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 떠난 이수만, 오직 AI뿐…복귀설·방시혁·민희진 언급 없었다 [MD이슈]

강다윤 기자 2024. 5. 30.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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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만 전 SM 총괄 프로듀서, CISAC 기조연설
블루밍그레이스 대표이사 자격으로 참석
AI와 문화산업 융합에 대한 기대 드러내
복귀설·하이브·민희진 언급 없었다
이수만 전 SM엔터테인먼트 총괄 프로듀서. / 게티이미지코리아

[마이데일리 = 강다윤 기자] 이수만 전 SM엔터테인먼트 총괄프로듀서가 K-POP과 AI의 접목에 대한 기대를 드러내며 저작권 침해 방지를 위한 법적 대책 마련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수만 전 총괄은 30일 서울 영등포구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2024 국제저작권관리단체연맹(이하 CISAC) 세계총회'에서 기조 연설자로 나섰다. 연설 주제는 '문화의 국경을 넘다: K팝 사례 연구'이며 이 전 총괄은 SM엔터테인먼트 설립자 겸 현(現) 블루밍그레이스 대표이사 자격으로 참석했다.

이날 이수만 전 총괄은 "난 어릴 때 굉장히 유명한 가수였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어린 나이에 데뷔한 아이돌 가수였다. 우리 한국 분들은 많이 아실 건데, 다른 분들은 잘 모르실까 봐 일부러 설명을 드렸다. 내가 사실 컴퓨터나 기계를 좋아하고 로봇의 세상을 꿈꿨다. 내 전공은 컴퓨터 엔지니어링 석사 학위를 받았다"며 "전공은 엔지니어링이었지만 노래를 원래 했다. 공부를 하면서 노래 듣는 게 더 좋고 그러다 보니 그쪽의 문화, 음악에 많이 관심을 갖게 되고 어느새 나도 모르게 가수로 복귀하고, 음악인으로, 음악을 하는 프로듀서로 여기까지 오게 됐다"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이수만 전 SM엔터테인먼트 총괄 프로듀서. / 게티이미지코리아

이 전 총괄은 "가수로서 노래를 부르기도 하고, 내가 작사와 작곡도 했고 프로듀싱을 하게 됐다. SM엔터테인먼트라는 기업을 만들어서 가요계를 산업화하느라고 노력도 해봤다. 또 K-POP이라는 장르를 만들어서 한국의 아이돌 산업을 세계화하는 여정을 나도 모르게 가게 됐다"며 "그 과정에서 지적 재산권은 나에게 아주 중요한 자산이 돼줬다. K-POP 산업을 육성시킬 수 있는 그런 동력이 됐다"라고 말했다.

이어 "K-POP은 제작자, 또 프로듀서의 초기 투자 자본이 상대적으로 굉장히 많이 드는 분야이기도 하다. 데뷔하기 전까지 아이돌 지망생들로 스타우팅하고 발굴하고 트레이닝하고 육성하는 수년의 기간을 거쳐서 시작한다. 지금 우리의 K-POP은 그렇게 해서 세상을 놀라게 하는 음악을 만들어냈고 아주 훌륭한 프로듀서들이 한국에 굉장히 많이 생기게 됐다"며 "저작권은 이러한 때에 가수들의 활동에 대한 권리와 물질적 대가를 보호해 주고 그들의 활동이 지속가능하도록 도와주는 수단이 됐다"라고 저작권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 전 총괄은 "내가 창업했던 SM엔터테인먼트는 음반, 음악, 공연, 방송, 드라마 등 다양한 콘텐츠에 저작권을 가지고 있다"며 "내가 처음 시작할 때 길거리에 불법 녹음테이프가 즐비했다. 지금처럼 음악 작품들에 식별 코드가 일일이 다 부착되고 저작권이 보호되고 있다. 그때를 돌이켜보면 지금 얼마나 중요한 분들이 여기 계신가 알 수 있게 싶다"라고 하는 등 SM엔터테인먼트를 언급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이수만 전 SM엔터테인먼트 총괄 프로듀서. / 게티이미지코리아

