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선친자 허형규 눈물 “‘전재준만큼 싫지만’ 댓글도 감사, 선업튀=인생작”[EN:인터뷰①]

이하나 2024. 5. 30.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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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글 이하나 기자/사진 이재하 기자]

허형규가 ‘선재 업고 튀어’를 자신의 인생작으로 꼽았다.

허형규는 지난 5월 28일 종영한 tvN 월화드라마 ‘선재 업고 튀어’(연출 윤종호, 김태엽/극본 이시은)에서 연쇄살인마 택시 기사 김영수 역을 맡아 극에 긴장감을 더했다.

작품이 큰 사랑을 받았던 만큼, 허형규 역시 종영의 아쉬움을 드러냈다. 최근 서울 강남구 뉴스엔 사옥을 방문한 허형규는 “영수는 빨리 보내야겠지만, ‘선재 업고 튀어’를 보내기가 아쉽다. 우리 현장은 마치 대학교 때처럼 형, 동생들끼리 한 목적지를 향해서 달려가는 느낌이었다. 각자 할 것만 하는 게 아니라, 조금이라도 더 잘 만들어 보려고 서로 아이디어를 줬다”라고 현장 분위기를 전했다.

이어 “영수도 어떻게 보면 혼자 감당해야 할 부분인데, 감독님들을 비롯해 스태프들이 ‘영수는 이런 걸 하지 않을까?’라고 도움을 많이 주셨다. 촬영 전날 소풍 가기 전날처럼 설��고, 촬영 후에도 집에 가기 싫어서 현장에 남아있었다. 촬영 없는 날 갈 때도 많았다”라며 “김영수는 미움을 받았지만, 현장에서 허형규는 사랑을 많이 받았다. 주말부터 월, 화요일을 기다렸는데 마지막 회 때는 그날이 오지 않았으면 하더라”고 말했다.

허형규는 극에서 타임슬립을 거칠 때마다 매번 임솔(김혜윤 분), 류선재(변우석 분) 주변을 계속 맴돌며 두 사람의 비극적인 서사를 이끌었다. 김영수가 등장할 때마다 로맨틱 코미디에서 스릴러로 장르가 순식간에 변했다.

허형규는 시청자들에게 제대로 욕먹을 각오를 하고 김영수 캐릭터에 몰입했다. 허형규는 “물론 두렵기는 했지만, 주변에서 악역은 캐릭터로서는 욕을 먹어도 배우로서는 사랑받는다는 얘기를 많이 해주더라. 김영수가 욕을 먹으면 솔선(임솔, 류선재)을 잘 방해하고 있고, ‘내가 잘 해내고 있구나’라고 생각하면서 스스로 미화시켰던 것 같다. 채찍뿐만 아니라 배우 허형규에게는 당근이 될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라고 답했다.

글로벌 OTT 라쿠텐 비키(Rakuten Viki)에 따르면 ‘선재 업고 튀어’는 방영 6주 차에도 130개국 1위를 기록하며 해외에서도 인기몰이 중이다. 이에 작품에 과몰입한 해외 팬들의 메시지도 쏟아지고 있다. 허형규는 “드라마 팬들이 과몰입한 걸 좋아해 주시더라. 처음에는 ‘무서워요. 왜 이렇게까지 하는 거예요’라고 하는데, 드라마에 그만큼 진심이라고 생각해 주셔서 오히려 거기에 더 힘을 받았던 것 같다”라며 “한국 드라마를 통해서 한국 욕도 많이 알려지지 않았나. 그걸 영어로 번역까지 해서 달아주는 분도 있었다. 댓글 중에는 ‘영수는 너무 싫다. 전재준만큼 싫다. 근데 배우는 밉지 않아’라는 댓글을 달아주셨는데, 감사했다”라고 설명했다.

