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든지 해야죠”···돌아온 임기영, 올해도 그의 보직은 ‘전천후 투수’다[스경x인터뷰]
임기영(31·KIA)이 올해도 ‘멀티 투수’의 커리어를 다시 시작한다.
임기영은 29일 창원 NC파크에서 열린 NC전에서 3-3으로 맞선 4회말 등판해 2.2이닝 2피안타 1볼넷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임기영이 던지는 동안 KIA가 5회초 균형을 깨고 앞서나간 끝에 6-3으로 승리하면서 임기영은 승리 투수가 됐다.
지난 3월29일 두산전 이후 딱 두 달 만의 복귀전이었다. 임기영은 당시 등판 이후 옆구리 근육이 손상되는 부상으로 재활군에 갔다. 개막 직후라 KIA에게 큰 재앙이 될 것 같은 부상이었지만 KIA는 잘 버텼고 임기영은 마운드가 충전해야 할 시기에 돌아왔다.
이날 선발 이의리가 3이닝 3실점으로 내려가자 임기영은 예정된대로 ‘+1’ 투수로 4회말 등판했다. 4회말 2사후 볼넷과 안타로 주자 둘을 내보냈으나 1번 최정원을 중견수플라이로 잡아 끝냈고, 5회는 삼자범퇴로 정리했다. 6회말 2사후 7번 한석현에게 우전안타를 맞으면서 투구 수 51개를 기록하고 다음 투수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복귀전의 빼어난 호투였다. 이범호 KIA 감독은 “오랜만의 1군 등판이었는데도 본인의 기량을 잘 보여준 것 같다”고 칭찬했다.
임기영은 재활 과정에서 4월 중순에 한 번 퓨처스리그 실전 등판했다가 다시 몸 상태가 안 좋아져 재활로 돌아갔다. 개막하자마자 부상당한 속상함에 서둘러 복귀하려고 했었다.
임기영은 “처음 다쳤을 때는 챔피언스필드에 몇 번 갔다. 팀이 잘 하고 있어서 좋기는 했지만 한편으로는 ‘내가 여기서 뭐 하고 있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좀 빨리 준비해야겠다는 생각에 퓨처스 실전에 나갔는데 좀 안 좋아서 다시 멈추게 됐다. 그 뒤로는 야구를 거의 안 봤다. 보게 되면 또 무리하고 급하게 할 것 같았다. 그 뒤에 팀에서 부상 선수가 나오고 선발 되겠느냐고 하셔서 뭐든지 해야겠다는 생각에 몸을 새로 만든다는 마음으로 준비했다”고 말했다.
2022년까지 선발로 던졌던 임기영은 지난해 불펜으로 자리를 옮겼다. 길게 던지는 롱릴리프도, 승부처에서 확실하게 정리하는 필승계투조도 모두 소화했다. 마무리로 나갈 때도 있었다. 64경기에 나가 82이닝을 소화한 전천후 불펜 투수였다.
올해도 비슷하다. 현재 임기영의 보직은 정해져 있지 않았다. 필승계투조로 시즌을 시작했으나 부상 당했고 재활하는 사이 KIA의 선발진에 부상자들이 나오면서 자리가 비었다. 재활을 마치고 피칭을 시작해 복귀를 준비하던 임기영은 선발 등판도 염두에 두고 준비했다. 그러나 최근 대체 선발이던 황동하가 잘 던지고 있고 이의리가 임기영과 함께 복귀하면서 선발이 채워지자 임기영이 굳이 선발로 들어갈 필요는 사라졌다. 역시 재활을 마친 선발 이의리가 아직은 투구 수를 꽉 채우지 못하자 임기영은 ‘+1’ 투수로 복귀했다. 올해도 임기영의 보직은 전천후 투수다.
임기영은 “두 달 동안 투수들한테 미안하기도 했다. 투수들이 좀 힘들어하는 모습도 보였기 때문에 이제는 내가 좀 힘을 보태야 되겠다는 생각을 한다. 내 컨디션 관리가 문제가 아니라, 너무 오래 쉬었기 때문에 뭐든지 해야 된다고 생각하고 있다. 선발이든 불펜이든 빈 자리에 맞춰서 내가 조금이라도 더 나가 던질 수 있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생각한다”고 말했다.
창원 | 김은진 기자 muldero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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