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하나 남은 가락시장 '폐 정수탑' 움직이는 조각작품으로 변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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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락시장 사거리에 높이 32m의 대형 공공미술 작품이 들어선다.
서울시는 가락시장 사거리에 위치한 오래된 정수탑이 '비의 장막(Rain Veil, Ned Kahn 作)'이라는 공공미술로 재탄생한다고 30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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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권혜정 기자 = 가락시장 사거리에 높이 32m의 대형 공공미술 작품이 들어선다.
서울시는 가락시장 사거리에 위치한 오래된 정수탑이 '비의 장막(Rain Veil, Ned Kahn 作)'이라는 공공미술로 재탄생한다고 30일 밝혔다. 시는 31일 작품 제작 과정에 참여했던 시민과 개장식을 갖는다.
가락시장 입구에 깔대기 모양의 대형 콘크리트 구조물은 1986년 축조된 이후 2004년 가동 중단된 서울에 단 하나 남은 급수탑이다.
시는 이 구조물을 공공미술 작품으로 바꾸기 위해 지난해 일반공모와 지명공모를 병행하는 '국제복합공모'를 진행, 미국의 설치미술가 네드칸의 작품을 선정한 바 있다.
'비의 장막'은 대기의 순환으로 만들어지는 비의 물성을 담아 바람에 출렁이고 움직이는 장막을 형상화한 작품이다. 바람과 햇빛에 따라 시시각각 다른 장면을 연출하는 이 작품은 바라보는 방향과 눈높이에 따라 다채로운 광경을 보여준다.
'비의 장막'은 정수탑 상부 지름 20m, 하부지름 8m의 원을 100개의 수직선으로 연결하고 하부의 원을 122도 회전시키며 생기는 자연스러운 곡선을 그대로 구현했다. 교차하는 100개의 선들 사이에 생기는 1650개의 마름모형 틈새는 바람에 흔들리는 33만 여개의 작은 듀라비오(Durabio) 조각으로 채워 거대한 키네틱 아트(Kinetic Art)를 완성한다.
주재료로 쓰인 듀라비오는 옥수수 등에서 추출한 전분을 가공해 만든 친환경 바이오 소재다. 작품형태, 움직임과 재료를 구성함에 있어 작가는 최대한의 자연스러움과 지속가능성을 강조했다.
정수탑 외부에 대기 중 물의 순환과 비의 물성이 표현된 것에 이어 정수탑 내부에는 바다의 단면을 형상화한 '바다의 시간'이 설치된다. 30년간 높아진 바다의 수위 변화를 6가지 색으로 표현해 100명의 시민이 직접 만든 레진아트(Resin Art) 작품이다.
작품 하단에 조성된 거울 연못은 작품과 하늘을 반사하고 밤에는 4개의 색으로 서서히 변화하는 빛을 비추어 예술적인 밤과 낮의 풍경을 이룬다.
31일 열리는 작품 개장식에는 작가팀이 방한해 작품과 관련해 직접 설명할 예정이다. 개장식 부대행사로 가락시장 유통상인과 1인 아티스트가 함께 여는 상생시장 '가락×아트마켓'이 운영돼 시민에게 제철 채소와 과일, 수산물, 미술·디자인 소품을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한다.
최인규 서울시 디자인정책관은 "이번 가락시장 정수탑 공공미술 프로젝트는 폐시설물을 활용, 시민·작가가 함께 만드는 공공미술을 통해 예술 쉼터를 완성한 도시예술의 선진사례"라며 "시민의 삶 가까이 예술과 일상을 연결하는 다양한 공공미술 프로젝트로 지속적으로 발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jung9079@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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