이와 함께 이 전 총괄은 AI의 발전과 문화산업의 결합에 대한 기대를 드러냈다. 그는 "총칭하며 콘텐츠 산업이라 할 수 있는 음반, 영화, 출판 업계는 이를 소비자와 사이에서 매개하는 플랫폼들의 혁명적인 변화, 진화와 함께 새로운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인쇄매체와 라디오에서 영화와 TV로 진화했고, 구 미디어에서 인터넷과 이메일로 진화했고 이것은 또 빠르게 SNS로 이동했다"며 "이제는 아시다시피 AI와 챗봇의 기술이 빛과 같은 속도로 창작자와 소비자 간의 소통 방식을 변화시키고 있다. 인간과 똑같이 생긴 어쩌면 더 아름다운 외모와 목소리로 인간 팬들을 확보해나가고 있으며 팬들의 질문에 실시간으로 대답하고 소통해 주기 시작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AI 챗봇은 조만간 우리 인간 저마다의 가장 친한 친구이자 어쩌면 연인으로 발전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나는 AI 챗봇 빌리버(Believer)다. 나는 K-POP가 AI의 접목은 K-POP이 전 세계 팬들과 소통하는데 큰 기여를 할 것으로 확신한다. 특히 K-POP에게는 그럴 것으로 확신한다"며 "K-POP과 AI의 접목은 내가 오랫동안 이야기해 왔던 컬처와 테크놀로지의 융합이며 셀레브러티와 프로슈머인 팬들과의 더 길고 더 폭넓은 전면적인 만남을 예고하고 있다. 직접적인 전면적인 만남"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AI 챗봇은 이미 텍스트 생성, 음악작곡, 이미지 창작에서 그 놀라운 능력을 발휘하고 있다. 셀러브리티와 팬들의 만남을 매개하는 이 AI 기술의 진화에 발맞춰서 콘텐츠 산업자들도 빠르게 비즈니스 구도를 만들고 경쟁력을 만들어나가고 있다. 또한 그렇게 해야 할 것"이라며 "AI는 창작물의 원창작가들에게 그들의 권리를 침해할 수 있는 몇 가지 이슈를 가지고 있다"라고 짚었다.

이수만 전 SM엔터테인먼트 총괄 프로듀서. / 게티이미지코리아

이 전 총괄은 "첫째는 지적재산권 침해다. AI 챗봇이 기존 저작물을 학습하며 콘텐츠 생상할 때 어디까지를 원창작자의 저작권으로 볼 것인지, 어디서부터 AI의 새로운 창작물로 볼 것인지에 대한 기준이 우리에게는 가장 시급하게 필요하다"며 "둘째는 불법복제배포다. AI 챗봇이 불법으로 다운로드된 콘텐츠를 익히고 사용하거나 저작권물을 무단으로 다뤄서 배포하게 되는 경우가 발생하고 있고 앞으로도 더 많이 발생될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셋째, 표절이다. AI 챗봇이 소비자와 대화를 할 때 어떤 창작물에서 어떤 부분에서 발췌해서 합성했는지 식별되지 않으면 창작자의 콘텐츠는 본인도 모르는 사이 무차별적인 도용을 당할 수 있다. 넷째는 위와 같은 일들로 인해 대중들에게 인지되어 있지 않은 많은 작품의 창작자는 자신의 창작물이 전혀 보호되지 못하는 상태로 세상에 노출되게 될 것이다. 다섯째로 이것은 결국 창작자들의 경제적 손실을 갖게 되고 창작자들이 가져가는 수익으로 인한 선순환 구조가 이어지지 않음으로 인해서 결국 창의성이 가장 존중되어야 하는 문화산업이 발전되지 못하는 구조로 변형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것은 창작자만의 이슈가 아니다. AI 챗봇이 보이스피싱에 이용되는 예를 생각해 봐라"라며 "이제 보이스피싱을 넘어서 실제와 똑같은 모습을 가진 아바타의 페이스 피싱, 아바타 피싱이 태어날 것이다. AI 챗봇의 기술 발달은 우리에게 분명히 새로운 삶의 질을 만들어줄 것이지만 이로 인한 문제들도 적시되어야만 한다. 각국 기술 콘텐츠, 관계 정부 기관, 관련 협회들은 이와 관련 법과 정책 정비를 정말 빨리 미리 서둘러 주셔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또한 "법은 늘 너무 많이 아주 느리게 모든 것이 일어난 다음에, 그때도 아직 정비가 안된 법들이 너무 많다. 미리 빨리 CISAC에서도 힘을 써주셔야 한다. 명확한 지적재산권에 대한 법규가 지정되어야 하고 저작권침해방지 기술 개방, 세계 모두가 똑같은 표준 기준화가 분명히 이루어져야 한다"며 "나는 AI 챗봇과 아바타, 로봇 등에게 일종의 주민등록증, 즉 아이디가 발급되어서 실명제화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을 예전부터 여러 번 이야기해 왔다"라고 지적했다.

