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생아 특례대출 러시" 생애최초 내집마련 비율 늘었다

정영희 기자 2024. 5. 30. 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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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택 수요 회복으로 거래량 늘었지만 미분양도 증가세
지난 3~4월 집합건물의 생애최초 구입 비율은 1~2월과 달리 수도권에서 더 높은 비율을 나타냈다. 지난달 수도권 생애최초 구입 비율은 46.6%로 나타나 2021년 이래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추세다./사진=뉴스1
정부가 출생률 제고와 주택시장 부양을 위해 올 초부터 신생아 특례대출을 도입하며 태어나 처음으로 '내 집 마련'에 나선 이들이 늘었다. 그러나 주택 인허가가 공공·민간과 수도권·비수도권 등 분야와 지역을 가리지 않고 감소세를 보이며 추후 공급 대란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30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하 '건산연')에 따르면 지난달 집합건물 매매거래 중 생애최초 구입 비율은 수도권 46.6%, 지방 42.4%로 집계됐다.

신생아 특례대출은 당초 27조원 규모로 편성됐으며 시행 3개월 만에 신청액이 5조원을 넘겼다. 지난해 시행됐던 특례보금자리론에 비해 증가 속도는 느린 편이지만 정책의 주요 대상인 신생아 출산 생애최초 주택 구매자에게 소구하고 있다.

하반기 소득 기준이 부부 합산 소득요건이 기존 1억3000만원에서 2억원으로 완화될 예정이지만 신생아 출생 조건을 즉시 충족하는 것은 불가능한 만큼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올 3월 서울 주택 거래 중 외지인 거래 비율은 24.5%로 전월보다 0.8%포인트(p) 높아져 연중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아파트만을 놓고 봐도 연중 가장 높은 수준인 22.3%를 기록했다. 전국에서 외지인의 아파트 거래 비중이 높았던 지역은 함평(66.7%) 장성군(61.8%) 보령(60.9%) 광명(59.1%) 고령(58.3%) 순이다. 보령과 광명은 각각 총거래량이 174건, 486건이고 그 중 60%가량을 외지인이 매수한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달 전국 아파트 전세가격은 전월(0.09%)에 이어 0.12% 오르며 상승폭을 키우는 추세다. 수도권은 상승폭(0.30%→0.33%)이 늘었 지방은 하락폭(-0.12%→-0.09%)이 줄었다. 전국 아파트 월세통합가격의 경우 지방 상승폭이 지난 3월 0.04%에서 4월 0.01%로 둔화됐다. 이달 하락세로 접어들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된다.

지난 3월 전국 전·월세 거래량은 전월에 비해 다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나며 지난해와 유사한 패턴을 드러냈다. 올 1월 10만9000가구를 기록한 이후 2월(10만8000가구), 3월(10만2000가구)로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월세 거래 또한 전세 거래와 유사하게 전월 대비 5.7% 줄어든 14만6042가구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월 대비 1.6% 증가한 수치로 지난해보다는 월세 거래 비율의 증가가 이어지고 있다는 의미다.

올 1~3월 지역별 주택 인허가 누적치 감소폭은 지방광역시에서 가장 큰 30.6%를 기록했다. 지난해 12월 공공부문의 인허가가 큰 폭으로 증가한 이래 올 들어 가파른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수도권 아파트 인허가 변동률은 지난 3월 전년 동기 대비 11.2% 증가했지만 2월 감소분이 영향을 줘 -5.6%로 조사됐다. 지방은 28.1% 줄었다.

지난달 수도권에서 분양된 아파트는 3576가구로 집계돼 2018년 8월(2919가구) 이후 68개월 사이 최저치에 달했다. 서울과 경기 분양물량은 각각 전월 대비 64.4%, 74.5% 줄어드는 등 연중 가장 적었다. 김성환 건산연 부연구위원은 "직전 최저점에는 부동산 대책 발표 영향으로 규제를 우려한 물량 감소가 주된 원인이었다면 지난달에는 추가 규제가 없음에도 저점을 기록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올 4월까지 누적된 분양 물량의 수도권과 지방의 비율은 50.1 대 49.9로 나타났다. 지난해 같은 기간(36.0 대 64.0)에 비해 수도권 비율이 증가한 것처럼 보이지만, 올해 수도권 비율이 높다고 해석하기보다는 지난해 지방 분양 비중이 컸던 것으로 해석된다.

지방 분양은 지난 3월 주춤했으나 4월 들어 다시 증가해 연중 최다 물량인 1만4896가구가 청약 시장에 나섰다. 누적 물량이 가장 많았던 곳은 광주(1만2000가구)로, 지방에서 1만가구 넘게 분양한 유일한 지역이며 타 4개 광역시 누적 물량을 모두 합한 것보다 더 많았다.

이달 전국 분양계획 물량은 약 3만5000만 가구로 올 2~4월 평균의 2배에 육박하는 수치다. 지난달 당초 예상보다 더 많은 물량이 분양된 만큼 2만가구 이상의 분양이 시현될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 3월 미분양은 직전월 비해 수도권과 지방 모두 소폭 증가했다. 2월 미분양 물량의 상이한 변화에 의해 1월 대비 수도권은 증가한 반면 지방은 감소했다.

수도권 미분양은 1만1977가구로 전월 대비 21호 늘었다. 직전 저점인 2023년 11월(7000가구) 대비 71.1% 증가한 수치이며 직전 고점인 2023년 2월(1만3000가구)에 비하면 4.5% 감소했다. 지방 미분양은 직전 고점이었던 올해 1월에 비하면 감소하였지만 3월에 69가구(0.1%) 늘었다. 지난달 지방 분양 물량이 많은 관계로 지방 미분양이 더 늘어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같은 기간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은 수도권에서 24가구 빠졌지만 지방에서 351가구 추가되며 전월 대비 327가구(2.7%) 증가했다. 전국 준공 후 미분양은 1만2194가구로 2020년 12월 이후 처음으로 1만2000가구를 초과했다. 직전 저점(2022년 5월) 6830가구와 비교해보면 78.5% 늘었으며 같은 기간 지역별로는 수도권이 294.6%, 지방이 58.6% 증가해 수도권 증가율이 더욱 급격한 것으로 드러났다.

정영희 기자 chulsoofrien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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