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PO 순항하는 케이뱅크…기대 커지는 우리은행
‘제4인뱅’ 발들이는 우리은행…케이뱅크 영향은?
(시사저널=정윤성 기자)
케이뱅크가 다음달 상장예비심사를 신청하는 가운데, 업계에서 긍정적인 전망이 나온다. 1분기 호실적을 기록했을 뿐만 아니라 향후 성장 가능성 또한 높은 것으로 평가 받으면서다. 지난해 얼어붙었던 기업공개(IPO) 시장까지 반전된 모습을 보여주면서 케이뱅크의 상장 가능성은 그 어느 때보다 높다. 그리고 이 효과는 케이뱅크의 2대 주주인 우리은행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는 역할을 했다.
30일 금융권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내달 중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위한 상장예비심사 청구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상장예비심사는 IPO를 위한 사전심사다. 이를 통과하면 통상 6개월 내에 상장이 마무리된다. 따라서 케이뱅크는 연내 상장을 마무리 짓겠다는 구상을 세웠다.
케이뱅크는 외부환경이 개선된 점을 고려해 상장에 드라이브를 거는 모습이다. 최근 IPO 최대어로 꼽힌 HD현대마린솔루션의 상장 이후 시장 여건이 우호적으로 변하면서다.
앞서 케이뱅크는 2022년에도 한 차례 상장을 추진했다. 당시 시장 상황과 투자심리 위축 등 외부 요인으로 인해 IPO 시장이 위축되자 상장을 포기한 바 있다. 이 때문에 지난해보다 신중하게 움직일 것이라는 평가가 있었지만, 올 초부터 상장 작업에 속속 착수하고 있다.
실적도 긍정적이다. 케이뱅크는 올해 1분기 507억원의 순이익을 달성하며 분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5배 수준으로 늘었다. 이용 고객 수도 성장세를 이어가며 1000만 명을 넘겼다. 기업평가에 중요한 성장성을 지난해보다 한층 강조할 수 있게 됐고, 투자자들의 투심도 자극할 적기라는 판단이다.
최근 시장에서도 우호적인 전망이 나온다. 박혜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케이뱅크의 성장성을 감안하면 올 연말쯤 상장을 예상하는데, 자기자본은 2조원을 상회할 것"이라며 "기업가치는 5조4000억원까지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그 이유와 관련해선 "중·저신용자대출 충족 비율이 32%로 이미 요구하는 수준을 충족했기 때문에 신용대출에 집중할 필요가 없고, 아파트담보대출, 전세담보대출 등 담보대출 위주의 성장 중"이라며 "지난해 자산건전성 우려에 대한 대비로 대손비용을 상당히 보수적으로 적립하면서 올해부터는 이 부분에 대한 부담도 완화됐다"고 분석했다.
우리銀, 투자수익 쏠쏠할 듯…'제4인뱅' 투자도 탄력받나
우리은행에게도 시선이 쏠린다. 우리은행은 케이뱅크 주식 12.6%를 가진 2대주주이기 때문이다. 케이뱅크가 상장하면 케이뱅크 주가와 우리은행이 보유한 케이뱅크 주식 차액만큼 주식매매이익에 반영할 수 있게 된다. 주식을 팔지 않아도 회계상 당기순이익으로 반영된다. 케이뱅크가 흥행을 거둬 상장에 성공하면, 우리은행이 거둘 회계상 이익도 커지게 되는 것이다.
우리은행은 케이뱅크 주식 4만7246주를 1주당 5000원에 매입했다. 이에 따른 취득원가는 2362억원이다. 이날 기준 케이뱅크의 주식은 장외시장에서 1만7000원 선에 거래되고 있다. 현재 우리은행이 가진 케이뱅크 주식의 가치는 약 8031억원(1만7000원×4만7246주)이 된다. 이렇게 가정해도 6000억원에 가까운 차익을 남길 수 있는 셈이다. 물론 장외가격이 반드시 공모가격으로 이어지진 않지만 업계 전망이 긍정적인 만큼 5000원만 넘어서면 큰 이익을 남길 수 있다는 전망이다.
실제 지난 2022년 국민은행은 카카오뱅크 상장 이후 보유 중인 주식을 팔아 큰 일회성 이익을 거뒀다. 당시 국민은행은 카카오뱅크 주식 3810만 주 가운데 1476만 주를 팔아 4237억원의 차익을 냈다. 토스뱅크의 주식을 보유한 하나은행도 마찬가지다. 토스뱅크가 지난해 3분기부터 흑자를 보기 시작하면서 하나은행도 투자 지분을 통한 이익을 내기 시작했다.
특히 우리은행이 케이뱅크로 쏠쏠한 이익을 거두면, 제4인터넷은행 추진에도 탄력을 받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최근 우리은행은 제4인터넷은행 설립을 준비하는 KCD 컨소시엄에 공식적인 투자 의향서를 전달했다. 투자 목적을 두고 다양한 해석이 나오는 가운데, 초기 수천억원의 자본금이 투자되는 점을 고려하면 케이뱅크로부터 얻은 것과 유사한 방식의 이익 역시 염두에 뒀다는 분석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소상공인을 지원하는 상생금융의 취지로 참여하게 됐다"며 "참여가 확정되면 이후 의사결정은 은행장 직속 신사업추진위원회에서 내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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