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전노장 발야구 vs 데뷔 첫 타석 페이크번트 앤 슬래시...팽팽해지던 흐름 끊은 승부사의 QS+ [인천 현장]

김현수가 29일 SSG전에서 날아다녔다. 인천=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

[인천=스포츠조선 정재근 기자] LG 트윈스가 '호타준족' 김현수의 맹활약과 '승부사' 임찬규의 호투 속에 6연승을 질주했다.

LG가 29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열린 SSG 랜더스와의 경기에서 13대4의 대승을 거뒀다.

SSG는 프로 데뷔 전에서 멀티히트를 기록한 정현승이 눈길을 끌었지만, 잇따른 실책으로 자멸하며 8연패의 수렁에 빠졌다.

LG가 2-0으로 앞선 3회초. 안타로 출루한 김현수의 '현란한' 주루 플레이가 시작됐다.

1사 1루 박동원 타석. SSG 선발 송영진의 4구째 커브가 포수 앞에서 바운드되는 순간 1루주자 김현수가 망설임 없이 2루로 달렸다. 공은 김민식의 몸을 맞고 튕겨 나갔지만 멀리 가진 않았다. 김현수의 판단이 조금만 늦었다면 결코 뛸 수 없는 거리. 김민식이 2루로 지체 없이 송구했지만 김현수가 빨랐다.

가쁜 숨을 몰아쉬던 김현수의 발야구는 계속됐다. 박동원의 3루 땅볼을 잡은 최정이 2루에서 3루로 뛰던 김현수를 잡기 위해 3루 백업을 들어온 유격수 박성한에게 송구했는데 공이 빠지고 말았다.

태그를 피해 돌아 들어간 김현수가 재빠르게 일어나 홈으로 달려 득점을 올렸다. 흙을 뒤집어쓴 채 들어온 김현수는 홈런 쳤을 때보다 더 열광적으로 환영받았다.

3회초 1사 2루 박동원의 3루 땅볼 때 김현수가 3루로 슬라이딩 하고 있다.

최정의 악송구. 김현수가 다시 일어나 홈으로 달리고 있다.

흙먼지 일으키며 홈베이스 터치한 김현수

홈런 쳤을 때보다 더 열광적인 환영행사

3점을 먼저 내 준 SSG가 3회말 무사 1, 2루의 추격 찬스를 만들었다. 타석에는 정현승. 덕수고와 인하대를 나와 2024 신인드래프트 6라운드로 SSG에 입단한 신인이다. 이날 1군에 콜업된 정현승의 프로 데뷔 첫 타석.

번트 자세를 취한 정현승이 임찬규의 초구 볼에 배트를 거둬들이자 SSG 벤치가 바쁘게 움직였다. 3루에 있던 조동화 코치가 주심에게 양해를 구한 후 직접 정현승에게 다가가 수신호가 아닌 육성으로 작전을 전달하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3회말 무사 1, 2루 정현승이 번트 자세를 취하고 있다.

조동화 3루 코치가 정현승을 직접 불러 작전을 지시하는 모습

강공으로 전환한 정현승의 안타

작전을 확실하게 숙지한 정현승이 임찬규의 2구째 직구 때 번트 자세에서 강공으로 전환해 우전 안타를 쳤다.

신인답지 않은 작전 수행 능력을 보여준 정현승의 데뷔 첫 타석 안타로 SSG가 무사 만루의 찬스를 잡았다.

호투하던 임찬규의 첫 위기. 임찬규는 내야땅볼 2개로 2점을 내줬지만 2사 1루에서 최정을 중견수 뜬공으로 잡으며 추가 실점을 막았다. 임찬규는 이날 최정을 4타수 무안타로 완벽하게 제압했다.

승부사 임찬규가 5회말 2사 1, 2루에서 최정을 삼진으로 잡은 후 포효하고 있다.

더그아웃 앞에서 한 번 더 세리머니

7회를 무실점으로 막은 임찬규가 동료들에게 고마움을 표하고 있다.

7회까지 마운드를 지킨 임찬규는 105개의 공을 던지며 9안타 1볼넷 6탈삼진 2실점으로 호투했다. 올 시즌 처음으로 7이닝을 소화한 임찬규의 퀄리티 스타트 플러스(7이닝 3자책점 이하) 피칭.

타선에서는 김현수가 4안타 1타점 4득점의 맹활약을 펼쳤고, 문보경이 2안타 5타점, 오스틴이 2안타 2타점으로 힘을 보탰다.

SSG는 선발 송영진이 4이닝 3실점(1자책)으로 패전투수가 됐다. 내야진에서 나온 3개의 실책이 뼈아팠다.

신인 정현승의 데뷔전 멀티히트가 이날 SSG의 유일한 위안거리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