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동에서 리그 평정했던 박병호, '타자 친화' 라팍은 더 짧다
라팍, 좌중간 107m로 목동보다 짧아…첫 경기부터 대포
(서울=뉴스1) 권혁준 기자 = 10여년 전 목동 야구장에서 리그를 평정했던 '홈런왕' 박병호(38)가 선수 말년 마지막 불꽃을 태울 수 있을까. 새롭게 사용하게 될 홈구장 '라팍'이 목동구장 못지않은 '타자 친화 구장'이라는 점에서 기대감은 커진다.
박병호는 지난 28일 트레이드를 통해 KT 위즈에서 삼성 라이온즈로 이적했다. 동갑내기에 포지션도 같은 오재일과 유니폼을 바꿔입었다.
일련의 과정은 시끌벅적했다. 지난해까지 준수한 기량을 보였던 박병호는 올 시즌 초반 극심한 부진을 보였고 문상철에게 주전 1루수 자리를 내줬다. 이에 그는 은퇴까지 고민하기에 이르렀는데, KT가 만류 후 트레이드를 추진하면서 선수 생활을 이어가게 됐다.
박병호는 리그 '레전드'로 꼽힐 만한 홈런 타자다. 통산 384홈런으로 최정(471홈런), 이승엽(467홈런)에 이어 3위에 올라있다. 통산 6번의 홈런왕으로 이승엽(5회)을 넘어 가장 많은 타이틀을 가졌고, 2022년에는 만 36세의 나이로 '최고령 홈런왕'에 오르기도 했다.
특히 '전성기 박병호'는 괴력 그 자체였다. 2011년 LG 트윈스에서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로 이적한 뒤 2012년부터 2015년까지 무려 4년 연속 홈런왕에 올랐는데, 이 기간 31, 37, 52, 53홈런으로 매년 홈런 개수가 늘었다. 한국 프로야구사에 2년 연속 50홈런을 친 사례도 아직까지 유일하다.
데뷔 때부터 '파워' 하나만큼은 인정받았던 박병호의 잠재력이 폭발했다고 볼 수 있지만, 리그에서 가장 작은 규모였던 목동구장을 홈구장으로 쓴 영향도 무시할 수 없었다.
목동은 좌우 펜스까지 98m, 좌우 중간 펜스까지 113m, 중앙 펜스까지도 118m에 불과한 작은 구장이다.
박병호는 통산 384개의 홈런 중 4분의 1이 넘는 103개의 홈런을 목동에서 기록했다. 6번의 홈런왕 중 4번이 목동구장을 홈으로 쓰던 시절이었다. 나머지 두 번의 홈런왕은 고척, 수원을 홈으로 쓸 때 작성한 것이었다.
목동구장에서 영광의 시절을 보낸 이후 10여년의 세월이 지나 박병호는 어느덧 '노장' 대열에 들어섰다. 누구도 막을 수 없을 것 같았던 박병호도 세월의 흐름을 거스를 수는 없었고 2022년 화려하게 재기했던 KT에서도 주전 경쟁에서 밀리고 말았다.
하지만 은퇴의 갈림길에 섰던 그는 삼성에서 다시 한번 기회를 잡았다. 공교롭게도 삼성의 홈구장 '대구 삼성 라이온즈파크'(라팍)는 리그에서 가장 타자 친화적인 구장이다.
라팍의 좌우 펜스까지 거리는 99m, 중앙 펜스까지는 122.5m로 목동구장보다 길다. 하지만 좌우 중간 펜스까지는 107m로, 목동구장보다도 무려 6m가 짧다. 통상 가장 흔한 홈런 코스가 좌중간 혹은 우중간이기에, 홈런이 많이 나올 수밖에 없는 구장이다.
또 다른 작은 구장으로 꼽히는 인천 SSG 랜더스필드도 좌우 중간 펜스까지 115m이고, 사직구장의 경우 좌우 펜스까지 거리가 95.8m에 불과하지만, 좌우 중간은 113m, 펜스 높이가 6m로 높다.
이적 전까지 KT에서 1할대의 타율에 44경기 3홈런에 그쳤던 박병호였지만, 재기의 가능성을 말할 수 있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콘택트 능력이 다소 떨어졌지만 파워는 여전히 준수하기에, '라팍'의 특성을 더하면 많은 홈런을 기대할 수 있는 것이다.
지난 29일 삼성 유니폼을 입고 치른 첫 경기부터 조짐을 보였다. 박병호는 2회 첫 타석에서 제구가 잘 된 바깥쪽 공을 밀어 쳐 우측 펜스 앞까지 날려 보냈다. 가볍게 밀어 친공을 펜스 앞까지 날리는 파워를 확인할 수 있는 타석이었다.
4회 두 번째 타석에서는 좌측 담장을 넘기는 솔로홈런을 때렸다. 비거리 120m의 대형 아치로, 라팍의 작은 규모와 관계없이 넘어갈 수밖에 없는 홈런이었다.
홈런 타자는 홈런이 나오기 시작하면 감을 잡기 시작한다. 박병호는 이후 2타석에서도 잘 맞은 타구를 만들었고, 안타 한 개를 추가해 멀티히트를 완성했다.
아직 한 경기일 뿐이지만, '라팍'을 홈구장으로 쓰는 박병호는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존재가 됐다. 리그에서 가장 홈런이 잘 나오는 홈구장을 쓰면서도, 좀처럼 이점으로 활용하지 못했던 삼성 역시 '홈런 칠 줄 아는 타자'의 가세가 든든하기만 하다.
starburyny@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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