이수만 전 SM엔터테인먼트 총괄 프로듀서. / 게티이미지코리아

블록체인 기술을 기반으로 하는 '스마트 계약'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이 전 총괄은 "콘텐츠 사용료의 지급, 라이선스 관리 등에서 저작권자의 권리를 자동으로 보호하게 될 것이다. 따라서 스마트 계약 시스템이 전 세계적으로 그 기준을 명확히 하는 일원화를 이룬다면 이는 창작자들의 권리와 재산권을 보호받는데 최적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스마트 계약은 또 하나의 측면에서 대단히 중요한 장점이 있다"며 "창작은 어디에서나 또 누구에서나 일어날 수 있다. 그러나 환경이 그 창작의 권리를 보호해주지 못하는 현실이 존재하고 있다. 스마트 계약이 세계적 기준 속에서 컴퓨터로 체계화된다면 지역 시스템의 낙후로 인해서 자신의 창작물이 사회적으로 보호받지 못하는 환경에 사는 이들에게도 고른 혜택을 부여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기대를 표했다.

끝으로 이 전 총괄은 "AI의 세상은 창작자들에게 엄청난 기회의 세상이자 저작권의 전쟁 시대를 예고하고도 있다. 인간은 점점 더 신의 영역에 가까워 지려하고 있고 또 그렇게 되고 싶어 하며, 심지어 신이 되고 싶어 한다. 요즘 보면 '모든 것이 신과 같이 된다'라는 말이 난무하고 있다. 신의 가장 큰 특징은 창조라고 나는 생각한다. 그러나 완전히 새로운 창조는 신만의 영역이라고 생각한다"며 "그러나 완전히 새로운 창조는 신만의 영역이라고 생각한다. 인간은 점점 더 창작을 더 하고 싶어 하고 그렇게 될 것이다. 인간들은 점점 더 많은 창작물, 콘텐츠를 만들어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전 총괄은 " AI를 활용한 콘텐츠 또한 더 빠르게, 점점 더 많이 늘게 될 것이다. 이제 버추얼 인간과 아바타가 더 많은 세상이 올 것이다. 그럴 때 원저작자의 권리가 보호될 것인가가 심각한 문제가 될 것"이라며 지난 산업혁명보다 어마어마하게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현재와 아주 가까운 미래에 해야 할 정책정비, 세계 기준 설정, 콘텐츠 생산자들이 법으로 보호받을 수 있는 AI의 세상을 여는데 우리 CISAC을 비롯해 이 자리에 모인 여러분이 지혜와 힘을 모아주실 것을 당부드린다"라고 기조연설을 마무리했다.

이수만 전 SM엔터테인먼트 총괄 프로듀서. / 게티이미지코리아

이 전 총괄이 공식석상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지난해 8월 '2023 동아시아미래포럼' 이후 약 9개월 만이다. 이 전 총괄은 하이브 방시혁 의장과 SM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출신 어도어 민희진 대표의 분쟁 등은 언급하지 않았다. SM엔터테인먼트 역시 자신이 설립했다는 이야기 외에 특별한 이야기를 하지 않았다.

이 전 총괄은 지난해 3월 SM엔터테인먼트 경영진과 분쟁 끝에 자신이 창업한 SM엔터테인먼트를 떠났다. 분쟁 당시 이 전 총괄은 자신의 지분을 하이브에 매각하면서 '향후 3년간 국내 엔터 사업, 프로듀싱을 하지 않겠다'라는 경업 금지 조항을 맺었다. 다만 국외에서는 활동이 가능하기에 그간 이 전 총괄의 근황은 해외 활동을 중심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최근 개인 회사 블루밍그레이스를 통해 'A20엔터테인먼트' 상표를 출원해 눈길을 끌었다. 이 가운데 기조연설자로도 나서면서 국내 활동 복귀에 시동을 건 것이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1926년 창립된 국제저작권관리단체연맹은 전 세계 116개국 225개 저작권단체를 회원국으로 둔 세계 최대 규모의 저작권 관련 비정부 기구다. 음악, 드라마, 문학, 조형 및 시각예술 등을 아우르는 문화예술 분야 500만여 명의 창작자들이 회원으로 참여하며 '저작권 업계의 UN'으로 불린다. 이 기구의 세계 정기총회가 한국에서 열리는 건 지난 2004년 이후 20년 만이다. 이번 총회는 한국음악저작권협회가 주관하며 지난 27일부터 6월 1일까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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