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뷔 첫 QS로 한화 4연승 이끈 리틀 몬스터 “10승 해보고 싶어요!” [MK인터뷰]

이한주 MK스포츠 기자(dl22386502@maekyung.com) 2024. 5. 30. 06:36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하고 싶다고 되는 것은 아니지만 10승까지는 해보고 싶어요.”

한화 이글스 특급 루키 황준서의 시선은 두 자릿수 승리를 향해 있었다.

황준서는 29일 대전 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2024 프로야구 KBO리그 정규시즌 롯데 자이언츠와 홈 경기에서 한화의 선발투수로 마운드에 올랐다.

29일 대전 롯데전이 끝나고 만난 황준서. 사진(대전)=이한주 기자
29일 대전 롯데전에서 쾌투한 한화 황준서. 사진=한화 제공
시작은 다소 불안했다. 1회초 선두타자 황성빈에게 볼넷을 범한 것. 그러나 흔들리지 않았다. 윤동희를 우익수 플라이로 처리했고, 날카로운 견제로 1루주자 황성빈마저 잡아냈다. 이어 고승민에게는 다시 볼넷을 내줬지만, 빅터 레이예스를 2루수 플라이로 유도했다.

2회초는 깔끔했다. 유강남(우익수 플라이), 나승엽(투수 땅볼)을 상대로 차분히 아웃카운트를 늘렸다. 김민성에게는 볼넷을 허용했으나, 신윤후를 중견수 플라이로 묶었다.

안정감은 3회초에도 이어졌다. 이학주를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황성빈에게는 2루수 방면 내야 안타를 헌납했지만, 윤동희를 삼진으로 막았다. 이어 황성빈의 도루로 2사 2루에 봉착했으나, 고승민을 우익수 플라이로 이끌었다.

29일 경기에서 효과적으로 롯데 타선을 봉쇄한 한화 황준서. 사진=한화 제공
4회초에는 위기 관리 능력이 돋보였다. 레이예스를 삼진으로 솎아낸 뒤 유강남, 나승엽의 볼넷으로 1사 1, 2루와 마주했지만, 무너지지 않았다. 김민성, 신윤후를 각각 1루수 플라이, 포수 파울 플라이로 잡아냈다. 5회초에는 이학주(삼진), 황성빈(중견수 플라이), 윤동희(3루수 직선타)를 차례로 돌려세우며 이날 자신의 첫 삼자범퇴 이닝을 완성했다.

이후 6회초에도 마운드에 올라온 황준서는 고승민을 좌익수 플라이로 유도했다. 레이예스에게는 중전 안타를 맞았지만, 유강남, 나승엽을 연속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이날 자신의 임무를 마쳤다.

최종 성적은 6이닝 2피안타 5사사구 6탈삼진 무실점. 총 94개의 볼을 뿌린 가운데 패스트볼(59구)을 가장 많이 활용했으며, 포크(33구)와 커브(2구)를 섞었다. 패스트볼 최고 구속은 145km까지 측정됐다.

황준서가 데뷔 후 6이닝을 소화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퀄리티스타트(선발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올린 것도 당연히 이번이 최초. 팀이 3-0으로 앞선 상황에서 공을 후속투수 장시환에게 넘겨준 그는 한화가 결국 3-0으로 승리함에 따라 시즌 2승(5패)째를 달성하는 기쁨도 누리게 됐다.

한화 황준서가 29일 대전 롯데전에서 투구를 마친 뒤 기뻐하고 있다. 사진=한화 제공
황준서에게 박수를 아끼지 않은 정경배 감독 대행. 사진=한화 제공
경기 후 정경배 한화 감독 대행은 “황준서가 6회까지 꾸준히 무실점으로 막아준 것이 승리의 요인”이라며 “오늘 공이 좋은 상황은 아니었지만 효과적으로 상대 타선을 막아줬다. 선발투수의 역할을 훌륭하게 해줬다”고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황준서는 ”팀이 3연승을 달리고 있어 부담 아닌 부담감을 가지고 있었는데, 선배님들과 코치님들께서 좋은 말씀을 해주셨다. 덕분에 잘 던질 수 있었다“고 밝은 미소를 지었다.

물론 신인인만큼 완벽하지는 않았다. 이날에도 5사사구를 내준 것은 옥에 티였다. 그는 ”밸런스가 1회부터 좋지 않았다. 어떻게든 밸런스를 잡고 던지자는 생각만 했다“며 ”볼넷이 많았지만 경기 결과가 좋으니 됐다고 생각한다“고 고개를 끄덕였다.

최재훈과 황준서. 사진=한화 제공
이번 경기에서 황준서와 배터리 호흡을 맞춘 최재훈은 4회초 2사 1, 2루에서 파울 타구를 잡은 뒤 장난스레 황준서를 가격(?)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황준서는 ”볼넷이 많아지다 보니 (최)재훈 선배님이 올라오셨다. ‘타자랑 싸워라, 가운데에 넣어라’라고 말씀하셨다. 마지막에 결과가 좋아 그런 장난을 치신 것 같다“고 멋쩍게 웃었다.

장충고 출신 황준서는 묵직한 패스트볼과 더불어 경기 운영 능력이 강점으로 꼽힌다. 2024 신인드래프트에서는 전체 1순위로 한화에 지명될 만큼 많은 잠재력을 자랑한다.

황준서는 비시즌 기간 선발 경쟁을 벌인 끝에 김민우에게 5선발을 내줬지만, 김민우가 부상으로 이탈함에 따라 꾸준히 선발 로테이션을 돌고 있다. 3월 31일 대전 KT위즈전에서는 5이닝 3피안타 1피홈런 2사사구 5탈삼진 1실점으로 호투하며 입단 첫해 데뷔전에서 선발승을 따낸 KBO 통산 10번째 고졸 루키로 이름을 올렸다. 한화 소속으로는 2006년 류현진(4월 12일 잠실 LG 트윈스전) 이후 18년 만이었다.

이후 좀처럼 승 수를 쌓지 못하던 황준서는 이날 한층 발전된 모습을 선보였고 오랜만에 승리투수와 마주하게 됐다.

황준서의 활약이 계속된다면 한화는 큰 힘을 얻게 된다. 사진=한화 제공
황준서는 ”(승리를 쌓지 못한 기간) 정신적으로 많이 힘들었다. 그런데 이지풍 트레이너 코치님이 멘탈 관리를 정말 잘 해주신다. 많은 이야기를 나눴고 도움이 많이 됐다. 덕분에 (힘든 것을) 잊고 던질 수 있었다“고 감사함을 표했다.

패스트볼과 포크 외 다른 구종 추가도 황준서의 숙제다. 그는 ”일단 커브를 완벽히 만들고 횡으로 휠 수 있는 슬라이더 같은 것은 연구해 봐야 할 것 같다“며 ”제일 본보기는 (류)현진 선배님이다. 모든 구종을 알아내고 싶은데 손에 적응하려면 몇 개월에서 몇 년이 걸린다. 많이 연습하고 있다“고 말했다.

끝으로 황준서는 ”제가 던지는 경기에서는 팀이 무조건 이겼으면 좋겠다“며 시즌 10승에 대해서는 ”제가 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운도 따라야 한다. 운이 좋으면 그래도 10승까지는 해보고 싶다“고 눈을 반짝였다.

한화 황준서는 앞으로도 활약을 이어갈 수 있을까. 사진=한화 제공
대전=이한주 MK스포츠 기자

[ⓒ MK스포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MK스포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