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1.live] '윤정환호 핵심' 황문기의 겸손함..."강원이 빛나고 있어서 제가 덕을 보는 것 뿐이죠"
[포포투=오종헌(춘천)]
윤정환 감독 전술의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 중인 황문기는 팀이 잘해주고 있기 때문에 자신이 그 덕을 보고 있다며 겸손함을 드러냈다.
강원FC는 29일 오후 7시 30분 춘천 송암스포츠타운에서 열린 '하나원큐 K리그1 2024' 15라운드에서 전북 현대에 2-1 승리를 거뒀다. 이로써 강원은 리그 4위를 유지했다. 승점 25점으로 3위 김천 상무와 2점 차다.
올 시즌 첫 번째, 그리고 3년여 만에 기록한 강원은 3연승이었다. 강원은 전반 3분 만에 벼락 같은 선제골을 터뜨리며 앞서가기 시작했다. 김대우의 날카로운 침투 패스를 받은 양민혁이 각이 좁은 상황에서 골키퍼 머리 위를 노리는 강력한 슈팅으로 골망을 갈랐다. 전북은 전반 중반 동점골을 넣으며 균형을 맞췄다.
하지만 후반 초반 다시 강원에 기회가 찾아왔다. 전병관이 경고 누적 퇴장을 당하며 수적 우세를 점했다. 이를 살린 강원은 후반 32분 이기혁이 좌측에서 올려준 크로스를 야고가 헤더로 골망을 갈랐다. 이 골이 결승골이 되면서 강원이 승자가 됐다.
경기 종료 후 믹스트존에서 만난 황문기는 먼저 "쉽지 않은 경기가 될 거라고 예상했다. 전북이라는 팀이 지금 분위기는 안 좋아도 어쨌든 전북은 전북이다. 전북이 준비를 더 잘할 것이니 우리 역시 그에 맞게 멘털적으로 집중을 해야겠다고 다짐했다. 그런 부분들이 후반전 승부를 결정지은 원동력이었던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3연승은 달성한 강원. 앞서 2연승 포함 4경기 무패 행진을 달리며 좋은 흐름을 타고 있었다. 이번 경기를 앞두고 팀 분위기가 어땠는지 묻자 황문기는 "울산전 승리 후 분위기가 많이 올라왔다. 그런데 2연승을 하고 나니 선수들이 안일해 보였다. 그래서 이를 버리고 좀 더 응집력 있고, 팀으로 싸우자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정경호 코치님이 늘 위닝 멘털리티에 대해 말씀하신다. 선수들이 항상 간절하게 준비하고 있다. 그리고 우리가 하고자 하는 축구에 대한 확신, 원팀이 되려고 노력하고 있다. 작년에는 실점하면 주저앉는 모습이 있었는데 올해는 골을 내줘도 계속 싸워 나가는 분위기가 형성됐고, 그런 부분들이 조금씩 쌓이면서 위닝 멘털리티가 생긴 것 같다"고 덧붙였다.
역시 이 모든 걸 뒷받침하는 건 윤정환 감독 축구에 대한 확신이다. 황문기는 "새로운 전술을 접하면서 축구 인생에 많은 도움이 된다. 포지션이 바뀌더라도 누가 그 자리에서 뛰든 각자의 역할을 잘 수행할 수 있다. 그게 바로 올해 우리 팀의 장점인 것 같다. 사실 처음 훈련할 때는 제대로 되지 않았다. 그런데 튀르키예에서 연습 경기를 하면서 감독님께서 주문한 대로 하니까 잘 됐다. 그때 선수들이 자신감을 많이 얻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윤정환 감독 축구에서 황문기가 맡고 있는 역할을 크다. 측면 수비수로 뛰면서 폭 넓은 활동 반경을 보여주고, 때로는 최전방까지 적극적으로 공격에 가담하기도 한다. 이번 경기에서도 이러한 점들을 제대로 보여줬다. 후반 24분 먼 거리를 홀로 질주한 황문기는 페널티 박스 외곽에서 강력한 오른발 슈팅까지 마무리했다. 상당히 위협적이었지만 아쉽게 골키퍼 선방에 걸리고 말았다.
올 시즌 기술적으로 많이 향상된 것 같다는 질문을 받은 황문기는 "기술적인 부분을 이야기하기 쉽지 않다. 감독님께서 인정을 잘 안 해주신다"며 웃었다. 이어 "감독님께서 선수 시절 워낙 기술이 좋은 선수라는 평가를 받으셨다. 그래서 나는 기술이 좋다고 말할 수 없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또한 황문기는 "감독님께서 저의 장점과 보완해야 할 점들을 자주 말씀해주신다. 그런 부분들에 대해 생각하면서 경기를 뛰고 있다. 사실 축구 선수는 은퇴할 때까지 늘 잔소리를 듣는 운명이다. 그래서 감독님이 말씀해주시는 모든 것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답했다.
올 시즌 전 경기에 출전하며 1골 2도움. 강원 축구의 핵심으로 활약 중인 황문기는 태극마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우선 황문기는 "제가 좋은 활약을 펼치는 게 아니다. 팀이 빛나고 있으니까 제가 그 덕을 보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겸손함을 표했다.
그러면서도 "선수라면 누구나 대표팀을 꿈꾼다. 일단은 팀에서 최선을 다하고 제가 맡은 역할을 팀에서 잘하는 게 최우선 목표다. 그러면 제가 또 영광스러운 자리에 갈 수 있는 기회가 생기지 않을까 생각한다. 지금은 팀이 우선이다"고 말했다.
끝으로 '사랑꾼'다운 면모를 전했다. 황문기에 올 시즌 기량 유지 비결을 묻자 "지난 시즌 파이널라운드 일정이 시작되기 전에 와이프와 함께 아파트로 이사를 들어갔다. 그때부터 뭔가 조금씩 몸관리도 잘됐다. 그리고 집이 24층인데 뷰가 너무 좋다. 아침마다 멋진 풍경을 보는 게 심리적으로 좋았다. 아내가 내조를 잘해주기 때문에 이렇게 계속 선발로 나서는 데 체력 관리가 되는 게 아닌가 생각한다. 제 체력 관리의 비결을 모두 와이프 덕분이다"며 웃었다.
오종헌 기자 ojong123@fourfourtw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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