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들불축제’ 오름 불놓기 대신 미디어아트, 드론쇼?
제주 대표축제인 들불축제의 핵심 콘텐츠 ‘오름 불놓기’를 미디어아트나 드론 라이트쇼로 대체하자는 의견이 나왔다.
30일 제주시에 따르면 새 제주들불축제를 만들기 위한 시민기획단에서 논의된 내용은 기존의 축제장인 새별오름에 직접 불을 놓는 들불 구현 방식에 대한 변화의 아이디어가 주를 이룬 것으로 알려졌다. 제주들불축제의 핵심 콘텐츠 오름불놓기를 미디어아트로 구현해 들불축제의 전통은 유지하면서 대체 콘텐츠로 활용하자는 의견과 최근 트렌드를 반영한 드론 라이트쇼 등 첨단기술에 스토리텔링을 입히는 방안이 논의됐다.
아울러 시민들이 직접 축제에 참여하고 기획하는 축제로 재설계해야 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제주들불축제는 1997년 시작돼 정월대보름을 전후로 열렸지만 추위와 비바람 등 날씨로 인한 파행 운영이 잦아지자 2013년부터 경칩이 속한 주말로 변경됐다.
‘오름 불 놓기’는 새별오름 38만㎡를 태우는 것으로, 축제의 백미다. 오름 불 놓기 당일에만 15만명이 찾을 정도로 인기를 끌면서 문화체육관광부 지정 유망 축제, 최우수 축제, 문화 관광 축제 등으로 선정됐다. 또 횃불 행진과 달집태우기 등처럼 불을 주제로 한 행사가 열렸다.
그런데 최근 기후위기 시대에 맞지 않고 산불로 번질 위험성도 크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제주시는 숙의형 원탁회의를 운영한 끝에 들불축제장인 새별오름에 불놓기를 하는 행사를 진행하지 않고 새로운 콘텐츠를 담아낸 들불축제를 개발하겠다며 2024년 축제를 개최하지 않기로 했다.
제주시는 지난 28일까지 진행한 제주들불축제의 오름불놓기 대체 콘텐츠 공모와 시민기획단 회의 결과를 종합해 2025년 제주들불축제 기본계획을 수립할 예정이다.
한편 축제장인 새별오름이 위치한 제주시 애월읍 주민들은 주민발의로 제주들불축제에서 ‘오름불놓기’를 법제화하는 내용을 담은 ‘제주도 정월대보름 들불축제 지원에 관한 조례안’ 제정을 추진하고 있다. 이들은 최근 1910명(전자서명 250명)이 서명한 청구인명부를 제주도의회 제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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