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또한 당황스럽습니다." 최정이 지켜보고 해설위원도 깜짝놀란 50억 FA의 직구. 염갈량이 켈리에게 말한 '느리게 느리게 빠르게'였다[SC 포커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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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또한 당황스럽습니다."
해설위원까지 당황하게 만든 직구였다.
3구째 145㎞의 직구가 낮았다.
염 감독은 "빠르게 빠르게 느리게 하면 직구가 빠르지 않다. 느리게 느리게 빠르게 하면 142㎞ 직구도 148㎞의 효과를 낼 수 있다. 켈리가 가지고 있는 구종으로는 충분히 그런 효과를 낼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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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권인하 기자]"저 또한 당황스럽습니다."
해설위원까지 당황하게 만든 직구였다. LG 트윈스의 베테랑 투수 임찬규의 허를 찌르는 직구에 통산 471홈런의 SSG 랜더스의 최정의 방망이가 멈칫했다. 다음 체인지업에 헛스윙 삼진. 임찬규가 포효하는 순간이었다.
29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LG-SSG전. 5-2로 앞선 상황에서 5회말 임찬규가 승리투수 요건을 갖추기 위해 올라왔다. 4회까지 5안타 2실점. 시즌 3승을 향한 길. 마지막 고비가 찾아왔다.
선두 김민식을 3구 삼진으로 잡아낸 임찬규는 9번 정현승에게 중전안타를 허용했다. 2사 2루에서 볼넷을 허용해 1,2루.
타석에는 최정. 홈런 한방이면 단숨에 동점이 되는 상황. 집중할 수밖에 없었다.
초구는 체인지업. 130㎞의 가운데 낮게 들어갔는데 파울이 됐다. 2구째 137㎞의 커터가 원바운드가 되며 볼. 3구째 145㎞의 직구가 낮았다. 2B1S. 임찬규의 표정에서 아쉬움이 크게 보였다.
해설을 맡은 SPOTV 이대형 해설위원은 "다시 한번 빠른 공은 부담스럽다"라고 했다.
하지만 임찬규는 4구째 한번 더 직구를 뿌렸다. 145㎞의 바깥쪽 낮은 스트라이크. 예상치 못한 볼배합에 최정의 배트는 멈춰섰다. 2B2S. 이대형 위원은 "최정도 반응을 못했다. 확신을 갖고 변화구를 예상했다"며 "나 또한 당황스럽다"고 할 만큼 모두의 허를 찌른 과감한 승부였다.
2B2S의 유리한 고지를 확보한 임찬규는 비로소 바깥쪽 낮은 쪽 체인지업으로 최정의 헛스윙을 이끌어냈다.
큰 위기를 넘긴 임찬규는 6회말 무사 1,3루, 7회말 2사 2루의 위기도 모두 무실점으로 넘기며 7이닝 9안타 1볼넷 6탈삼진 2실점의 퀄리티 스타트 플러스를 기록했다. 올시즌 첫 7이닝 피칭.
LG 트윈스 염경엽 감독이 말한 "느리게 느리게 빠르게"를 보여준 케이스라 할 수 있다. 염 감독은 올시즌 외국인 투수 케이시 켈리가 부진하자 투구 패턴을 바꿀 것을 조언해 왔다.
직구 위주에 변화구를 섞는 기존 패턴을 거꾸로 변화구에 직구를 섞으라고 충고했다. 염 감독은 "빠르게 빠르게 느리게 하면 직구가 빠르지 않다. 느리게 느리게 빠르게 하면 142㎞ 직구도 148㎞의 효과를 낼 수 있다. 켈리가 가지고 있는 구종으로는 충분히 그런 효과를 낼 수 있다"고 했다.
임찬규는 이날 30명의 타자를 상대로 초구에 직구 9개, 커브 12개, 체인지업 9개를 뿌렸다. 상대 타자에 맞게 다양하게 승부를 펼쳤다. 시즌 초반 6경기서 승리 없이 3패에 평균자책점 6.60으로 부진했던 임찬규는 이후 6경기(5경기 선발)에선 3승 1홀드 평균자책점 2.43으로 반등에 성공했다.
자신의 공을 적재적소에 쓰는 법을 보여주는 사례. 퇴출 위기에 처한 켈리도 참고할 만한 볼배합이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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