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식집계 없는 소년체전…체육발전 저해 ‘부메랑’
국민·체육인 알권리 제한에 “전문 체육 퇴보 부채질” 우려 목소리 높아
꿈나무 스포츠 축제인 제53회 전국소년체육대회가 지난 25일부터 나흘간 전라남도에서 전국 17개 시·도 1만2천여 명의 선수가 참가해 열전을 펼쳤다.
지난 1972년 창설된 전국소년체전은 ‘몸도 튼튼, 마음도 튼튼, 나라도 튼튼’이라는 구호 아래 초·중학교 선수들이 개인과 학교, 고장의 명예를 걸고 기량을 겨루는 국내 최대의 유소년 종합체육대회로 30여 년간 대한민국 체육이 국제 무대에서 위상을 떨치는 데 기여했다.
하지만 일부 시·도 교육계의 요구를 대한체육회가 받아들이는 안일한 행정으로, 저변은 약화되고 당초 대회 창설 취지는 점점 퇴색하고 있다.
특히 과열경쟁을 유발시킨다는 이유로 종합시상제 폐지에 이어 최근에는 메달집계 조차 하지 않은 채 홈페이지에는 시·도별 메달과 종목별 메달 집계, 메달 명세 조차 노출 시키지 않아 체육 관계자와 학부모들의 원성을 사고 있다.
스포츠는 공정한 경쟁을 통해 순위를 가리고 이를 토대로 학교와 시·도대표의 자긍심을 고취시키는 것이지만 일부 열세 시·도의 의견을 받아들여 기본적인 집계 정보조차 제공하지 않고 있는 것이다.
아이러니 한 것은 과열경쟁 방지 미명 하에 메달 집계 상황을 공개하지 않으면서 전국 각 시·도는 자체적으로 순위 집계를 계속하고 있다. 경기도와 서울시 등 상위권 시·도는 물론 광역시와 비슷한 전력의 시·도간 결과를 토대로 내부 보고 자료를 만들고 있다.
이로 인해 각 시·도에서는 교육청과 체육회별로 여러 명이 현지에 파견돼 결과 집계 작업에 매달리는 등 시간과 인력 낭비를 하고 있음에도 대한체육회는 전혀 개선의 의지를 보이지 않은 채 전문 체육이 쇠퇴하고 있다고 우려한다. 잘못된 행정이 부메랑이 돼 돌아오고 있는 것이다.
더욱이 과열경쟁이 공식 집계를 하지 않는 이유라면 아예 종합대회인 소년체전을 폐지하고 종목별 주말리그 등으로 운영되는 편이 바람직하다. 어려서 부터 순위 경쟁에 익숙한 선수들에게 단순히 집계 정보를 하지 않는다고 과연 무엇이 달라진다는 것인지 납득하기 어렵다.
더불어 그렇다면 장애인체육도 똑같이 적용돼야 하지만 불과 2주전 끝난 전국장애학생체육대회는 메달 수상자와 시·도, 종목별 메달 집계를 모두 공개하고 있음에도 부작용 없이 치러지고 있다.
스포츠는 경쟁을 통해 순위를 가리고 승자는 성취의 기쁨을 패자는 실패를 거울 삼아 더 큰 발전을 위해 노력하는 과정이다. 이제라도 시·도 교육계와 대한체육회가 소년체육대회의 본질을 외면한 자가당착 적인 사고에서 벗어나 국민과 체육인들의 알권리 보장을 위해 운영 방식을 개선해야 한다.
황선학 기자 2hwangpo@kyeongg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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