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립금리 ‘다시 오른다’ 판단하긴 일러”

김지현 기자 2024. 5. 30.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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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연방준비제도(Fed)가 올해 기준금리 인하를 예고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에서는 '중립금리' 논쟁이 다시 뜨거워지고 있다.

미국 경제 호황이 계속되면서 중립금리가 오를 거란 전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중립금리 논쟁은 Fed의 초고강도 긴축에도 미국 경제의 성장세가 꺾이지 않으면서 시작됐다.

미국 중립금리가 높아질 것이라고 보는 핵심적인 구조 요인은 이민자 급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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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은 ‘BOK 국제컨퍼런스’ 스위스 중앙은행 총재 주장
서머스 교수는 “美 경제호황
중립금리 4%대로 오를것”
“고령화 국가 금리는 낮게 형성”
한국은 하방압력 받을 가능성
중립금리, 어디쯤일까 이창용(오른쪽) 한국은행 총재와 토마스 요르단 스위스 중앙은행 총재가 30일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열린 ‘BOK 국제컨퍼런스’에서 강연을 들으며 박수를 치고 있다. 연합뉴스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올해 기준금리 인하를 예고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에서는 ‘중립금리’ 논쟁이 다시 뜨거워지고 있다. 미국 경제 호황이 계속되면서 중립금리가 오를 거란 전망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장기적으로 적정한 기준금리 수준이 높아지며 팬데믹 이전의 초저금리 시대로 돌아가지 않을 수 있다는 뜻이다. 반면 인구절벽이 예상되는 한국은 중립금리가 낮아질 수 있다는 대조적인 관측이 나와 눈길을 끈다.

토마스 요르단 스위스 중앙은행 총재는 30일 한국은행 본관에서 열린 ‘BOK 국제컨퍼런스’에서 “중립금리가 재상승하고 있는지 판단하기에는 아직 이른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낮은 잠재성장률, 기대수명 증가 등 실질금리를 낮추는 요인과 저축률 하락, 대규모 재정적자, 신기술에 따른 생산성 향상 등 실질금리를 높이는 요인이 혼재돼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중립금리란 경기 과열이나 침체를 유발하지 않고 잠재성장률을 달성할 수 있게 하는 이론적인 금리 수준을 말한다. 각국 중앙은행들은 통화정책의 기조가 적절한지 평가하기 위해 중립금리를 추정한다.

중립금리 논쟁은 Fed의 초고강도 긴축에도 미국 경제의 성장세가 꺾이지 않으면서 시작됐다. 미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지난 2022년 1.9%, 지난해 2.5%에 이어 올해도 2.1%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연 5.25∼5.50%의 고금리에도 잠재성장률 이상의 성장세가 유지된다는 뜻이다. 미국의 잠재성장률은 1.7∼1.9% 정도로 추정된다. 미국 중립금리가 높아질 것이라고 보는 핵심적인 구조 요인은 이민자 급증이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시기 반이민정책과 팬데믹 시기 국경 봉쇄 등으로 줄었던 이민자 유입이 조 바이든 행정부 들어 대거 늘어난 영향이다. 2030년 미국의 경제활동 인구는 팬데믹 이전 1억7000만 명으로 예상됐지만 최근에는 이보다 630만 명 많을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재무장관을 지낸 래리 서머스 하버드대 교수는 미국의 중립금리가 최소 4%는 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지난달 초 중립금리 추정치를 3%로 상향했다고 밝혔다. Fed는 지난 3월 명목 중립금리에 해당하는 ‘장기금리 전망치’를 기존 2.5%에서 2.6%로 높였다. 지난 2019년 6월 이후 첫 상향 조정이지만 상대적으로 작은 폭이다. 반면 저출생과 급속한 고령화를 겪고 있는 한국의 경우 중립금리 하방 압력을 크게 받을 전망이다. 이날 컨퍼런스에서 논문 발표자로 나선 카를로스 카르발류 리우데자네이루 가톨릭대학 교수는 “고령화된 국가의 실질금리가 젊은 국가보다 낮은 수준에서 형성됐다”며 “기대수명 증가도 실질금리 하락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도 “한국은 고령화라는 독특한 요인이 있다”며 우리나라의 중립금리가 떨어질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 바 있다.

김지현 기자 focus@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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