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아파트 땅값 낮을수록 재건축 사업성 높여준다
사업성 보정계수 도입...분양주택 확대
현황용적률 인정해 기부채납 없이도 재개발
종상향 때 공공기여 부담 덜어주고
공공시설 복합화해 토지 기부채납 축소
앞으로 서울 비(非) 강남지역에서 정비사업을 할 때 땅값이 싸고 밀집도가 높을수록(단위면적당 가구수 기준) 더 많은 용적률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게 된다. 지가가 낮은 아파트 단지는 임대주택을 최대 40% 줄일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용적률 인센티브 항목은 기존의 두배로 확대하고, 재개발 지역은 사업성이 낮은 건축물이 많을수록 기부채납·임대주택 부담을 덜어주기로 했다.
사업성 보정계수 도입...재건축 때 임대주택 40% 축소
*서울시 평균 공시지가: 서울시 내 주거지의 표준지공시지가로 산출
재개발·재건축에 '사업성 보정계수'가 도입된다. 재건축 단지의 지가가 낮을수록, 단지 면적이 작을수록, 단위면적당 가구수가 많을수록 사업성을 보전해주겠다는 내용이다. 재개발은 지가만 고려한다. 보정계수 기본산식은 서울시 평균 공시지가를 해당 단지 평균 공시지가로 나누는 방식이다. 사업성 보정계수를 최대(2)로 적용하면 허용용적률이 두 배로 늘어나 법적상한용적률을 채우는 데 따르는 임대주택 부담이 줄게 된다.
가령 기준용적률 210%, 허용용적률 230%인 3종 주거지에 2를 적용하면 허용용적률이 250%로 오른다. 분양주택에 배정할 수 있는 용적률이 최대 10%포인트(분양 275%·임대 25%→ 분양 285%·임대 15%) 늘어나 사업성 개선을 기대할 수 있다. 임대주택은 그만큼 줄어든다.
기부채납 없이도 재개발 가능해진다
이미 용적률이 너무 높게 지어져 재개발·재건축이 불가능한 곳도 기부채납·임대주택 부담을 대폭 덜어준다. 건축물 대장에 나온 현황용적률을 기준용적률(재개발)이나 허용용적률(재건축)으로 인정하는 방식이다.
1·2종 일반주거지 위주 재개발 구역에서 조례용적률(1종 150%·2종 200%)을 초과한 건축물의 대지면적 비율에 따라 현황용적률을 기준용적률로 인정한다. 가령 2종 주거지에서 조례용적률을 초과한 건축물의 대지 비율이 50% 이상이면 별다른 기부채납이나 인센티브 충족 없이도 250%까지 재개발이 가능해진다.
재건축은 현황용적률이 허용용적률보다 높은 '과밀단지'가 혜택을 받을 전망이다. 허용용적률 이상으로 높이려면 기부채납과 임대주택이 있어야했지만 앞으론 현황용적률까지 기부채납 없이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사업성 보정계수와 현황용적률 인정이 모두 적용 가능한 단지는 유리한 방법만 적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빌라·단독주택만 지을 수 있는 1종 주거지는 4층 제한을 없애고 필로티 포함 6층까지 허용한다. 상한용적률은 150%에서 200%까지 높여줄 예정이다. 2종주거지의 허용용적률은 20%포인트 확대하고, 준공업지역은 주거 포함 때 상한용적률을 300%로 제한했던 것을 400%까지 열어주기로 했다.
공공시설 복합화로 토지 기부채납 줄인다
한 단계 종상향 때 공공기여비율은 15%에서 10%로 조정한다. 임대주택이나 전략용도시설을 기부채납으로 부담했을 때 기부채납 계수를 0.7에서 1로 완화해 기여분을 더 인정해주기로 했다. 기부채납으로 받는 공공시설은 한 건물에 복합화해 토지 기부채납을 최소화할 계획이다.
서울시 정책 추진방향에 맞춰 허용용적률 인센티브 항목은 6가지에서 12가지로 늘리기로 했다. 공공보행통로·열린단지를 조성하거나 돌봄·고령서비스시설을 설치하면 인센티브를 준다. 장애인 등을 위한 배리어프리 인증, 층간소음 방지를 위한 바닥 충격음 성능등급에 따른 차등 인센티브도 제공한다. 친환경 건축물, 장수명주택, 우수디자인·수변친화공간 조성, 공동주택 안전성능(소방·피난) 개선, 저류지 설치, 도심항공교통 시설 등 설치 시에도 인센티브를 주기로 했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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