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회? 위기?' 열쇠는 김민재가 쥐고 있다. 콤파니 감독에게 기대해선 안되는 이유

이원만 2024. 5. 30. 1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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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바이에른 뮌헨 X 캡쳐

[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새로운 감독의 부임, 김민재(28)에게는 어떤 의미로 다가올 것인가.

독일 분데스리가 바이에른 뮌헨이 드디어 새 감독 선임을 완료했다. 토마스 투헬 감독의 뒤를 이어 뮌헨 지휘봉을 잡게 된 인물은 맨체스터 시티 시절 월드클래스 수비로 명성을 떨쳤던 뱅상 콤파니(38) 감독이다. 뮌헨 구단은 지난 29일 '콤파니 감독과 2027년 6월 30일까지 계약했다'고 발표했다.

길고 길었던 뮌헨의 '감독 찾기'는 이렇게 일단락됐다. 지난 2023~2024시즌에 뮌헨은 처참하게 추락했다. 앞서 11시즌 연속 우승을 차지했던 리그에서도 바이어 레버쿠젠에 밀려 우승 달성에 실패했다. 컵대회와 챔피언스리그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결국 투헬 감독을 바꾸기로 했다. 여러 후보들에게 제안을 보냈지만, 계속 거절당했다. 궁지에 몰린 뮌헨은 투헬 감독을 다시 붙잡는 방법도 고려했었다. 그러나 우여곡절 끝에 결국 번리를 이끌던 콤파니 감독을 새 사령탑으로 선임했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콤파니 감독의 부임이 확정되면서 국내 팬들이 가장 관심을 갖는 주제가 바로 '김민재의 위상 변화'일 것이다. 전임 투헬 감독 시절 완전히 바닥으로 추락한 김민재의 위상이 다시 예전 나폴리 시절 때로 돌아갈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일각에서는 김민재를 외면했던 투헬 감독이 물러났고, 현역 시절 김민재처럼 수비수를 했던 콤파니 감독이 새로 왔기 때문에 김민재에게는 큰 호재가 생겼다고 분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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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결론적으로 이는 희망찬 낙관론일 뿐이다. 김민재의 위상은 달라질 것이 없다. 투헬 전 감독 때나 콤파니 새 감독 때나 마찬가지다. 감독에게는 그저 '수비 스쿼드에서 주전 경쟁을 펼치는 센터백 자원'일 뿐이다. 특별히 더 총애하거나 미워할 이유가 없다. 다른 선수보다 좀 더 나은 면이 있으면 기회를 더 줄 것이고, 그렇지 않다면 벤치에 놔두는 게 상식적이다. 투헬 전 감독도 그랬다. 김민재를 특별히 눈엣가시로 여긴 게 아니다.

그래서 콤파니 감독 체제에서도 김민재는 여전히 새로운 주전 경쟁을 펼쳐야 한다. 다시 말해 예전의 폼과 집중력을 되살려 스스로 일어서야 한다는 뜻이다.

김민재는 2022~2023시즌 세리에A 나폴리에서 엄청난 활약을 펼치며 특급 센터백으로 찬사를 받았다. 당시의 김민재는 폼이 절정에 올라 있었고, 마침 나폴리 수비 전술도 김민재를 중심으로 이뤄졌다. 아미르 라흐마니라는 찰떡 궁합을 자랑하는 파트너도 있었다. 덕분에 나폴리는 33년 만에 세리에A 우승을 차지했고, 김민재도 올해의 수비수상을 받았다.

이렇게 자신의 입지를 키워낸 김민재는 2023~2024시즌을 앞두고 뮌헨과 계약하며 분데스리가의 문을 열었다. 초반에는 김민재도 좋았다. 투헬 전 감독의 지지를 받으며 주전 센터백으로 활약했다. 하지만 조금씩 균열의 틈이 나타났다. 투헬 전 감독이 원하는 수비 방향과 김민재의 스타일이 맞지 않았다. 그래도 시즌 초반에는 피지컬과 폼으로 이 간극을 메우며 큰 지적을 받지 않을 수 있었다.

바이에른 뮌헨은 바이엘 레버쿠젠 센터백 조나단 타를 영입할 계획이다. 타를 영입하기 전에 센터백 매각이 선행되어야 하는데, 김민재는 방출 대상이 아니었다. 다요 우파메카노가 정리될 계획이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

그러나 김민재는 지난 1월 국가대표로 소집돼 아시안컵을 치르는 과정에서 체력도 크게 소진됐고, 부상까지 발생하면서 폼이 무너졌다. 투헬 전 감독은 냉정하게 판단했다. 김민재를 쉬게 하고, 에릭 다이어-마티스 데 리흐트 조합을 선택했다. 김민재가 휴식을 취하고 나면 좋아질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예상외로 다이어의 플레이가 안정적이고, 김민재는 영 예전의 피지컬과 폼을 되찾지 못하면서 결국 문제가 부각됐다. 김민재는 사실상 주전 경쟁에서 완전히 밀려나버렸다. 투헬 전 감독이 특별히 다이어에게 애정을 쏟은 게 아니다. 김민재를 믿고 기용하기에는 실력이 부족하다고 판단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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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문제는 다시 원점으로 돌아왔다. 콤파니 감독도 자신이 추구하는 수비 전술의 방향성이 선명한 인물이다. 본인 스스로 월드클래스 센터백 출신이기 때문에 수비수들에게 높은 수준의 경기력을 요구한다. 김민재 뿐만이 아니라 다른 수비 자원들 모두 똑같은 제로베이스에서 새로 테스트를 받을 가능성이 크다. 이를 통해 콤파니 감독의 스타일에 맞는 기량을 갖춘 선수들이 주전으로 기용될 것이고, 그에 미치지 못하는 선수는 백업 역할을 부여받을 것이다. 김민재는 다시 도전해야 한다. 콤파니 감독에게도 외면받는다면 뮌헨에 더 이상 설 자리가 없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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