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퇴근 시간 늘어나면 이혼도 증가”…경기→서울 출근, 평균 65분 걸린다는데 [필동정담]

김인수 기자(ecokis@mk.co.kr) 2024. 5. 30.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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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가 통신·대중교통 빅데이터를 활용해 조사했더니, 수도권에서 서울로 출근하는 데 평균 71분이 소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서울 시민은 출근 시간이 짧다.

45분 이상 장시간 출근을 5년 이상 지속한 이들의 이혼율은 나쁘지 않았다.

출근 시간이 그보다 짧은 이들의 이혼율과 거의 차이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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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하철 승강장에서 전동차를 기다리는 승객들 모습. ‘지옥철’이라고 불릴 정도로 혼잡한 전동차 안에서 장시간 출퇴근에 시달리는 건 고통스러운 일이다. <연합뉴스>
서울시가 통신·대중교통 빅데이터를 활용해 조사했더니, 수도권에서 서울로 출근하는 데 평균 71분이 소요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천에서 서울로는 76.5분, 경기에서 서울로는 65.4분이 걸렸다. 퇴근 시간까지 더하면 수도권 주민은 서울 출퇴근에만 2시간 이상을 쓰고 있는 셈이다. 반면 서울 시민은 출근 시간이 짧다. 절대다수인 89%가 서울 안으로 출근한다. 소요 시간은 35.3분이다. 경기·인천으로 출근한다고 해도 59.4분이었다.

긴 통근 시간은 삶의 만족도를 떨어뜨린다. 스위스 경제학자 브루노 프레이의 연구에 따르면 출근 시간이 1시간 길어지면 급여가 무려 40% 올라야 삶의 만족도가 비슷해진다고 했다. 하지만 우리는 막상 통근 시간이 늘어나기 전에는 그게 얼마나 큰 고통인지 모른다. 그래서 종종 더 큰 집에 살고, 약간 더 높은 급여를 받기 위해 출퇴근 시간을 늘리는 잘못된 선택을 하곤 한다. 이를 브루노 프레이는 ‘통근의 역설’이라고 했다.

특히 장시간 통근을 하는 이들은 가족과 함께 하는 시간이 줄어드니, 가족 관계에 문제가 생길 위험이 크다. 실제로 스웨덴 우메오 대학교 연구팀에 따르면 통근 시간이 길어지면, 이혼률이 올라갔다. 이 대학 연구팀이 스웨덴인 200만 명을 10년간 추적 조사한 결과, 출근에 45분 이상이 걸리는 이들은 이혼 확률이 40% 높아졌다. 이 분석이 한국에도 들어맞는다면, 출퇴근 시간이 긴 수도권 직장인은 이혼 위험이 높을 것만 같다.

다만 너무 좌절할 필요는 없다. 45분 이상 장시간 출근을 5년 이상 지속한 이들의 이혼율은 나쁘지 않았다. 출근 시간이 그보다 짧은 이들의 이혼율과 거의 차이가 없었다. 긴 통근 시간에도 불구하고, 가족이 적응하고 함께 어울릴 방법을 찾았다면, 문제가 안 된다는 뜻이다.

다만 이사나 이직으로 갑자기 통근 시간이 길어졌다면 부부 관계에 더욱 신경쓸 필요가 있다. 부부 중 한 명에게 양육과 가사 부담이 쏠린다면 뜻하지 않게 관계가 흔들릴 수 있다.

김인수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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