댓글 대부분이 원망이었다는 허형규는 “‘대체 왜 그러냐’, ‘이유라도 알자’ 이런 반응을 보이시더라. 팝업스토어도 가니까 진짜 솔친자(임솔에게 미친 자)는 김영수라는 반응도 있더라. 나는 솔선친자(솔, 선재에 미친 자)다. 시청자로서 솔선을 누구보다 응원했다. 매번 본방송을 보면서도 내가 싫더라. ‘쟤 또 나오는데’라고 하면서 봤다”라고 말했다.

당초 ‘선재 업고 튀어’의 성공을 점치는 이들은 많지 않았다. 3년여의 기다림 끝에 방송된 ‘선재 업고 튀어’는 극 중 임솔, 류선재의 쌍방 구원 서사를 포함한 탄탄한 대본, 감성적인 연출, 배우들의 열연 등으로 신드롬에 가까운 인기를 얻었다.

허형규 역시 예상을 뛰어넘는 인기에 놀랐다. 이 정도까지 잘 될 줄은 몰랐다는 허형규는 “마니아층이 생기거나 좋은 드라마라고 평가받을 거라는 건 알고 있었다. 대본이 너무 재밌었고, 촬영 현장에서 감독님이 컨트롤을 잘 해주셨고, 배우들끼리도 생각보다 더 잘 될 수 있겠다는 얘기를 했다. 그런데 그 이상으로 붐을 일으키고, 광고나 예능에서 ‘XX 업고 튀어’라는 말을 쓰는 걸 보면 놀랍다”라고 기뻐했다.

시청자 입장에서 본 ‘선재 업고 튀어’의 인기 요인을 묻자 허형규는 “보통 타임슬립 작품은 한번 회귀한 상태로 잘못된 과거를 고쳐나가는데, 이 작품은 한 번의 타임슬립이 아니라 10대, 20대, 30대의 각기 다른 솔, 선재의 연애를 보여준다. 그리고 그 중간에 김영수라는 긴장감도 주고”라며 “‘그랬나봐’, ‘우산’ 등 향수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노래가 나오는데, 1~2회를 보고 ‘우리 드라마를 안 좋아할 수 없겠구나’ 생각했다”라고 만족했다.

가장 재밌게 본 장면을 묻자 허형규는 “좋았던 장면이라기보다는 제일 소름 돋은 장면은 영수가 기차에서 내릴 때였다. 그리고 2회에서 ‘그랬나봐’가 깔릴 때랑, 10회에서 선재가 ‘네가 아는 미래에 나 죽어? 그래도 널 사랑할래’라고 하는 장면이 너무 좋았다”라고 꼽았다.

허형규는 주변 친구들의 반응에서 다시 한번 작품의 인기를 실감했다. 그는 “남자 친구들도 ‘로코물이잖아’, ‘애들 얘기 아니야?’, ‘아이돌과 팬의 사랑 얘기라며 연쇄살인마가 왜 나와?’라고 반응 했었는데, 2회까지 보고 나서 내가 나오는 것과 별개로 재밌다고 하더라. ‘나중에 너 어떻게 되니?’라고 물을 때 ‘알려줄까?’라고 장난을 치면 ‘얘기하지 마. 끝까지 볼 거야’라고 하더라”고 전했다.

대화를 나눌수록 허형규가 ‘선재 업고 튀어’에 얼마나 진심이었는지를 느낄 수 있었다. 작품이 자신에게 어떤 의미였냐는 질문에 허형규는 결국 참았던 눈물을 보였다. 그는 “감독님한테 마지막 방송 때 촬영 스틸 사진이 올라올 거라는 이야기를 전달받았을 때 눈물이 나더라. 벌써 헤어질 준비를 하는 것 같았다”라며 “앞으로 내 연기 인생이 어떻게 펼쳐질지 모르겠다. 그러나 더 좋은 작품을 찍고, 더 좋은 배우를 만나고 지금보다 더 큰 역할을 맡는다고 해도 이 작품은 늘 내 인생작이 될 거다”라고 말했다.

뉴스엔 이하나 bliss21@ / 이재하 ru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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