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 벌써 잊었나…일, 노후원전 수명 연장 줄줄이 승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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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서 2011년 3월 동일본 대지진에 따른 후쿠시마 제1원전 폭발 사고를 계기로 마련된 '원전 수명 40년' 원칙이 전혀 지켜지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정부가 '극히 예외적'인 경우에만 20년을 연장하겠다고 밝혔지만, 원전 회사가 신청하면 모두 허용이 되고 있다.
극히 예외적일 때 '20년 연장'이나 '최장 60년' 등 일본 원전의 기본 원칙이 형해화되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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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은 신청만 하면 20년 연장…‘60년 제한’도 완화
일본에서 2011년 3월 동일본 대지진에 따른 후쿠시마 제1원전 폭발 사고를 계기로 마련된 ‘원전 수명 40년’ 원칙이 전혀 지켜지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 정부가 ‘극히 예외적’인 경우에만 20년을 연장하겠다고 밝혔지만, 원전 회사가 신청하면 모두 허용이 되고 있다.
일본 원자력규제위원회가 29일 일본 혼슈 후쿠이현에 있는 간사이전력 다카하마원전 3·4호기 운전 기간을 20년 연장하는 방안을 승인했다. 다카하마원전 3·4호기는 각각 내년 1월과 6월에 운전을 시작한 지 40년이 된다. 이번에 20년 추가 연장이 가능해지면서 2045년까지 가동할 수 있다.
일본 정부는 후쿠시마 제1원전 폭발 사고 다음 해인 2012년 안전 규제 강화 차원에서 관련 법을 개정해 원전 최장 운전 기간을 60년으로 제한하는 규정을 만들었다. 원전의 운전 기간을 원칙적으로 40년으로 하되, ‘극히 예외적’으로 원자력규제위의 허가를 받아 20년을 연장할 수 있게 했다.
하지만 발전 회사가 ‘20년 연장’ 신청을 하면 원자력규제위는 100% 허가를 해주고 있는 모습이다. 현재 일본에서 수명이 60년으로 늘어난 원전은 다카하마원전 1·2호기, 미하마원전 3호기, 도카이 제2원전, 센다이원전 1·2호기에 이번 2기를 합해 총 8기로 늘었다. 이 가운데 다카하마원전 1호기는 50년째 가동되는 등 가장 오래된 원전이다.
원자력규제위는 ‘극히 예외적’인 경우에만 20년을 연장한다는 원칙을 신경 쓰지 않는 분위기다. 야마나카 신스케 원자력규제위원장은 29일 기자들을 만나 “규제위는 (연장이 가능한지) 기준의 충족 여부를 평가하고 있다. (20년 운전 연장이) 예외적인지에 대해서는 언급할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
일본 정부는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원전을 60년 이상 사용할 수 있도록 길도 터준 상태다. 지난해 6월 원전의 최장 수명인 ‘60년’을 계산할 때 안전 심사 등으로 인한 원전 정지 기간은 빼야 한다는 내용의 법안이 통과됐다. 극히 예외적일 때 ‘20년 연장’이나 ‘최장 60년’ 등 일본 원전의 기본 원칙이 형해화되고 있는 셈이다.
아사히신문은 30일 “세계 최악의 (원전) 사고를 교훈 삼아 마련된 원전의 운전 기간 규칙이 무너지고 있다”며 “노후 원전은 위험이 높다. 원전 사고가 국가의 장래를 위태롭게 할 수 있다는 것을 13년 전에 배우지 않았냐”고 비판했다.
도쿄/김소연 특파원
dand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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