량을 통제하고, 재생에너지 비중을 늘리는 방식을 통해서다. 특히 산업 부문 생산량 규제를 강화하겠다는 부분에 이목이 쏠린다. 중국은 지난해 에너지 절감 목표 달성에 실패한 만큼 올해 보다 공격적으로 나설 것으로 전망되는데, 산업 생산량 통제가 효과적으로 이뤄질 경우 일부 분야에서 ‘과잉생산’ 문제가 다소 완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 국무원은 지난 29일 ‘2024~2025년 에너지 절약 및 탄소 감축 행동방안’을 발표하고 올해 국내총생산(GDP) 단위당 에너지 소비량과 탄소 배출량을 지난해 대비 각각 2.5%, 3.9% 줄이겠다고 밝혔다. 일정 규모 이상 공업 기업의 단위 부가가치당 에너지 소비량 역시 3.5% 감소한다. 이를 통해 올해와 내년 각각 5000만t의 표준 석탄(1kg당 7000cal 에너지양을 함유한 석탄)과 1억3000만t의 탄소 배출량을 줄이겠다는 목표다. 2년간 총 2억6000만t의 탄소 감축량 목표는 지난해 연간 탄소 배출량의 약 2%이자, 자동차 5660만대의 탄소 배출량에 해당한다.
목표 달성의 주요 수단 중 하나는 탄소를 많이 배출하는 주요 산업들의 제품 생산을 엄격하게 관리하는 것이다. 구체적인 분야로는 철강·석유화학·비철금속·건축자재·운송 등을 규제하기로 했다. 그중 철강산업의 경우, 생산량의 엄격한 통제를 받게 되며 생산설비도 교체해야 한다. 친환경 고성능 철강 제품도 개발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내년까지 표준석탄 사용량을 2000만t 줄이고, 탄소 배출량도 5300만t 감축하겠다고 했다.
석유화학산업 역시 정유부터 탄화칼슘, 인산암모늄 등 탄소 배출량이 많은 제품의 생산능력 확충이 제한된다. 또 공정을 재설계하고 재생에너지 사용량도 늘려 내년까지 표준석탄 4000만t, 탄소 1억1000만t을 줄이기로 했다. 비철금속산업에는 전해알루미늄 생산 확충 시 에너지 효율성 기준과 환경 성과 최고 수준을 맞출 것을 요구, 2년간 표준석탄과 탄소 배출량을 각각 500만t, 1300만t씩 감축 할당량을 줬다.
에너지 부문에서는 화석에너지 소비를 줄이고 친환경 발전을 강화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석탄발전소의 저탄소 전환을 강화하는 한편, 고유황 석유 코크스 사용을 금지하고 첨단 바이오 연료와 지속가능한 항공 연료 등을 사용하도록 했다. 또 시간당 35t 이하 용량의 석탄 보일러와 석탄화력시설을 없애기로 했다. 대신 재생에너지 등 비화석에너지의 소비와 발전 비중을 각각 20%, 39%까지 늘리기로 했다. 올해 1분기 중국 재생에너지 발전량은 전체 발전량의 30.9%를 차지한 바 있다.
‘세계의 공장’이라 불리는 중국은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에너지를 소비하며, 탄소 배출량도 가장 많다. ‘기후 악당’이라는 비판에서 벗어나기 위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2020년 9월 유엔총회 연설에서 2030년 탄소 배출 정점을 찍고, 2060년에는 탄소 중립을 실현하겠다는 ‘쌍탄(雙炭)’ 정책을 내놨다. 이를 위한 액션 플랜 중 하나가 2025년 GDP 단위당 에너지 소비량을 2020년 대비 13.5% 줄이는 것이다.
하지만 지난해의 경우 중국은 목표 달성에 실패했다. 당초 GDP 단위당 에너지 소비량을 2% 줄이겠다고 약속했는데, 실제로는 0.5% 줄이는 데 그쳤다. 2020년부터 3년간 총감소량도 2%에 불과해 2025년 목표(13.5%)를 달성하기엔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전력 부문 탄소 배출량도 석탄 발전량 증가로 지난해에만 5.2% 늘었다. 이에 중국 거시경제 총괄 부처인 국가발전개혁위원회는 올해 탄소 배출량을 줄이고 에너지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노력을 두 배로 쏟겠다”라고 밝히기도 했다.
올해 목표 달성 여부는 지켜봐야겠지만, 중국이 약속대로 탄소 감축을 위해 산업 부문 생산량을 강하게 통제한다면 ‘과잉생산’ 해소 측면에서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산업계 관계자는 “중국은 내부 수요보다 많은 양을 생산하고, 남은 제품은 수출하고 있는데 여기서 한국을 비롯한 많은 나라들이 (중국산 저가 제품에) 영향을 받고 있다”라며 “중국의 생산량이 실제로 줄어들게 된다면 세계 시장은 가격 안정화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Copyright ⓒ 조선비즈 & Chosun.com -
Copyright © 조선비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4만전자 코 앞인데... “지금이라도 트럼프 리스크 있는 종목 피하라”
- 역대급 모금에도 수백억 원 빚… 선거 후폭풍 직면한 해리스
- 국산 배터리 심은 벤츠 전기차, 아파트 주차장서 불에 타
- 금투세 폐지시킨 개미들... “이번엔 민주당 지지해야겠다”는 이유는
- [단독] 신세계, 95年 역사 본점 손본다... 식당가 대대적 리뉴얼
- [그린벨트 해제後]② 베드타운 넘어 자족기능 갖출 수 있을까... 기업유치·교통 등 난제 수두룩
- [보험 리모델링] “강제로 장기저축”… 재테크에 보험이 필요한 이유
- “요즘 시대에 연대보증 책임을?” 파산한 스타트업 대표 자택에 가압류 건 금융회사
- 홍콩 부동산 침체 가속화?… 호화 주택 내던지는 부자들
- 계열사가 “불매 운동하자”… 성과급에 분열된 현대차그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