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환경부, 공주보 몰래 수문 닫아 ‘도둑 담수’…재가동 의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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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가 한 달 전인 4월 말부터 금강 공주보 수문을 닫아 담수를 시작한 것으로 확인됐다.
보에 설치된 소수력발전 시설을 시험 가동하려는 목적이라는 게 환경부 설명이지만, 수문을 완전히 닫았을 때 도달하는 수위(8.75m)의 80%까지 담수하지 않으면 소수력발전이 불가능해 세종보와 함께 공주보를 재가동하기 위한 사전 작업이란 의심을 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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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부 “소수력발전 시설 시험가동 목적”
환경부가 한 달 전인 4월 말부터 금강 공주보 수문을 닫아 담수를 시작한 것으로 확인됐다. 보에 설치된 소수력발전 시설을 시험 가동하려는 목적이라는 게 환경부 설명이지만, 수문을 완전히 닫았을 때 도달하는 수위(8.75m)의 80%까지 담수하지 않으면 소수력발전이 불가능해 세종보와 함께 공주보를 재가동하기 위한 사전 작업이란 의심을 사고 있다.
30일 한겨레 취재를 종합하면, 환경부는 지난달 말부터 공주보 수문을 닫아 담수를 시작했다. 금강홍수통제소 자료를 보면, 4월25일까지 3m대를 유지하던 공주보 수위는 4월26일 4m 넘겼고, 5월24일엔 6.42m까지 상승했다가 이후 조금 내려가 현재 6.1m로 유지 중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공주보의 소수력 발전시설을 시험 가동하려고 지난달 말부터 물을 가두기 시작했으나, 주변 상황을 모니터링한 결과 (근처 모래톱에 있는) 새알 침수 위험 등 생태계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확인돼 (애초 목표인 7m까지) 수위를 더 올리지 못하고 6m 수준으로 유지하는 상황”이라 밝혔다. 공주보 인근 고마나루 등의 모래톱은 매년 꼬마·흰목물떼새 등이 찾아와 번식하는 장소다. 흰목물떼새는 환경부가 지정한 멸종위기 야생동물 2급이다. 환경부가 백제문화제 개최를 이유로 공주보에 물을 가둘 때마다 고마나루 모래톱은 펄밭으로 변했고, 물을 뺀 뒤 환경단체와 시민들이 펄을 수작업으로 걷어내 물떼새 서식지인 모래톱을 복원하는 일이 반복됐다.
환경부의 이번 공주보 담수는 조용히 이뤄졌다. 윤석열 정부 출범 초기인 2022년 6월 가뭄을 이유로 공주보 담수를 할 때도 환경부는 관련 사실을 보도자료를 통해 미리 알린 바 있다. 보 수문을 닫거나 개방해 강 수위가 급격하게 변하면 강에서 이뤄지는 어로작업이나 주변 농사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해 환경부 관계자는 “이미 정부는 4대강 보 운영을 정상화해 탄력적으로 하겠다고 밝혔다”며 “보를 가동할 때마다 그 사실을 공지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세종보 재가동을 막기 위해 한 달째 천막농성 중인 지역 환경단체는 환경부가 소리 소문 없이 공주보 담수를 시작한 것을 우려스러운 시선으로 바라본다. 박은영 대전충남녹색연합 사무처장은 “소수력발전을 하려면 공주보 수문을 거의 닫아 물을 채워야 한다. 발전시설 시험 가동을 위해 담수를 했다는 건 세종보와 함께 공주보에도 본격적으로 물을 가두겠다는 뜻으로밖에는 해석되지 않는다”고 했다.
최예린 기자 floy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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