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공동 선두, 오늘은 단독 선두··· 이틀 동안 4도루, 조수행의 꿈이 정말로 커지고 있다
두산 조수행의 생애 첫 개인 타이틀 꿈이 점점 더 커지고 있다. 29일 잠실 KT전에서 2차례 도루에 성공해 시즌 27도루로 LG 박해민(25도루)을 2개 차로 제치고 이 부문 단독 선두로 뛰어올랐다. 전날 역시 2차례 도루에 성공하며 공동 선두에 오른 지 하루 만이다.
이날 좌익수 9번 타자로 선발 출장한 조수행은 안타 2개에 상대 실책까지 3차례 도루 기회를 잡았다. 2회 2사 후 안타를 치고 나가 후속 헨리 라모스 타석 때 5구째 공에 2루로 달렸다. 스타트가 워낙 빨라 KT 포수 장성우가 공 던지는 걸 포기했다. 6회 조수행은 상대 유격수 실책으로 1루에 나갔다. 다소 행운이 따른 도루 기회 역시 조수행은 놓치지 않았다.
조수행은 8회말 선두타자로 나와 내야안타로 다시 출루에 성공했다. 11-3으로 점수 차가 이미 크게 벌어졌고, KT 1루수가 베이스를 완전히 비우며 사실상 백기를 들지 않았다면 역시 도루를 시도할 법했다. 그만큼 올 시즌 조수행의 도루 시도는 적극적이고, 한번 뛰면 무조건이라도 해도 좋을 만큼 살아들어간다. 이날까지 조수행의 도루 시도는 28차례. 딱 1번 실패하고 나머지 27차례를 모두 살아 들어갔다.
조수행은 이날 시즌 27번째 도루에 성공하면서, 자신의 한 시즌 최다 도루 기록도 새로 작성했다. 종전 기록은 지난 시즌의 26도루였다. 지난해 10월 14일 정규시즌 마지막이 다 돼서야 26호 도루에 성공했던 것과 비교하면 올 시즌 조수행의 도루 페이스가 얼마나 빠른지 알 수 있다.
전날 2차례 도루에도 팀이 3-12로 대패하며 마음껏 웃지 못했던 조수행은 이날 팀도 12-6으로 크게 이기면서 마음껏 자신의 새 기록을 자축할 수 있었다. 경기 후 조수행은 “(이승엽) 감독님께서 꾸준히 기회를 주신 덕에 자연스럽게 도루 숫자도 늘어난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지금의 숫자는 결과가 아닌 과정이라고 생각한다며, 더 많은 출루와 도루로 팀 승리에 보탬이 되겠다”고 말했다. 지난시즌도 81.2%로 훌륭했던 도루 성공률이 올 시즌 96.3%라는 경이적인 수준까지 오른데 대해서는 “고토 코치님, 정진호 코치님이 정말 디테일한 부분까지 분석을 해주신다”며 감사를 표했다. 지난시즌 도루왕을 차지한 팀 선배 정수빈의 역할도 강조했다. 조수행은 “9번 타순에서 출루하면 (1번 타자인) 수빈이 형이 많이 참아주시는 것 같다. 자연히 뛸 기회가 많아진다”고 했다.
이날 경기 시작 전만 해도 조수행의 도루왕 가능성에 대해 “아직 80경기가 더 남았다. 더 많이 출루해야 하고, 체력관리도 더 열심히 해야 한다”고 했던 이 감독도 “조수행의 질주가 앞으로도 꾸준히 이어지길 바란다”며 새 기록 작성에 아낌없이 축하를 보냈다.
잠실 | 심진용 기자 s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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