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일 용인특례시장, “‘소각장=혐오시설’ 통념 깨뜨린 오스트리아·덴마크, 한국에 영감줄 것”
458가구가 사는 공동주택 단지서 200m 떨어져 하루 1200t 소각
소각장 관계자, “소각처리 이후 굴뚝 수증기가 바깥 공기보다 좋아”
소각장 지붕에 스키장, 등산로 등 조성…시민·관광객 발길 이어져
[아이뉴스24 정재수 기자] 전국대도시시장협의회 소속 시장단(대표회장 이상일 용인특례시장)은 지난 29일(현지시간) 덴마크 수도 코펜하겐의 아마게르 바케 소각장과 덴마크 정부가 탄소중립을 위해 설립한 비영리단체 스테이트 오브 그린(State of Green)을 방문했다.
이상일 용인특례시장, 이동환 고양특례시장, 신상진 성남·주광덕 남양주·김병수 김포시장 일행은 이날 소각장에 스키장과 정원 등을 만들어 소각장을 혐오시설이 아닌 관광자원, 생활문화공간으로 바꿔 인기를 끌고 있는 아마게르 바케 소각장 내부시설과 지붕 등 안팎을 약 2시간 동안 둘러봤다.
2017년 완공된 아마게르 바케는 덴마크 왕실의 거주지인 아밀리엔보르 궁전과 직선 거리로 2km 남짓 떨어진 곳에 자리잡고 있다. 200m 떨어진 곳에는 458가구가 사는 대규모 주택 단지가 있다.
코펜하겐과 주변 4개 도시에서 나오는 쓰레기를 하루 1200t 규모로 처리한다. 연간 처리 규모는 약 60만t이다. 아마게르 바케 소각장 옆엔 소각과정에서 나오는 에너지를 이용해 전기를 생산하는 발전소가 있으며, 연간 285GW 전기생산을 통해 코펜하겐의 9만5000가구에 전기를 공급하고 있다. 아마게르 바케 소각장은 코펜하겐과 주변 4개 도시의 8만7000 가구에 지역난방도 제공한다.
이 소각장은 친환경 소각기술로도 잘 알려져 있지만 굴뚝이 있는 지붕에 스키장 등이 세워져 더욱 유명해졌다.
소각장 측은 소각 설비의 높낮이로 인해 지붕에 경사가 있게 된 것에 착안해 2019년 10월 스키장을 만들었다. 사시사철 이용할 수 있는 스키장이어서 상당한 인기를 끌고 있다. 스키 슬로프와 함께 공원, 산책로, 등산로, 전망대, 인공 암벽 등반장도 들어섰다.
29일 시장단 일행을 1시간 40분 가량 안내한 이다 닐슨 씨는 "쓰레기의 경우 모든 것을 재활용할 수 없는데다, 쓰레기 매립보다는 소각이 오염을 줄일 수도 있고 에너지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소각은 필요하다"며 "아마게르 바케는 유해물질 배출이 없는 첨단 소각기술로 쓰레기를 처리하기 때문에 쓰레기 소각과 필터링 과정을 모두 거친 뒤 굴뚝에서 나오는 수증기는 바깥의 공기질보다 좋은 것으로 검증됐다"고 말했다.
닐슨 씨는 소각장 건설 과정에서 주변에 사는 시민들의 반발이 없었느냐는 질문에 "불과 2Km 떨어진 곳에 왕과 왕비가 사는 왕궁이 있는데 왕실의 불만이 표출된 적이 없고 소각장에서 2백m 떨어진 곳에 대규모 공동주택이 있는데도 불만은 없다"고 했다.
시장단 일행이 소각장 굴뚝(125m)에서 나오는 수증기를 느낄 수 있는 지붕(85m)을 둘러보았을 때 이곳을 견학차 방문한 한국의 교장단을 마주쳤을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아마게르 바케 소각장이 랜드마크 건물로서 인기를 끌게 되자 200m 밖의 공동주택 집값도 상당히 올랐다고 한다.
이상일 용인특례시장은 "오스트리아 수도 빈(비엔나) 중심부의 관광지가 된 쓰레기 소각장 슈피텔라우나, 덴마크 수도 코펜하겐의 아마게르 바케는 첨단기술로 쓰레기를 완벽하게 소각해서 시민들의 걱정을 없앴고 소각장 안팎의 디자인을 멋지고 독특하게 만들거나 스포츠 시설을 설치해서 시민이나 관광객들이 즐겨 찾는 랜드마크 건물로 거듭나서 '소각장=혐오시설'이란 통념을 깨뜨렸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며 "두 곳이 한국 지방자치단체에 많은 영감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시장은 "재활용이 어려운 것들은 소각을 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첨단기술을 활용해 쓰레기를 유해물질의 배출 없이 완벽하게 소각하는 선진국 사례에서 많이 배울 필요가 있다"며 "소각장이 완벽한 소각능력을 발휘함과 동시에 다른 좋은 기능도 갖추게끔 설계된다면 한국에서도 소각장에 대한 기존의 인식에 변화가 생길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단은 앞서 덴마크의 녹색전환을 실행하는 비영리단체 스테이트 오브 그린을 방문해 50여년의 역사를 지닌 친환경 정책의 역사와 노하우를 듣고 질문답변 시간을 가졌다.
스테이트 오브 그린은 덴마크 정부에 의해 2008년에 설립된 비영리 공공-민간단체로 600개 이상의 덴마크 기업, 정부기관 및 학술기관과 전문가, 연구원 등이 참여해 기후위기에 대응하고 에너지 정책 전환, 친환경 시민생활 정책, 국제협력 등을 추진하는 기관이다.
앞서 시장단은 27일과 28일(현지시간) 오스트리아 수도 빈(비엔나)의 일반쓰레기 소각장 슈피텔라우, 의료폐기물 등 특정폐기물 소각장 옆에서 쓰레기 처리를 통해 청정 에너지 생산을 연구하는 빈에너지발전소의 탄소중립 연구시설을 방문했다.
이어 해외 한인들의 최대 경제 네트워크인 세계한인무역협회(월드옥타) 회장 겸 오스트리아의 한인 무역기업 영산그룹 대표 박종범 회장과 대도시시장협의회 소속 19개 대도시 청년들의 해외취업과 중소기업의 무역활동과 해외진출을 돕기 위해 상호협력하는 내용의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상일 시장은 협약식에서 "세계 곳곳에 지회와 회원들을 가지고 있는 월드옥타가 한국의 주요 대도시 중소기업과 청년들을 위해 지원하는 등의 협력관계를 맺게 된 것을 매우 뜻깊게 생각한다"며 "앞으로 긴밀한 소통을 통해 실질적인 성과를 내도록 노력하자"고 말했다.
/용인=정재수 기자(jjs3885@inews24.com)Copyright © 아이뉴스24.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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