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O 현장]'A대표팀 발탁'이라는 혹독한 희망 고문 이승우, 득점왕 또는 유럽파 신분이면 가능?
[스포티비뉴스=수원, 이성필 기자] 2019년 6월 11일, 이란과의 친선경기 이후 이승우(26)는 A대표팀과 멀어져 있다. A매치 11경기 무득점이 그의 공식 기록이다.
2022 카타르 월드컵도 현장에 있었지만, 그라운드가 아닌 방송 중계석이었다.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에서 동료들을 안아주며 인사하고 한국전 아닌 다른 경기 관전을 위해 관중석으로 들어가던 이승우의 모습은 어딘가 어색해 보였다.
'과거' 유럽파였던 이승우는 K리그 활약을 통해 A대표팀에 가기를 소원하고 있지만, 축구의 신은 그다지 호의적이지 않다. 뽑힐 것 같으면서도 뽑히지 않는 시간의 연속이다.
2022년 리그 35경기 14골을 넣었던 이승우는 지난해 36경기 10골로 녹슬지 않은 감각을 보여줬다. 올해는 12경기 7골을 기록 중이다. 온전히 시즌을 소화한다면 산술적으로 역대 가장 많은 골을 넣을 수도 있다. 25골에서 30골도 가능한 수치다.
29일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렸던 대구FC와의 '2024 하나은행 K리그1' 15라운드에서 이승우는 후반 15분 강상윤의 골에 보이지 않는 도우미 역할을 했다. 윤빛가람이 이승우의 패스를 받아 슈팅한 것이 골키퍼 최영은에게 맞고 나왔고 강상윤이 수비 뒤에서 뛰어나와 그대로 슈팅해 골망을 갈랐다. 요즘 축구 환경에서는 이승우가 강상윤의 골에 기점 역할을 한 셈이다.
39분에는 정승원의 패스를 놓치지 않고 페널티지역 오른쪽으로 돌아 들어가면서 수비를 속이는 슈팅 동작 후 골키퍼 머리 위로 넘기는 기술적인 슈팅으로 골망을 갈랐다. 2-0 승리, 이승우가 만든 승리라도 해도 과언은 아니었던 경기다.
김은중 감독은 이승우의 골을 두고 "우리 미드필더들이 경기당 12km는 뛴다"라며 체력에서 대구에 앞서 만든 결과임을 강조하면서도 "워낙 잘 뛰는 선수들이고 회복에 초점 맞춰서 준비 중이다. 오늘 경기도 추가골이 들어가서 막판까지 힘을 덜 빼면서 할 수 있었던 것 같다"라며 향후 경기 운영에서도 체력과 더불어 이승우가 넣은 골처럼 승기를 확실하게 잡는 골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승우의 자극제는 누가 뭐라도 해도 A대표팀 승선이다. 지겹도록 받는 질문이고 여전히 이승우의 기량을 의심하는 여론도 있다. 김도훈 임시 감독이 6월 싱가포르, 중국과의 2026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5, 6차전을 준비하기 위해 뽑은 23명 중 7명이 새로운 얼굴이었지만, 이승우는 없었다. 지난 3월에도 황선홍 임시 감독의 관심을 받았지만, 낚싯바늘에 생선이 물기를 바라는 미끼로 끝났고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물론 이번 대표팀 명단에서 이승우가 뛸 수 있는 공격진은 화려함과 관록이 섞여 있다. 손흥민(토트넘 홋스퍼)을 중심으로 만능 배준호(스토크시티), 엄원상(울산 HD), 이강인(파리 생제르맹), 이재성(마인츠05), 황희찬(울버햄턴), 홍현석(KAA헨트) 등이 부름받았다. 냉정하게 보면 쉽게 끼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엄원상이 이승우와 비교해 젊다는 이점도 있다.
그래도 끝까지 도전하는 이승우다. 그는 "(대표팀 발탁 여부가 뛰는 것에 있어) 동기부여가 되는 것은 맞다. 대표팀은 선수마다 동기부여 아닌가. 노력을 많이 해도 결국에는 선택을 받아야 갈 수 있는 곳이다. 주어진 환경에서 그 한 번의 부름을 받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 매주 그곳만 바라보며 축구를 하고 있다. 많은 실망감도 있고 힘이 빠졌었다. 다음 명단을 생각하고 나아가야 할 것 같다"라며 의연한 모습을 보였다.
22세 이하(U-22) 의무 출전 규정으로 인해 선발 대신 교체 출전으로 기회를 얻고 있는 이승우다. 손해를 보면서도 득점력을 보여주는 이승우라는 점에서 더 인상적이다. 김은중 감독이 "3월보다 6월이 더 A대표팀 발탁에 가까웠다. 득점을 더 많이 하게 만들어서 다음에는 더 가까워지게 하겠다"라고 할 정도였다.
그러자 이승우는 "그렇게 매년 지나가네요"라며 허탈하게 웃었다. 그렇지만, "K리그에 온 이유가 첫 시즌에도 월드컵에 가기 위해서 보여주려고 온 것이다. 두 번째 시즌도 A대표팀에 정말 가고 싶었다. 선택받아야 갈 수 있는 곳이라 최선을 다했다. 이번 시즌도 마찬가지로 3, 6월을 거쳐 계속 가까워지고 있다고는 하는데 막상 더 가까워지니까 아쉽다"라며 작은 차이를 줄이는 무엇인가를 보여줘야 할 것 같다는 반응을 보였다.
보일 듯이 보이지 않는 대표팀이다. 이제는 무념무상으로 뛰는 것이 나을지도 모른다. 또는 '유럽파'가 신분이 다시 된다면 같은 활약을 하고도 프리미엄을 얻을 수 있다. 이승우는 "마음을 내려놓아야 할 것 같다. 지금은 마음을 내려놓고 시즌에 나서고 있어 많은 공격포인트를 하는 것 같다. 물론 마음을 비운다고 비울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대표팀은 정말 가고 싶은 곳이다. 더 비워서 생각하면 좋은 기회가 오지 않을까"라며 애착을 노래했다.
"다음에 갈 수 있다"라는 위로는 분명 희망 고문이다. 결국 모든 선택은 이승우에게 달린 셈이다. K리그에서 두 자릿수 골 또는 득점 선두를 차지하거나 유럽파로 다시 신분 세탁을 하는 것이다. 일본 J리그만 평정해도 관심이 이어진다. 지나가야 하는 6월 이후 새로운 감독이 지휘봉을 잡는 9월, 이승우에게는 희소식이 전해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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