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물찾기 하듯 해야 열매가 겨우 보입니다”…사과농가 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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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에 달린 열매를 찾는 게 보물찾기 하는 것 같아요. 올해도 사과농사는 완전히 망쳤습니다."
경남 밀양의 특산물 얼음골사과를 생산하는 농민들이 요즘 이렇게 탄식을 쏟아내고 있다.
게다가 사과나무가 한번 냉해 등으로 스트레스를 받게 되면 그 영향이 올 한해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내년에도 이어질 수 있어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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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과율 20~50% 추정, 저지대서 더 심해
“개화기 잦은 비, 극심한 일교차 등 영향”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피해, 큰 손실 우려
“나무에 달린 열매를 찾는 게 보물찾기 하는 것 같아요. 올해도 사과농사는 완전히 망쳤습니다.”
경남 밀양의 특산물 얼음골사과를 생산하는 농민들이 요즘 이렇게 탄식을 쏟아내고 있다. 올 봄 개화기를 전후해 이상 기후가 지속되면서 수정 불량에 따른 착과율이 뚝 떨어져 벌써부터 수확철을 걱정하고 있다. 지난해에도 이 곳 농가들은 냉해와 태풍, 탄저병 영향으로 평년에 비해 사과 수확량이 40%가량 줄어 큰 손실을 입은 바 있다. 이상 기후 탓에 이태 연속 큰 피해를 입을 것을 우려하는 것이다. 사과농가 박희윤씨(50)는 “15년 수령의 사과나무 한 그루당 열매가 150개는 달려야 정상인데, 5~10개만 달린 나무가 대부분”이라며 “수확량 감소도 큰 문제지만, 당장 어린이와 학생들을 위해 진행하는 체험 프로그램도 접을 수밖에 없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얼음골 일대엔 1300농가가 1000㏊ 규모에서 사과를 재배하고 있다. 얼음골사과는 당도가 높고 단단한 과육 덕에 명품 사과로 인정받는다. 하지만 이 곳에선 사과꽃 수정 시기인 지난 4월 중순부터 5월 초순 사이 비가 자주 내렸고, 아침엔 선선하다가 한 낮엔 기온이 28℃까지 오르는 등 일교차가 크게 벌어지는 현상이 반복됐다. 농가들은 개화기 전후 얼음골에 습한 날씨와 심한 일교차가 이어져 수분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고, 수분 이후에도 과수에 마름 현상이 생겨 착과에 문제가 생긴 것으로 보고 있다.
저지대일수록 낮은 착과율을 보이고 있다. 정확한 착과율은 관계 기관의 정밀 조사가 이뤄져야 알 수 있지만 밀양농협은 지대가 낮은 곳은 20% 정도, 고지대는 60% 가량의 착과율을 보이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상열 얼음골사과발전협의회장은 “이상 기후가 이어지자 농가들은 과수원에 수정용 벌통과 꽃가루를 구비해 놓고, 냉해 방지를 위한 영양제도 자주 살포하는 등 할 수 있는 일은 다했다”며 “그런데도 착과율이 저조한 것은 이상기후 영향으로 개화한 꽃 상당수가 결실을 맺기 어려운 ‘헛꽃’이었기 때문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더 큰 문제는 그나마 결실을 맺은 열매도 6월 중순경 조기에 낙과하는 ‘준드롭(june drop)’ 현상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이다. 이 경우 올 가을 얼음골사과 생산량은 크게 줄어 도매시장과 대형마트 출하량 감소는 물론 직거래 판매까지 어려워져 그동안 다져놓은 브랜드 신뢰도에 적잖은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게다가 사과나무가 한번 냉해 등으로 스트레스를 받게 되면 그 영향이 올 한해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내년에도 이어질 수 있어 문제다. 이를 예방하기 위한 영양제와 방제용 약제 살포도 늘게 돼 영농비 상승에 대한 부담도 호소하고 있다.
이에따라 NH농협 밀양시지부와 밀양농협은 얼음골사과 재배 농가에 대한 농작물재해보험 보상을 건의했다. 또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에도 자연 재해로 인정, 보상을 건의하기로 했다.
이성수 밀양농협 조합장은 “얼음골사과 재배 농가들은 2년 연속 자연 재해로 큰 손실을 입게 됐다”며 “농작물재해보험 보상 외에 정부에서도 자연재해로 인정해 적절한 지원이 이뤄지도록 농정활동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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