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 5안타 중 홈런이 4개라니' 고졸 2년차 외야수 대폭발, 자신이 꿈꾸던 '우타거포' 향해 달려간다

창원=양정웅 기자 2024. 5. 30. 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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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뉴스 | 창원=양정웅 기자]
NC 박한결(오른쪽 2번째)이 29일 창원 KIA전에서 3회 말 1점 홈런을 터트린 후 동료들의 축하를 받고 있다. /사진=NC 다이노스 제공
박한결. /사진=NC 다이노스 제공
이쯤 되면 '칠 때마다 홈런'이라는 말이 나올 만하다. NC 다이노스의 2년 차 외야수 박한결(20)이 1군 콜업 9일 만에 자신의 이름을 팬들에게 각인시켰다.

박한결은 29일 기준 올 시즌 1군 5경기에 출전했다. 총 17타석에서 15타수 5안타로 타율은 0.333, 볼넷은 2개를 골라냈다. 타율과 출루율(0.412)만 보면 우수하지만, 입이 떡 벌어질 정도는 아니다.

하지만 안타의 '순도'를 보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박한결의 시즌 5안타 중 무려 4개가 홈런이다. 나머지 하나도 2루타로, 현시점에서 박한결은 치기만 하면 장타라는 뜻이다. 이에 장타율은 무려 1.200, OPS는 1.612로 경악할 수준이다.

박건우, 손아섭, 권희동 등 쟁쟁한 외야진을 뚫지 못하고 2군에서 시즌을 출발한 박한결은 개막 후 약 2개월이 지난 5월 21일 1군에 전격 콜업됐다. 당일 열린 키움 히어로즈와 원정경기에서 곧바로 6번 타자로 선발 출전한 그는 3타수 무안타 1득점으로 조용히 시작했다.

하지만 이틀 뒤인 23일 키움전에서도 6번 타순에 이름을 올린 박한결은 상대 선발 엔마누엘 데 헤이수스에게 5회 1군 데뷔 첫 홈런을 터트렸다. 이어 7회에도 헤이수스를 상대로 홈런포를 터트려 연타석포를 가동했다.

NC 박한결이 23일 고척 키움전에서 7회 초 홈런을 기록한 후 홈으로 들어오고 있다. /사진=김진경 대기자
이후 중간에 대주자로 한 차례 나왔던 박한결은 28일 창원 KIA전에서 선발 라인업에 올라갔다. 주전 좌익수 권희동이 26일 잠실 LG전에서 수비 도중 오른쪽 손목 염좌 증세를 보이면서 스타팅으로 나오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KIA 선발 윤영철에게 첫 타석 볼넷을 얻어낸 박한결은 5회 3점 홈런을 터트린 손아섭에 이어 백투백 홈런을 기록했다. 실투성 체인지업을 놓치지 않고 공략해 큰 타구를 날렸다. 8-11로 뒤지던 9회 말에는 상대 마무리 정해영에게 좌익수 쪽 2루타를 때려내면서 올 시즌 처음으로 홈런이 아닌 안타를 만들었다.

이런 활약 속에 박한결은 29일 경기에서는 아예 3번 타순까지 승격했다. 손아섭과 박건우가 동시에 빠지면서 KIA 선발 이의리 공략을 위해 전진 배치한 것이다. 그리고 이는 제대로 통했다. 박한결은 3회 말 이의리의 몸쪽 직구를 공략해 전날과 비슷한 코스의 솔로홈런을 기록했다. 이날 역시 다음 타자 맷 데이비슨과 연속타자 홈런을 달성한 건 덤이었다.

팀은 3-6으로 패배하며 6연패의 수렁에 빠지고 말았다. 하지만 박한결의 활약에 그나마 NC도 웃을 수 있는 포인트가 생겼다.

NC 박한결이 29일 창원 KIA전에서 3회 말 1점 홈런을 기록하고 있다. /사진=NC 다이노스 제공
경북고를 졸업한 외야수 박한결은 2023 신인 드래프트에서 NC의 2라운드 전체 14순위 지명을 받고 프로 무대에 합류했다. 당시 예상보다 다소 빠른 지명에 당시 타 구단 관계자는 스타뉴스에 "의아하고 놀랐다. NC여서 할 수 있는 지명이었다"는 평가를 했다. 타 팀에서는 NC가 투수를 뽑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허를 찔러 외야수를 선택한 것이었다.

지명 당시 민동근 NC 스카우트팀장은 "호타준족의 박한결이 가장 마음에 드는 픽이다"며 1라운드 지명을 받은 신영우와 함께 박한결이 팀의 주축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민 팀장은 "박한결을 못 뽑은 팀들이 아쉬워한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우리가 선택을 잘한 것 같다. 철통같은 보안으로 준비했다"며 만족감을 표시했다. 강인권 NC 감독 역시 2022시즌 마무리캠프에서 "외야에서는 박한결이 어떤 모습인지 지켜보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청백전 당시 강 감독 앞에서 펜스를 직격하는 장타를 뽑아내 눈도장을 찍었다.

NC 박한결(왼쪽)이 지난해 9월 24일 창원 두산전에서 11회 말 안타를 터트린 뒤 축하를 받고 있다.
박한결은 1년 차였던 지난 시즌 퓨처스리그 첫 시즌 68경기에 출전해 타율 0.266 4홈런 34타점 10도루 OPS 0.740의 성적을 거뒀다. 고졸 1년 차로서 준수한 성적을 거둔 그는 퓨처스 올스타전에도 출전했다. 시즌 막판 1군에 올라온 박한결은 데뷔전(9월 23일 창원 두산전)에서 2점 차로 뒤지던 연장 11회 말 만루에서 2타점 2루타에 이은 상대 실책으로 끝내기를 만들었다.

올해 2군에서 시즌을 시작한 박한결은 32경기에서 타율 0.283, 1홈런을 기록했다. 평범한 수치지만, 구단 관계자에 따르면 초반 타격 사이클이 올라오지 않았다고 한다. 이를 증명하듯 박한결은 2군에서의 마지막 10경기에서 무려 0.472의 타율로 무력시위를 했고, 결국 1군 기회를 받게 됐다.

박한결의 꿈은 '우타 거포'다. 지난해 마무리캠프에서 스타뉴스와 만난 그는 "KBO 리그에서 오른손으로 장타를 치는 선수가 많지 않다. 그 부분을 생각하면서 준비하면 언젠가는 내가 원하는 선수로 성장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프로에서) 제일 하고 싶은 게 20(홈런)-20(도루)이다"며 다른 꿈도 밝혔다. 그리고 올 시즌 비록 표본은 적지만 박한결은 제대로 그런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박한결. /사진=NC 다이노스 제공

창원=양정웅 기자 orionbear@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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