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적 소동 후 떠난 거포에게 “힘들겠지만 잘 해” 명장의 마지막 진심
원했든 원하지 않았든 이적 요청을 통한 소동이 벌어졌다. 그리고 팀을 떠나게 된 거포 박병호(37, 삼성)에게 명장 이강철 KT 위즈 감독은 ‘좋은 트레이드가 되도록 잘했으면 한다’는 덕담을 전했다.
KT 위즈에 방출을 요청했던 개인 통산 384홈런의 주인공 박병호와 동갑내기이자 통산 207홈런을 기록한 전 삼성 라이온즈의 좌타거포 오재일간의 전격 트레이드가 이뤄졌다. KT와 삼성은 28일 늦은 밤 일대일 트레이드 결과를 발표했다.
그만큼 급박하게 전개된 트레이드였고, 박병호의 은퇴를 포함한 웨이버 공시 요청이 그 배경이기도 했다. 앞서 4월부터 구단에서 좁아진 입지에 박병호는 이강철 감독 및 구단과 면담을 거친 끝에 트레이드를 원했지만 ‘이름값’ 탓에 이적이 성사되지 못했다.
그리고 우타거포가 필요했던 삼성이 좌타거포가 필요한 KT에 오재일을 카드로 협상을 승낙하면서 전격적인 맞트레이드가 이뤄졌다. 공시를 스스로 요청했던 박병호는 삼성에서 프로 데뷔 이후 4번째 유니폼을 입게 됐다.
28일 언론보도를 통해 이같은 사실이 알려진 이후 수많은 말들이 쏟아졌다. 통산 6차례 홈런왕에 오른 박병호가 베테랑 선수로서는 이례적으로 방출을 스스로 요청한 것에 대해 여론이 들끓었다. 애초에는 연봉을 포기하는 은퇴 의사가 있었던 내용이 알려지지 않으면서 박병호가 팀 케미를 해치는 이기적인 행동을 했다는 여론이 주를 이뤘다.
28일 경기 전 인터뷰에서도 이강철 감독은 해당 사건에 대해 언급하기를 꺼리는 모습을 보였다. 이 감독은 “보도를 통해 나온 내용 그대로다. (박병호 선수가) 먼저 방출을 요구했고, 거기서 더 진전된 건 없다. 방출 여부를 내가 결정하는 건 아니다. 지켜보니까 선수단도 동요하는 분위기는 아니다. 개인적으로 더는 할 말이 없다”라며 말을 아꼈다.
29일 잠실 KT-두산전을 앞두고 만난 이강철 감독은 “잘 마무리한 된 것 같다. (나도현) 단장께서 잘 움직여주셔서 더 이상의 말이 안나오게 잘 끝낸 것 같다”면서 “선수들의 멘탈이 강하니까 상관 없는데 계속 이름이 오르락내리고 하는 것이 좋은 상황은 아니니까. 단장께서 일 철를 잘하신 것 같다”며 트레이드를 통해 사건 수습이 빠르게 마무리 된 것에 대해 반가운 입장을 전했다.
또한 통산 207홈런을 기록 중인 좌타거포 오재일의 합류로 팀이 상승세를 타길 바랐다. 이 감독은 “지금 분위기가 좋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트레이드를 한 번 이렇게 하고 나면 또 성적이 좀 올라가더라. 그런 효과를 봤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넌지시 전하기도 했다.
병호는 2021시즌 종료 뒤 생애 첫 FA 자격을 취득했다. 보상 선수가 없는 C등급으로 FA시장에 나왔던 박병호는 KT와 3년 총액 30억 원(계약금 7억 원, 연봉 20억 원, 옵션 3억 원)에 도장을 찍고 팀을 옮겼다. 박병호는 2022시즌 124경기에 출전해 타율 0.275/ 118안타/ 35홈런/ 98타점/ 출루율 0.349/ 장타율 0.559로 반등에 성공했다.
하지만, 박병호는 2023시즌 132경기에 출전해 타율 0.283/ 122안타/ 18홈런/ 87타점/ 출루율 0.357/ 장타율 0.443로 장타 생산 능력이 조금 감소하는 흐름을 보였다. 결국, 박병호는 올 시즌에는 트레이드 전까지 44경기에 출전해 타율 0.198/ 20안타/ 3홈런/ 10타점/ 출루율 0.331/ 장타율 0.307로 부진에 빠지면서 주전에서 밀렸고, 5월 26일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박병호도 떠나면서 KT와 이 감독에게 대한 고마움과 미안함을 확실하게 표현했다. 28일 트레이드 직후에도 KT의 원정 숙소인 호텔로 찾아와 이 감독을 비롯한 KT 선수단에게 마지막 작별인사와 함께 고맙고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
이 감독은 “어제 저녁(28일)에 호텔에 와서 인사하러 왔다. ‘어차피 이제 결정 났으니까 너도 가서 잘하길 바라고 (오)재일이도 와서 잘했으면 좋겠다. 서로 좋은 트레이드 됐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며 박병호에게 했던 마지막 덕담을 전했다.
농담 속에 아쉬운 마음도 슬며시 내비쳤다. 이 감독은 “‘우리랑 할 때는 좀 못 해라’고 하고 싶었지만, 내가 그 말은 안했다(웃음). 힘들 수도 있는데 ‘이제 결론은 적응하기 나름이니까 가서 잘하면 되지’라고 했더니 본인도 ‘잘된 건지 아닌건지 모르겠다’고 하더라”며 아직은 낯선 마음이 남아있는 박병호를 향한 남은 마음을 드러냈다.
그러면서도 이 감독은 “일단 많이 낯서니까. 이쪽 수도권에만 있다가 가는 그것도 입장이 있을 것이다. 그런데 또 잘 하는 선수니까 금방 적응할 것”이라며 삼성으로 떠난 박병호가 잘 적응할 것이라는 덕담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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