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칼럼] 바람떡과 입마개떡

2024. 5. 30.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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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월의 끝자락이다.

모두가 축하하며 먹고 즐기는 결혼식 음식에 금기시는 되는 음식이 있는데 바로 바람떡이다.

서로 평생을 함께하자는 굳은 약속을 만인들 앞에서 맹세하는 결혼식에서 바람이라 단어는 어울리지 않아서인지 혼례 음식에서 바람떡은 있어서는 안 될 음식이 되었다.

반면 인절미는 결혼식에 빠져서는 안 될 꼭 필요한 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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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숙 한국전통음식연구소 연구원

5월의 끝자락이다. 5월은 12달 중 가장 아름다운 계절로 장미꽃과 결혼이라는 단어가 가장 많이 떠오른다. 요즘은 스몰 웨딩이 대세이다 보니 가족끼리 조촐히 치르는 결혼식이 많다. 그러나 옛날에는 일생의례 중 가장 중요한 의례인 관혼상제에 포함될 만큼 중요한 의례가 결혼이었다.

모두가 축하하며 먹고 즐기는 결혼식 음식에 금기시는 되는 음식이 있는데 바로 바람떡이다. 조선시대 조리서에는 갑피병으로 소개가 되는데, 이후 발음이 순화되어 개피떡이 되었다. 개피떡은 떡 반죽을 밀어 펴서 팥소를 넣고 반으로 접어 동근 틀로 찍어서 반달 모양으로 만든다. 이 과정에서 떡에 바람이 빵빵하게 들어가 입에 넣고 씹는 순간 바람이 푹 빠지는 것이 특징이다. 그래서 현대에는 바람떡으로 불리게 되었다. 서로 평생을 함께하자는 굳은 약속을 만인들 앞에서 맹세하는 결혼식에서 바람이라 단어는 어울리지 않아서인지 혼례 음식에서 바람떡은 있어서는 안 될 음식이 되었다.

반면 인절미는 결혼식에 빠져서는 안 될 꼭 필요한 떡이다. 신혼 첫날밤 부부의 연을 맺은 것을 축하하며 합환주 한 잔을 나누어 마시고 인절미 한 조각을 나누어 먹으며 "찰떡같이 오래오래 해로하자" 기원하였다. 이때 먹는 인절미 한 조각은 백년해로떡이다.

결혼식 후 첫 친정집 나들이를 하고 시댁으로 돌아갈 때 친정어머니는 떡을 준비한다. 찹쌀로 만들어 쫀득쫀득 찰진 인절미를 한 고리짝 만들어 사돈집에 보낸다. 찰진 인절미를 드시고 부족하고 서툰 며느리를 야단치지 마시고 입을 꾹 닫으시라는 바람을 담은 것이다. 또한 시집간 딸에게는 아무리 시집살이가 힘들어도 "입을 봉하고 살라" 하는 친정어머니의 교훈이 담긴 떡으로 이 인절미를 입마개떡이라고 한다.

이처럼 우리 전통음식에는 재미있는 이야기가 많이 담겨 있다. 맛있게 먹는 것도 좋으나 의미와 내용을 알고 먹으면 더 좋을 것 같다. 인절미를 한 입 먹으면서 주변의 험담에는 입을 막는 입마개떡을 생각하고, 깨물면 바람이 푹 나오는 개피떡을 먹으면서 크게 웃어 보면 어떨까 한다. 박정숙 한국전통음식연구소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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