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 송전탑’ 강행 10년…희망버스 다시 달린다

최상원 기자 2024. 5. 30.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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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11일은 밀양 765㎸ 송전탑 건설 반대 농성장을 행정대집행하고 10년이 되는 날이다.

남어진 '밀양 765㎸ 송전탑 반대 대책위원회' 집행위원은 "밀양에선 아직도 18개 마을 143가구의 주민들이 '송전탑이 지어졌으니 투쟁은 끝났다'는 거짓말에 맞서 싸우고 있다. 10년 전 '우리가 밀양이다'라고 외치며 희망버스를 타고 밀양에 와서 주민들과 함께 싸웠던 활동가들도 다시 모이고 있다. '전기는 눈물을 타고 흐른다'는 진실은 지금도 변함이 없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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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양 765㎸ 송전탑 반대 대책위
‘윤석열 핵폭주 원천봉쇄 결의대회’
2015년 1월 초 경남 밀양시 상동면 고답마을 115번 송전탑 아래에서 주민들이 송전탑 시험전송을 막기 위해 눈을 맞으면서 농성을 벌이고 있다. ‘밀양 765㎸ 송전탑 반대 대책위원회’ 제공

6월11일은 밀양 765㎸ 송전탑 건설 반대 농성장을 행정대집행하고 10년이 되는 날이다. 10년 전 밀양주민들과 함께 송전탑 건설을 막기 위해 싸웠던 전국의 활동가들이 다시 희망버스를 타고 밀양으로 달려오고 있다.

‘밀양 765㎸ 송전탑 반대 대책위원회’는 30일 “경남 밀양시 영남루 맞은편 밀양강 둔치공원에서 6월8일 오후 4시 ‘밀양 송전탑 6.11 행정대집행 10년 윤석열 핵 폭주 원천봉쇄 결의대회’를 연다”라고 밝혔다.

이날 서울·부산·대구·광주·대전·울산 등 전국 15개 지역 146개 단체 활동가 800여명이 ‘다시 타는 밀양희망버스’를 이용해 모일 예정이다. 이들은 이날 오후 1시 밀양시 여수·고정·평밭·용회마을과 경북 청도군 삼평리 등 5개 마을에 들러서 사전결의대회를 한다. 참가자들은 마을주민들과 함께 초고압 송전탑을 둘러보고, 대동제를 열 계획이다. 또 희망버스를 타고 오는 동안 작성한 ‘나에게 밀양은’이라는 제목의 엽서를 주민들 앞에서 낭독한다.

활동가들과 주민들은 이날 오후 4시 밀양강 둔치공원에 모여서 결의대회를 연다. 경북 경주, 전남 영광, 강원 홍천 등 발전소 문제로 어려움을 겪는 지역 주민들도 참가할 예정이다.

남어진 ‘밀양 765㎸ 송전탑 반대 대책위원회’ 집행위원은 “밀양에선 아직도 18개 마을 143가구의 주민들이 ‘송전탑이 지어졌으니 투쟁은 끝났다’는 거짓말에 맞서 싸우고 있다. 10년 전 ‘우리가 밀양이다’라고 외치며 희망버스를 타고 밀양에 와서 주민들과 함께 싸웠던 활동가들도 다시 모이고 있다. ‘전기는 눈물을 타고 흐른다’는 진실은 지금도 변함이 없다”라고 말했다.

‘밀양 송전탑 6.11 행정대집행 10년 윤석열 핵 폭주 원천봉쇄 결의대회’가 6월8일 오후 4시 경남 밀양시 밀양강 둔치공원에서 열린다.

한국전력공사(한전)는 ‘765㎸ 신고리~북경남 송전선로 건설사업’을 2008년 착공해 2014년 완공했다. 이 사업은 울산 울주군 신고리원전에서 생산한 전기를 경남 창녕군 북경남변전소로 보내기 위해 울산 울주군, 부산 기장군, 경남 양산·밀양시와 창녕군 등 5개 시·군 90.5㎞ 구간에 밀양 69개 등 송전탑 161개를 세우고 송전선로를 설치하는 국책사업이었다.

밀양주민들은 2005년 5월 초고압 송전선로가 마을과 논·밭·축사 인근을 통과할 것을 알게 됐고, 이때부터 송전탑 건설 반대투쟁에 나섰다. 주민들은 송전탑 건설 예정지에 움막을 짓고 밤낮으로 감시하면서, 마을에서 멀리 떨어진 곳으로 송전선 노선을 바꾸거나 전압을 낮춰 지하에 설치할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한전은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거나 현실성이 없다며 주민 요구를 거부하고, 보상만 강조했다. 주민들이 물러서지 않자, 한전은 2013년 8월1일 특수사업보상내규를 바꿔 피해주민들에게 개별보상을 하기로 결정했다. 가구별 개별지원금을 받으려면 송전탑 건설에 반대하지 않으며 이후 발생하는 문제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겠다는 내용의 약정서에 도장을 찍어야 했다. 개별지원금은 이웃사촌끼리 등을 돌리고 싸우게 만드는 등 오손도손 살아가던 마을공동체를 파괴했다.

결국 한전은 2014년 6월11일 공권력을 동원해 주민들의 농성장을 강제철거하고 송전탑 건설공사를 강행했다. 이 과정에서 밀양 주민 2명이 스스로 목숨을 끊고 383명이 입건됐다. 정부는 경찰 73명을 포상하고 10명을 특진시켰다.

최상원 기자 csw@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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