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D현장인터뷰] "감독님이 항상 대범하게 하라고 주문하신다"...'강원 준프로 신화' 양민혁이 잘할 수밖에 없는 이유
[마이데일리 = 춘천 노찬혁 기자] "감독님께서 항상 담대하게 하고 대범하게 하라고 주문하신다."
강원FC 양민혁은 29일 오후 7시 30분 춘천송암스포츠타운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4' 15라운드 전북 현대와의 경기에서 선발로 출전했다.
이날 경기에서 양민혁은 국가대표 출신 풀백 김진수와 안현범을 상대하면서도 기죽지 않는 모습을 보여줬다. 양민혁은 전반 4분 만에 선취골을 뽑아냈다. 양민혁은 중앙에서 찔러준 김대우의 침투패스를 받아 강력한 오른발 슛으로 연결했다. 양민혁의 슛은 정민기 골키퍼를 뚫고 그대로 골망 상단을 갈랐다.
양민혁은 선제골 이후에도 우측 풀백 황문기와 좋은 호흡을 보여줬다. 오버래핑을 시도하던 황문기에게 침투패스를 전달하는 등 가벼운 몸 놀림을 보여줬다. 전반전 중반에는 스피드를 살리는 이동 트래핑으로 강원의 공격을 이끌었다.
후반 28분에는 왼쪽 측면에서 수비수를 화려한 팬텀 드리블로 제쳐낸 뒤 오른발로 크로스를 올렸지만 전북 수비수 머리에 걸렸다. 후반 38분에는 왼쪽 측면에서 상대 수비를 무너뜨린 뒤 정한민에게 패스를 내줬고 슈팅까지 이끌어냈다.
양민혁은 후반 45분 결정적인 찬스를 만들어냈다. 양민혁은 왼쪽 측면에서 김대우의 패스를 받았다. 양민혁은 왼발로 중앙에 위치한 정한민에게 크로스를 올렸다. 정한민은 논스톱으로 슈팅했지만 정한민의 슈팅은 하늘로 높이 뜨며 골대를 벗어났다.
양민혁은 후반전 끝까지 집중력을 유지하며 풀타임으로 뛰었고, 강원은 양민혁의 활약을 앞세워 2-1로 승리를 거뒀다. 3년 7개월 만에 리그 3연승을 달렸고 이번 시즌 5경기 연속 무패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경기가 끝난 뒤 양민혁은 "일단 저희가 3연승을 하기 위해서 집중해서 준비를 했다. 이틀이라는 시간밖에 준비하지 못했지만 잘 준비해서 원하는 대로 3연승을 유지할 수 있었던 것 같다. 일단 (김)대우 형의 패스가 너무 잘 들어와서 터치로 돌아섰는데 생각보다 볼이 빠졌을 때 각이 없었다. 골키퍼 머리 쪽으로 차야겠다고 생각했는데 잘 들어갔다"고 밝혔다.
이어 "일단 당연히 그 선수들이 국가대표 선수들이기 때문에 더 마음가짐이나 준비를 더 신경 써서 하는 것 같다. 근데 또 경기장에 들어가면 그런 건 딱히 생각이 나지 않기 때문에 몸 컨디션에 따라 플레이하고 있다. (황)문기 형이 공격적으로 하면 힘들지만 더 좋은 모습이 많이 나타나기 때문에 경기 전에 서로 말을 많이 하면서 자연스럽게 나오는 것 같다"고 덧붙였다.
2006년생 양민혁은 올 시즌 강원에서 준프로 선수로 K리그 데뷔에 성공하며 셀틱으로 이적한 양현준의 뒤를 이을 기대주로 평가 받고 있다. 양민혁은 제주 유나이티드와의 개막전부터 전 경기 선발로 나서며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다. 양민혁은 출전, 득점, 공격포인트 등 구단 최연소 기록을 갈아 치웠다. 강원 윤정환 감독은 같은 나이대에 자기보다 뛰어나다고 말하기도 했다.
양현준은 "감독님이 내 나이 때 하는 걸 보지 못했다. 충분히 저만큼은 하셨을 것 같다. 선수로 봤어도 영광이었을 것 같은데 감독님으로 만나고 인연이 닿아서 되게 운이 좋다고 생각한다. 감독님께서도 믿고 기용해 주시고 항상 담대하게 하고 대범하게 하라고 주문하신다. 실수해도 크게 나무라지 않으시고 자신감을 심어주신다"고 말했다.
2021년 양민혁은 강릉제일고에 입학하며 강원 18세 이하(U-18)팀에 입단했다. 양민혁은 저학년부터 고학년 경기에 월반해 뛰었다. 고등학교 2학년이었던 2023년 12월에는 강원과 준프로 계약을 체결했고 2024시즌부터 1군으로 콜업됐다.
양민혁은 "이렇게 빨리 성장할 수 있을지 상상도 못했다. 솔직히 정말 경기에 뛸 수 있을지 고민이었지만 이전부터 기회를 받아서 잘 성장한 것 같다. 물론 풀타임을 뛰면서 당연히 몸에 좀 무리가 온다고 느끼고 힘든 부분은 없지 않아 있지만 그래서 더 몸 관리를 신경 쓰려고 한다. 또 먹는 것도 더 잘 먹고 하기 때문에 그렇게 크게 무리는 없었던 것 같다"고 전했다.
2라운드 광주FC와의 경기에서는 깔끔한 감아차기로 만 17세 10개월 23일의 나이로 선제골을 넣었다. 이로써 2021년 FC서울의 강성진 이후 두 번째 준프로 득점자 선수가 됐고, 강원 구단 역대 최연소 득점, K리그1 역대 최연소 득점이자 K리그 역대 최연소 득점 4위 등의 대기록을 작성했다.
시즌 초 U-22 자원으로 분류됐던 양민혁은 당당히 주전 자리를 꿰찼다. 양민혁은 4월 ‘세븐셀렉트 이달의 영플레이어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이날 경기에서 양민혁은 시즌 4호골을 터트리면서 준프로 계약의 신화를 계속해서 갈아 치우고 있다. 4골 2도움으로 이미 자신이 설정한 공격포인트 5개라는 목표도 넘어섰다.
양민혁은 "목표를 넘어섰기 때문에 다음 목표는 설정하지 않고 한번 힘 닿는 데까지 해보려고 한다. 여러 경기를 치르면서 혼자 고립되는 상황이 생기는 것 같은데 쉽게 하는 플레이를 더 많이 강조하시고 그걸 많이 보완해야 되는 것 같다. 저도 물론 잘 되다 보면 신경도 쓰이고 한 번쯤은 흔들릴 것 같다고 생각했는데 일단 생각들을 잘 정리하면서 행동하고 있다. 크게 흔들린 적은 없었던 것 같고 이대로 잘 유지해서 제가 한 단계 넘어선다면 힘들지 않을 것 같다고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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