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븐2 찍먹 리뷰 "잘 만들었어도 너무 익숙한 맛"
넷마블 신작 경쟁형 MMORPG '레이븐2'가 29일 오후 8시 정식으로 출시됐다.
레이븐2는 2015년 대한민국 게임대상에서 6관왕을 차지한 '레이븐'의 정식 후속작이다. 정통 다크 판타지 콘셉트와 트리플 A급 콘솔 게임 수준의 시네마틱 연출, 차별화된 전투 시스템을 강점으로 내세웠다.
레이븐2의 첫 인상은 "시네마틱 컷신 하나는 진짜 공들여 만들었네"였다. 인 게임 그래픽도 준수한 편이었다. 내러티브 전개나 전달력은 다소 아쉬웠다.
강점으로 내세웠던 차별화된 전투 경험은 초반에 느끼기 어려웠다. 기존 출시됐던 자동 사냥 위주의 선판정 게임들과 무엇이 다른지 알기 힘들었다. 다마고치 보는 것처럼 가끔 화면을 구경하는 것이 전부로, 컨트롤을 할 필요가 없었다.
게임 시스템만 놓고 봤을 때 동일 장르 다른 게임과의 차별성을 찾기는 어려웠다. 수많은 패스와 패키지 상품으로 가득한 화면, 헉 소리가 나는 확률형 상품을 보면 경쟁형 MMORPG 유저들은 익숙한 고향의 맛을 느끼겠거니 싶다.
다크 판타지를 표방한 게임답게 가감 없는 유혈 표현, 신체 부위 절단 및 선정적 묘사는 꽤 인상적이었다. 매콤한 맛의 경쟁형 MMORPG를 찾는 게이머라면 한 번쯤 찍먹해 볼 만 하다.
■ 훌륭한 시네마틱 컷신, 준수한 그래픽과 서사
게임을 처음 시작할 때 오프닝 영상 스킵을 누를 생각이 들지 않았을 정도로 훌륭하다. 시네마틱 컷신 하나는 확실히 힘을 줬다. 트리플 A급 콘솔 게임 수준이라고 자평할 만큼 공을 들였다.
다만 눈이 즐거운 시네마틱 퀄리티에 비해 내러티브 전달력이나 스토리 전개는 평범한 편이다. 스토리 극 초반이야 대체 무슨 얘기를 하는지 알 수 없는 게 당연하지만, 연출로 홀린 듯이 영상을 지켜보게 됐던 '디아블로 4'처럼 강렬한 몰입감이 느껴지진 않았다.
이후 메인 스토리 전개 역시 애매하다. 오프닝 무비에서 대단한 악역같이 묘사된 무녀 카프라는 퀘스트 하나만에 목이 잘리고, 사수 그웬은 갑자기 왜 급발진하는지 이해가 안 된다.
주인공 곁을 따라다니는 악마 굴리엘은 의미심장한 대사를 읊지만 매력적이거나 강렬한 인상을 받지 못해 그의 정체에 호기심이 들지는 않는다. 시네마틱에서의 자극적인 묘사는 맛있지만 뒷 이야기가 딱히 궁금하지는 않다.
인 게임 그래픽은 훌륭한 시네마틱에 비해 다소 수수하지만 준수한 편이다. 언리얼 엔진 최고 수준의 그래픽이라지만 결국 모바일 플랫폼 기기 성능 한계를 넘지는 못했다. 시네마틱이 아닌 대화 장면 역시 가끔 대사와 입 모양 싱크가 맞지 않았다.
■ 편리한 선판정 시스템, 액션의 재미는 '글쎄'
기존 경쟁형 MMORPG와 동일하게 레이븐2 역시 선판정 시스템을 택했다. 패턴을 보고 피하거나 막는 등의 반응이 불가능하고, AOE 범위에 있었다면 벗어난 자리에서 경직 판정이 들어가는 방식이다.
플레이하면서 "저 공격이 대체 왜 맞지"라며 계속 불평하다가 결국 컨트롤이 별 의미 없다는 것을 깨닫고 자동 전투를 활성화했다. 다마고치 보듯 화면을 구경하며 경쟁형 MMORPG의 전형임을 다시금 체감했다.
사실 김치찌개 식당에서 왜 김치찌개를 파느냐 묻는다면 "메뉴가 김치찌개니까요"라는 말 외엔 할 말이 없다. 추가적인 컨트롤 요소가 모바일 기기 피로도를 높이는 건 사실이고, 바쁜 사회 생활 이후 게임에서까지 피곤하고 싶지 않은 사람도 많다.
이런 유저들을 타깃으로 삼는다면 선 판정 시스템, 자동 전투는 당연한 선택이다. 다만 레이븐의 후속작이니만큼 전작 같은 액션을 기대한 사람이라면 실망스러울 수 있다. 또한 기존 경쟁작과 차별화된 전투 경험 역시 찾아볼 수 없었다.
■ 경쟁형 MMORPG 특유의 매콤한 수익 모델
레이븐2 수익 모델은 이제는 공식처럼 굳어진 형태를 그대로 따랐다. 변신 개념인 성의와 펫 개념인 사역마 확률형 상품을 구성했다. 물론 장비 역시 패키지 상품으로 판매 중이며, 성유물과 조각상 상자도 11개씩 구매 가능하다. 성유물과 조각상은 구매 시 옵션이 무작위로 정해지는 것으로 보였다.
성의와 사역마 소환의 경우 가장 높은 등급 전설은 0.01%, 영웅은 0.2%, 희귀는 1.7%로 매우 낮다. 다른 경쟁형 MMORPG와 마찬가지로 레이븐2 역시 뽑을 수 있다는 기대감을 갖긴 힘든 확률이다.
성의 및 사역마 소환 11회에 크리스탈 1000개, 현금 기준 2만 7000원 정도가 필요하다. 합성 기능도 당연히 제공한다.
스텝 업 패키지를 비롯해 다양한 패키지와 패스 상품, 구독형 상품을 판매한다. 스텝 업 패키지에 특이 사항이라면 키오네의 축복: 성의의 길을 모두 구매해야 사역마의 길이 열린다. 깡 크리스탈보다야 패키지 구매가 훨씬 저렴하지만, 여전히 확률은 너무 낮았다.
suminh@gametoc.co.kr
Copyright © 게임톡.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