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억대' 불법 도박사이트 일당 검거… 총책 등 5명 구속 송치

현금 인출책 등 3명은 불구속… "가입자 1000명도 수사"

경기 김포경찰서 전경/뉴스1

(김포=뉴스1) 이시명 기자 = 불법 도박 프로그램을 자체 개발해 도박 사이트를 운영해 온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기 김포경찰서는 도박 공간 개설과 범죄수익 은닉, 관광진흥법 위반 등 혐의로 불법 도박사이트를 개설한 총책 A 씨(55) 등 운영진 5명을 구속하고 현금 인출책 B 씨 등 공범 3명을 불구속 송치했다고 30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작년 12월 19일부터 올 5월까지 서울시 송파구·강동구, 경기 구리시 등에 사무실과 콜센터 등을 차리고 불법 도박사이트 1개를 운영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은 사이트에 가입한 1000명 이상의 회원에게 파워볼, 카지노게임(슬롯게임·바카라) 등 불법 도박을 제공했다. 이 사이트 회원들이 도박에 이용하기 위해 입금한 돈만 약 2000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경기 김포 경찰서가 A 씨 일당으로부터 압수한 물품들(김포 경찰서 제공)/뉴스1

이런 가운데 총책 A 씨는 자체 개발한 불법 도박프로그램을 이동식 저장장치(USB) 19개에 옮겨 담은 뒤 경찰의 수사망을 피하고자 위치를 옮겨가면서 사이트 가입자들의 승패를 조작한 것으로 확인됐다.

A 씨는 또 현금 인출책에게 일평균 약 5억 원 상당의 현금을 시중 은행 10여 곳에서 인출하게 한 뒤 이를 상품권 등으로 매입하는 방법으로 수익금을 세탁했다.

A 씨는 지난 2022년부터 불법 도박사이트 개설·운영을 위해 사업설명회를 개최해 모집한 투자자들로부터 불법 운영 자금을 조달받는 유사수신행위 등으로 총 34건의 수배 요청을 받은 수배자다.

경찰은 A 씨에 대한 수배요청을 토대로 그의 범행과 관련 첩보를 입수하고 동선을 따라 잠복과 미행을 한 끝에 서울과 경기 등지에서 그의 일당을 모두 검거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A 씨 일당이 은닉하려한 장부(경기 김포경찰서 제공)/뉴스1

이 과정에서 장부를 찢어 변기에 버리고 휴대전화를 초기화하는 등 증거 인멸을 시도한 콜센터 직원 C 씨도 긴급 체포됐다.

경찰은 이들이 운영한 사이트는 폐쇄 조치하고, 검거 당일 인출한 현금 3억 2000여만 원과 상품권 900만 원 등의 범죄수익금을 추적해 몰수, 추징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경찰은 A 씨 등이 도박사이트를 운영하면서 회원 가입 연령제한을 두지 않아 청소년들도 이 사이트를 이용한 것으로 보고 가입자들에 대한 수사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이 사이트 가입자 약 1000명에 대해서도 수사를 할 계획"이라며 "이들로부터 압수한 현금과 범행 이용 계좌 정지 등을 통해 범죄수익금에 대해 기소 전 몰수·보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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