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재일 "넌 이제 죽었어" 다시 천적모드 가동→긴장한 원태인 "바로 로테이션 찾아봤다"
[마이데일리 = 대구 심혜진 기자] 삼성 라이온즈 원태인(24)에게 비상이 걸렸다. 오재일(38·KT)의 트레이드 때문이다. 아군에서 적으로 바뀌었다. 다시 천적으로 만나게 됐다.
오재일은 지난 28일 트레이드를 통해 KT로 이적했다. 대신 박병호가 왔다.
오재일은 팀을 떠나기 전 원태인에게 경고의 말을 전하고 갔다. "넌 이제 죽었다. 얼마나 성장하나보자"였다.
29일 대구에서 만난 원태인은 "그 말을 듣고 바로 로테이션을 찾아봤다. 한 달뒤쯤 만나더라. 다행히 수원에서 만나서 조금 다행이긴 한데 벌써부터 긴장하고 있다"고 웃어보였다.
두산 오재일을 거쳐 삼성 오재일 이제는 KT 오재일이다.
원태인은 "다르긴 하겠지만 똑같이 무섭지 않을까? 그래도 캠프 때 삼진 한 번 잡았다. 그 자신감으로 가겠다. 그때 레퍼토리를 기억해서 잡아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왜 이렇게 원태인이 긴장하고 있을까. 오재일이 원태인의 천적이기 때문이다. 상대전적을 보자. 2019~2020년 2년간 원태인을 상대로 타율 0.615(13타수 8안타) 5홈런 15타점이다. OPS가 무려 2.534다.
그랬던 오재일이 2021년 FA 계약을 맺고 삼성으로 왔다. 원태인에게는 천군만마였다.
하지만 둘의 인연은 짧았다. 3년 만에 오재일이 다시 떠난 것이다.
삼성에서 오재일이 원태인에게 도움을 준 것이 많다. 그는 "조언도 많이 해주셨다. 사실 내가 커터를 다시 장착한 것도 선배님 덕분이다. 홈런을 맞긴 했었는데 '상대해보니 공(커터) 좋던데 왜 안 쓰냐'고 하시더라. 그게 시작이 돼서 작년 후반기부터 커터를 많이 던진 거 같다"면서 "볼배합, 왜 내 공을 잘쳤는지 등 상대하면서 느꼈던 점을 알려주니까 나도 공부가 됐다”며 고마움을 전했다.
이제부터는 걱정이 커졌다. 원태인은 "이제 나에 대해 완벽하게 파악을 하고 가셨기 때문에 더 무서운 타자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트레이드 소식은 언제나 슬프다. 원태인은 "좀 울컥했다. 나도 그렇고, 팀도 가장 좋았던 2021년 우리를 이끌어준 선배님이다. 경기 후 갑자기 트레이드 소식을 들어 당황했다. 축하한다고 해야 할지 잘 모르겠더라. 다들 놀라서 아무말도 못하고 인사만 짧게 했다. 계속 응원하겠다"고 인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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