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년만에 15배!…아파트 수익률 넘은 이성자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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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을 대표하는 추상화가 이성자(1918~2009)가 경매에서 14억이 넘는 가격에 팔리며 국내 경매사를 다시 썼다.
28일 밤 크리스티 홍콩 20세기 이브닝 경매에서 이성자의 1962년작 '그림자 없는 산'(95.8x193.5㎝)이 추정가 7억~10억원을 훌쩍넘어 819만홍콩달러(14억 3000만원·수수료 포함)에 낙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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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상미술 대모 이성자 14억 최고가
28일 크리스티홍콩서 기록 경신
28일 밤 크리스티 홍콩 20세기 이브닝 경매에서 이성자의 1962년작 ‘그림자 없는 산’(95.8x193.5㎝)이 추정가 7억~10억원을 훌쩍넘어 819만홍콩달러(14억 3000만원·수수료 포함)에 낙찰됐다. 국내 여성작가로는 최고가 기록이다.
경매 현장에서는 크리스티 아시아 회장인 프랜시스 벨린도 전화 응찰에 참가할 정도로 열띤 경합이 벌어졌다. 전화응찰자가 많았지만 현장에서 응찰한 해외 컬렉터가 작품을 구매했다. 이학준 크리스티코리아 대표는 “이성자를 대표할만한 걸작이라는 점이 기록 경신을 이끈 것 같다. 최근 세계 미술시장의 대세가 여성 작가라는 점과 베니스에서 전시가 열린 영향도 있는 것 같다. 한국 미술시장에 큰 의미가 있는 날이 됐다”라고 말했다.
국내 경매에서 이성자의 종전 기록은 2022년 3월 케이옥션 경매에서 ‘샘물의 신비’가 세운 5억원이다. 해외 경매에서는 2022년 크리스티 홍콩에서 ‘갑작스러운 규칙’이 세운 9억원이다.
이번에 낙찰된 작품은 2009년 3월 케이옥션 경매에서 9400만원에 팔린 바 있어 출품자는 15년만에 가격이 15배가 오르는 대박을 터트렸다. 강남아파트도 깜짝 놀랄 수익률이다.
‘그림자 없는 산’은 네모, 세모, 동그라미 등 수수께끼 같은 부호로 조합된 추상화로 촘촘한 붓질로 물감을 쌓고 긁으며 만들어낸 작가 특유의 섬세한 질감이 살아있는 대작이다. 이 작품이 탄생한 1962년은 이역만리에서 고국의 어머니와 두고 온 세 아들을 생각하며 그린 대표작 ‘여성과 대지’(1961~1968) 연작이 그려진 시기다.
이성자는 김환기, 유영국과 함께 한국 추상미술의 선구자로 평가되는 유일한 여성 작가다. 이성자는 1951년 아들 셋을 두고 혼자 프랑스로 건너가 파리 그랑드 쇼미에르에서 수학하며 독창적인 예술 세계를 구축했다.
‘여성과 대지’는 이성자의 1960년대 작품세계를 특징 짓는 주제로, 작가는 개인이 여성으로서 겪어야만 했던 고통, 고국에 두고 온 자식에 대한 그리움과 모국에 대한 그리움 그리고 자신의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을 예술 언어로 표현했다.
동양의 철학적 세계관인 ‘음양오행’의 개념을 뿌리로 삼은 이성자의 작업에는 음과 양, 질서와 자유, 부드러움과 견고함, 동양과 서양 등 상반된 개념들이 공존한다. 눈부시게 화려한 색채, 끊임없는 작업의 변화, 4000여 점에 이르는 방대한 작업량은 그를 한국 추상미술의 대모로 자리매김하게 만들었다.
현재 제60회 베니스비엔날레가 열리고 있는 이탈리아 베니스의 아르테노바에서 개인전 ‘이성자: 지구 저편으로’가 열리며 호평을 받고 있는 것도 이성자를 재평가하기 된 계기로 보인다. 국립현대미술관 관장을 역임했던 바르토메우 마리가 기획해 대표작 20여 점을 선보이고 있다. 마리 전 관장은 “이성자의 작품세계가 세계 미술계에서 새롭게 발견되었을 때 한국의 근현대미술사는 더욱 풍성해질 것”이라고 기획취지를 밝혔다.
‘포스트 단색화’ 작가 발굴에 공을 들이고 있는 전속화랑인 갤러리현대의 이성자를 알리기 위한 꾸준한 노력도 빛을 보게 됐다. 갤러리현대는 작년 9월 세계적인 아트페어 프리즈 서울에서 단독 부스로 이성자의 전시를 열기도 했으며, 지난 5월 23일까지 현대화랑에서도 ‘한국 추상미술의 선구자’를 주제로 김환기, 유영국, 이성자의 3인전을 열었다.
1992년 이성자는 프랑스 남부 투레트에 ‘음양’을 모티브로 작가의 아틀리에 ‘은하수’를 지었는데 이 건물이 28일 프랑스에서 정부가 공식 관리하는 문화유산인 ‘주목할 만한 현대건축물’로 지정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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