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고 돌아 ‘8순위 후보’, 뮌헨 콤파니 도박수 통할까 [분데스 와치]
[뉴스엔 김재민 기자]
차기 감독 선임에 애를 먹던 뮌헨이 '프리미어리그 강등' 감독을 선임하는 초강수를 뒀다.
바이에른 뮌헨은 5월 30일(이하 한국시간)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벵상 콤파니 감독과 3년 계약을 맺었다고 발표했다.
우여곡절 끝에 선택한 신임 감독이다. 유럽 축구 전문가 앤디 브라셀은 영국 'BBC'에 "정말 색다른 결정"이라며 "콤파니 감독은 여러 유럽 구단의 관심을 받았지만, 문제는 왜 뮌헨 감독직이 이렇게 매력이 없는 자리가 됐냐는 거다. 그는 아마 8번째, 9번째 후보였을 것이다"고 말했다.
뮌헨은 지난 2월 토마스 투헬 감독과 시즌 종료 후 결별한다고 발표했다. 차기 감독을 찾기에 충분한 여유가 있었지만, 난항이 꽤 오래 지속됐다. 최우선 타깃이었던 사비 알론소 바이어 레버쿠젠 감독은 일찌감치 레버쿠젠 잔류를 천명했다. 이후 뮌헨은 이전에 감독을 맡은 적이 있었던 율리안 나겔스만 현 독일 국가대표팀 감독, 한지 플릭 전 독일 국가대표팀 감독에게 접근했지만 거절당했다. 랄프 랑닉 오스트리아 국가대표팀 감독, 지네딘 지단 전 레알 마드리드 감독과도 접촉했던 거로 알려졌다.
감독 후보들에게 연이어 거절당하며 다급해진 뮌헨은 투헬 감독을 잔류시키려고도 했지만 투헬 감독은 이미 마음이 떠난 상태였다. 이후 과거 아인트라흐트 프랑크푸르트 감독이었던 올리버 글라스너 크리스탈 팰리스 감독, 에릭 텐 하흐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감독, 로베르토 데 제르비 전 브라이튼&호브 감독 선임도 고려했다.
앞선 후보들과의 계약이 모두 불발되자 뮌헨도 도박수를 던질 수 밖에 없었다. 번리에서 프리미어리그 19위로 2부리그 강등을 맛본 콤파니 감독을 택했다.
파격적인 선택이다. 뮌헨은 '독일의 제왕'이다. 이번 시즌은 실패했지만 앞서 11시즌을 연속으로 리그 우승을 차지한 빅클럽이다. 빅리그 경력이 풍부해도 우승 경력이 없는 감독, 중상위 리그에서 우승 경력을 있지만 빅리그 경력이 전무한 감독을 데려와도 탐탁지 않게 여길 만한 팀이다.
그런 '거함'이 빅리그 경력은 강등권 단 1년에 불과하고 트로피는 2부리그 우승이 전부인 콤파니 감독을 선장으로 택한 것이다.
콤파니는 현역 시절 프리미어리그 최고의 수비수 중 한 명이었던 스타 출신 감독으로, 지난 2019년 안더레흐트(벨기에)에서 선수 겸 감독으로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안더레흐트 정식 감독을 거쳐 번리를 이끌었다. 정식 감독 경력도 4년으로 짧은 편이다.
지난 2022-2023시즌 번리에서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 우승으로 프리미어리그 승격을 이뤘다. 본래 롱볼 축구의 대표 주자로 유명했던 번리를 패스 위주의 세밀한 축구를 구사하도록 바꿔놓은 것도 호평받았다.
그러나 이번 시즌은 한계를 체험했다. 선수단 수준이 더 뛰어난 프리미어리그 팀을 상대로는 2부리그에서 펼치던 전술이 통하지 않았다. 결국 38경기 5승 9무 24패 승점 24점(41득점 78실점) 리그 19위로, 승격 1년 만에 2부리그 강등을 맛봤다.
파격이기는 하지만 납득이 안되는 일은 아니다. 지금까지 쌓은 경력은 초라하지만, 그의 철학과 플레이 방식에 더 중점을 둔다면 콤파니 감독이 빅클럽에서 성공할 가능성은 충분하다. 최근 이런 '초짜' 감독으로 성공을 거둔 사례도 있다. 뮌헨의 최우선 타깃이었던 알론소 감독은 레알 소시에다드 B팀을 이끌다 레버쿠젠에 부임해 1년 만에 분데스리가 무패 우승을 달성했다. 아스널의 부활을 이끈 미켈 아르테타 감독은 아스널이 첫 감독직이다. 아스널 감독 이전에는 펩 과르디올라 사단의 코치 경력이 전부였다.
어떤 팀이든 선수단 수준이 더 좋은 팀이 더 잘하기 마련이지만, 패스 위주의 능동적인 축구 철학은 선수단 수준에 영향을 더 크게 받는다. 콤파니 감독의 번리가 챔피언십에서는 압도적인 성적을 거뒀지만, 프리미어리그에서는 처참한 성적을 거둔 이유이기도 하다. 그 점에서 이미 리그 최고의 선수단을 갖춘 뮌헨에서는 콤파니 감독이 자신의 축구 철학을 제대로 펼칠 수도 있다.
결국 복권은 긁어보기 전에는 알 수 없다. 콤파니가 또 다른 사비 알론소, 미켈 아르테타가 될 수도 있다. 뮌헨이 선택한 도박이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주목된다.(자료사진=벵상 콤파니 감독)
뉴스엔 김재민 j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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